우리는 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5개국과 16건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시장이나 마트에서 중국산 참깨와 고춧가루, 고사리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소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이 관세무역 장벽까지 세워 국내 농가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이번 호 주인공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전남 강진에서 2대째 농업을 이어 단감 생산·마케팅·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토룡단감 대표 김지용(37) 씨다. 전남 강진 신전면 용월리는 젊은 농부 김지용
‘새말귀’ 수행론 정립·보급하며보림회 결성, 거사 禪風 일으켜백봉(白峯) 김기추(金基秋, 1908~1985) 거사는 1908년 부산 영도에서 한의원집 아들로 태어났다. 1923년 부산 제2상업학교에 입학했는데, 뒤늦게 설립한 일본계 학교를 ‘부산 제1상업학교’라고 부르는데 반발해 동맹휴학을 주도했다가 퇴학을 당했다. 20세 때는 민족 단결과 조선해방에 뜻을 둔 청년동맹인 부산청년동맹 3대 위원장을 맡아 일제에 항거하다가 부산형무소에 수감됐다. 이때 친동생인 김양추가 〈벽암록〉을 반입해줘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만기 출소 후에도 일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됐지만, 다행히 국내는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급한 불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잔불정리를 소홀히 하면 재확산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망률은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할 때 현저하게 낮다. 방역대책과 의료체계가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의료진의 노고 덕분이라 말할 수 있다. 특히 의사의 그늘에 가려져 좀체 드러나지 않는 간호사의 역할이 컸다. 이번 호 주인공은 혈액내과 병동에 근무하는 김유진(28) 간호사다. 김유진 간호사가 근무하는 서울의 혈액종양내과
포르투갈 서쪽 1,500km 대서양에서유기농 재배하는 유럽 유일의 차밭유럽 남서부 이베리아반도 북서쪽에 9개 섬이 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 아조레스 제도(Azores Islands)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는 유럽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차밭이 13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서 품질 좋은 차가 생산될 수 있는 이유는 산성화된 화산 토양과 연중 10℃~26.7℃로 유지되는 기온, 연평균 1,270mm의 많은 강우량, 풍부한 일조량, 높은 습도 등 지중해성 기후로 차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아조레스 제도의
인도는 불교가 성립한 부처님의 나라다. 인도의 불교도들은 붓다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혀 자신들도 붓다가 되기 위해 용맹정진했다. 그러나 인도의 혹독한 날씨는 수행에 큰 장애물이었다. 그래서 날씨와 무관하게 수행을 할 수 있는 석굴을 조성했다. 현재 인도에는 1,300여 개의 석굴이 남아 있는데, 아잔타석굴은 그 중에서 종교적·예술적으로 가장 가치가 뛰어나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800년 간 1,300곳 석굴 조성석굴사원은 수행자에게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최상의 수행공간이다.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도 않고, 항
재산을 불려주는 소아주 오래 전 인도 땅에 바라문 한 사람이 송아지 한 마리를 사왔습니다. 이 송아지는 동물희생제에 쓰일 운명이었지만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지게 됐습니다. 바라문은 송아지를 데려와서는 난디 비살라라는 이름도 붙여주고 사랑을 담뿍 담아서 길렀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난 난디 비살라가 어느 날 바라문에게 말했습니다.“저는 인도 땅에서 가장 힘이 센 소입니다. 그러니 소를 많이 키우고 있는 부유한 상인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십시오. ‘우리 집 수소는 짐을 가득 실은 수레 백 냥(輛)을 한 번에 끌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그런
지각을 한 날, 나는 선생님의 출석부에 결석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선생님이 출석 점호를 하는 때에 나는 막 운동장에 들어서고 있었고, 뒤늦게 교실로 들어왔지만 선생은 나의 결석을 지각으로 표시하는 것을 깜빡 잊어버리곤 했다. 나는 네 시간 수업을 빠짐없이 받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그 날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그와 같은 일이 늘 반복되었으므로 학년말에 성적표를 받아보면 결석이 다섯 개쯤 되어서 개근상도 정근상도 받지 못했다. 아버지의 공책검사매 학년 말에 나는 항상 우등상은 받았지만 개근상은 한
올봄 벚나무 화기(花期)는 유난히 길었습니다. 제가 사는 마을의 방음둑에 길게 줄지어 선 벚나무들도 열흘 넘게 꽃구름을 드리워 주었습니다. 벚꽃은 거의 안쓰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었지요. 봄날 얄궂은 날씨 탓에 꽃잎을 터뜨리자마자 폭설처럼 속절없이 져야 했던 해가 다반사였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벚나무의 그 화사한 꽃들이 사람들의 눈시울 위에 열흘도 넘게 둥두렷이 머물렀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알아채셨겠지요? 그렇습니다.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병인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여느 해와 달리 여러 날 꽃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David Riesman)은 내면의 고립감으로 대중 속에서 홀로 번민하는 사람을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이라 불렀다. ‘고독한 군중’은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겉으로는 밝고 긍정적인 행동을 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면의 불안을 다스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편으로 ‘명상’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명상을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어플) ‘코끼리’를 소개한다.다니엘 튜더의
이른 봄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중촌 건너편의 보리밭에서 혼자 김을 매고 북을 주고(흙 돋움) 있었다. 겨울을 견디며 자란 보리밭이었다. 바람이 건듯 불면 먼지가 보얗게 날았다.‘아제’라고 부르던 머슴이 제 집으로 돌아간 다음 다른 머슴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작은 집의 아기들도 다 자랐으므로 순이도 제 집으로 돌아갔다.중촌마을에는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김 수확에서 장원을 했다고 소문난 집 노모의 회갑잔치였다. 중촌마을 사람들은 술에 취하여 북장구를 치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는 그 잔치에 가지 않았다.
‘無’자 화두로 한평생 정진선도회 조직, 입실점검 전통 세워함흥의 갑부집 막내아들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성장했던 종달(宗達) 이희익(李喜益, 1905~1990) 선사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대학 철학과를 수료한 후 귀국해 함남일보사 기자를 거쳐 〈조선불교〉 잡지사에 취직했다. 이곳에서 불교 관련 원고 교정을 보다가 특히 선(禪)에 매료돼 1928년 선지(禪旨)에 밝았던 편집장 삼소(三笑) 나까무라 겐타로(中村健太郞, 1883~?)의 인도로 일본 임제종 남선사파(南禪寺派)의 조실(祖室)과 묘심사파(妙心寺派) 경성별원 주지를 겸했던 화산대
영국 식민지배 때부터 홍차 재배타밀족 여인 땀과 눈물로 일궈내‘동양의 진주’로 불리는 스리랑카는 해상 실크로드의 요충지로 인도양 한 가운데 눈물방울처럼 떨어져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인도양의 눈물’이란 별칭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별칭은 일찍이 유럽 열강의 침입을 받았던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 아름다운 섬나라를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실론티(Ceylon Tea)’다. 홍차의 나라로 불리는 스리랑카의 차밭으로 떠나보자.스리랑카는 1505년부터 약 440년 간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 등 유럽 열강의
우리가 깃들어 살아가고 있는 이 행성을 ‘지구(地球)’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땅 위에서 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행성의 전체 모습을 살펴보면 ‘수구(水球)’라고 불러야 마땅하지 싶습니다.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거든요. 우주에서 바라보면 이 지구는 푸른색을 띈다고 합니다. 이 행성의 표면에 있는 그 많은 물 때문에 푸른색으로 보이는 것이지요. 결국 지구에서 육지 면적은 셋 중 하나도 안 되는 셈입니다.그런데 지구 전체 면적 가운데 고작 29%밖에 안 되는 육지. 이 육지 면적의 10%가 또
캄보디아를 떠올릴 때는 현대사의 비극으로 불리는 킬링필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폴 포트 정권은 1975년부터 4년간 약 200만 명의 국민을 죽였다. 이 사건으로 캄보디아는 수많은 지식인과 기술자를 잃어 산업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크게 퇴보해 인접국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캄보디아인들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은 대단하다. 크메르 제국은 동남아시아를 지배했고, 그 강맹했던 선조들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앙코르 유적을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국민의 95%가 불교 신자인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을 찾아간다.
중국 송나라 때 선사인 무문혜개 스님의 책 〈무문관〉에서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이렇게 물었지요.“개에게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그러자 조주 스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합니다.“없습니다(無).”보통 사람은 이런 대답을 들으면 ‘어? 모든 생명체에게는 불성이 있다고 들었는데, 없다고 하니, 그럼 뭐지?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라고 궁금해 합니다. 사실 조주 스님의 ‘없다(無)’라는 대답은 ‘있다(有)’의 상대적인 차원에서 ‘없다(無)’를 말하는 건 아니지요.그런데 우리 개의 입장에서는 이 공안을 들을 때마다 조금 다
멸종위기에 처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제주도에서 온 돌고래라는 뜻)’는 2009년 5월 제주 서귀포시 신풍리 연안에서 우연히 그물에 걸려 이듬해 ‘돌고래 쇼’ 공연업체에 팔렸다. 바다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좁은 수족관과 공연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재롱을 강요당했던 제돌이는 우여곡절 끝에 5년 2개월 만인 2013년 7월, 친구들이 있는 바다로 방류된다. 이번 호 ‘세상의 주인공’은 이 과정에서 제돌이를 돌봤던 서울대공원 선주동(37) 사육사다. 선주동 사육사의 고향은 강원도 양양이다. 그는 일곱 살이 되던
바야흐로 인터넷 시대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카페와 블로그는 물론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도 대세다. 인터넷을 불교의 홍보수단으로 삼는 이들을 소개하는 ‘인터넷 속 불보살’ 첫 회는 유튜버 ‘청년불자 반야TV’팀이다. 외모·나이·직업·성격 모두 제각각이지만, 흥과 열정이 넘치는 개성만점 여섯 청년을 지금부터 만나보자.사찰음식점 ‘승소’에서의 촬영유난히 청명했던 2월 8일, ‘청년불자 반야TV’팀을 만나기 위해 서울 조계사에서 운영하는 사찰음식점 ‘승소’를 방문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는 승소에서
너무 추웠습니다.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면 위험한 줄 알고 있었지만 그날은 추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원숭이들에게 추위는 치명적입니다. 나는 달달 떨면서 온기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발견했습니다. 연기가 있다는 건 불이 있다는 말이겠지요. 그 연기에 이끌렸나 봅니다. 나뭇가지들을 양손으로 번갈아 붙잡으며 날듯이 그곳으로 나아갔습니다. 그곳에는 움막이 있었고, 부자 사이로 보이는 어른 남자와 소년이 있었습니다. 따뜻하게 모닥불을 피워 놓고 아버지로 보이는 어른이 누워 있었고, 소년은
중국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복건성(福建省)의 첫 인상은 ‘덥고 습하다.’였다. 아열대기후의 덥고 습한 날씨는 차나무가 생육하기 더없이 좋은 기후다. 실제 복건성을 다니다보면 야생차(野生茶)와 찻집, 차를 덖거나 다듬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의 차를 논할 때면 복건성을 결코 빼놓을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바로 무이산(武夷山)에 자생하는 대홍포(大紅袍) 때문이다.무이산은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중국 10대 명산 중 하나인 무이산은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아열대림 중 하나다. 또한 한나라의 수도가 있는
물질적으로 풍족해지면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최근 10여 년 사이 우리나라도 음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를 외친지 오래고, TV에는 연일 ‘먹방’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으며, 유명 요리사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다보니 고등학교 때부터 진로를 요리로 정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이번 호에 소개할 장문교 씨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장문교(23) 씨와 어렵게 인터뷰 일정을 잡았는데, 사진감이 마땅치 않았다. 무리한 부탁인 줄 알면서도 한국불교문화사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