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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 불보살1_청년불자 반야TV불교와 사랑에 빠진 여섯 여인, 유튜버가 되다
  • 글 · 사진 문지연 기자
  • 승인 2020.03.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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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불자 반야TV’팀은 ‘흥과 열정, 불심만으로 모인 청년’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반야율동단,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불교를 알리고 있다.

바야흐로 인터넷 시대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카페와 블로그는 물론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도 대세다. 인터넷을 불교의 홍보수단으로 삼는 이들을 소개하는 ‘인터넷 속 불보살’ 첫 회는 유튜버 ‘청년불자 반야TV’팀이다. 외모·나이·직업·성격 모두 제각각이지만, 흥과 열정이 넘치는 개성만점 여섯 청년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사찰음식점 ‘승소’에서의 촬영

유난히 청명했던 2월 8일, ‘청년불자 반야TV’팀을 만나기 위해 서울 조계사에서 운영하는 사찰음식점 ‘승소’를 방문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는 승소에서는 이미 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청년불자 반야TV’는 불자 청년이 주인공이 돼 불교와 관련된 체험담을 영상으로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이날 촬영 주제는 ‘어른입맛 VS 초딩입맛’이었다. 다른 입맛을 가진 3명의 청년 불자들이 사찰음식점 ‘승소’의 음식을 먹고, 평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촬영시작 전 “이런 리액션은 어때?”, “내가 이런 멘트(말)를 해볼까.”하는 등의 대화가 오갔다.

의견을 공유하는 팀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카메라에 촬영시작을 알리는 붉은 빛이 들어오자, 잠시 긴장한 듯 굳은 표정과 어색한 리액션이 엿보였지만 금세 자연스러운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순조롭게 촬영이 진행되던 중 ‘미역옹심이’를 먹는 부분을 촬영할 때 문제가 생겼다. 앞선 촬영이 지체되면서 미역옹심이가 식어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잘 저어서 찍어보자.”며 촬영을 재개했는데, 이번에는 애써 찍은 영상이 저장되지 않았다. 핸드폰으로 촬영한 서브영상이 있었지만, 앞서 찍은 영상의 녹화본과 화질, 각도에서 차이가 났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당황스러움도 잠시, 이들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다양한 의견이 오갔고, ‘다시 촬영하자.’는 결론을 도출했다. 새롭게 촬영해야 하는 상황이 짜증날 법도 한데, 다시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누구하나 얼굴 찌푸리는 사람이 없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음식인 ‘새싹비빔밥’ 촬영을 끝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돌발상황으로 인해 4시간에 걸쳐 촬영을 했음에도 ‘청년불자 반야TV’팀의 얼굴에는 즐거운 미소가 가득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신나고 행복하게 만드는 걸까?

‘청년불자 반야TV’팀이 사찰음식점 ‘승소’에서 유튜브에 업로드할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2015년 반야율동단으로 뭉쳐

‘청년불자 반야TV’팀은 김경순(42)·김가영(33)·김근아(36)·김나경(37)·정승은(31)·조승희(43) 등 6명의 여성 불자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김경순·김가영 씨는 조계사청년회 임원을 맡고 있다. 팀을 한 마디로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흥과 열정, 불심만으로 모인 청년들”이라고 대답했다. 팀원 모두 조계사청년회 활동을 통해 인연이 된 도반들이다.

팀 창단은 약간의 반발심이 한몫했다. 청년회 활동을 하던 여섯 도반은 ‘사찰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절과 기도만 하지 않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절에서도 신나게 춤추고 놀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하는 마음으로 2015년 청년회 내에 동아리 ‘반야율동단’을 창립했다. 이들은 직접 창작한 율동을 어린이법회를 비롯해 콘서트·봉사활동 등에서 선보이며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반야율동단’ 활동을 이어오던 중, 인터넷에서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사진 위에 부처님 말씀이 적혀 있는, 흔히 말하는 ‘헌짤(인터넷 공간에서 도는 자투리 이미지파일)’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단원들은 부처님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가 희화화(戲畫化)되는 것도 안타까웠고, 그런 자료들의 구태(舊態)함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해결방안을 고민하다가 ‘젊은 감각으로 활용도 높은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자.’는 의견에 2018년 8월, 블로그 ‘청년불자 반야’를 개설했다.

이들은 직접 사진을 고르고 경전 문구나 진언 등을 적어 휴대폰과 PC 배경화면용으로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또 어린이·청소년 법회에서 사용할 교구(敎具)도 제작해 올렸다. 자료를 업데이트하자 블로그 방문자가 조금씩 늘어났고, 원하는 문구를 담은 배경화면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2월 8일 촬영한 콘텐츠 영상. ‘청년불자 반야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네 가지 주제로 콘텐츠 운영

이들은 ‘반야율동단’과 블로그 ‘청년불자 반야’를 운영하면서, 불교계도 시대의 요구와 흐름을 반영한 포교활동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의하던 중, ‘반야율동단’의 연습 장면과 공연 등을 촬영해 올렸던 유튜브 영상을 떠올렸다. ‘맞아, 유튜브를 이용하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불교에 대한 정보를 알릴 수 있고, 청년불자들의 실제 생활상도 가감 없이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유튜브 운영을 결정하고, 채널 이름에 대해 고민하다가 ‘반야율동단’이란 이름을 그대로 승계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반야(般若)’는 최상의 지혜를 의미한다. 늘 불안하고 어려움이 많은 청년들이 부처님의 가르침[반야]을 통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그 안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2018년 11월 13일 ‘청년불자 반야TV 소개’영상 업로드를 시작으로 ‘봉은사 나들이’·‘아이디어 회의’·‘새해 인사’ 등 다양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현재까지의 조회 수는 1만 2,000회 남짓.

현재 ‘청년불자 반야TV’는 반야율동단·경전을 읽다·반야Vlog·템플라이프 등 네 가지 테마로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질 좋고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싶지만, 회사생활을 비롯한 각자의 생업을 소홀히 할 수 없다보니 회의 일정을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또 재미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도, 이를 취합해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는 여러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저작권 문제’다. 예를 들어 ‘경전을 읽다’의 경우, 부처님의 말씀이 담긴 좋은 책을 읽어주고 싶어도 저작권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콘텐츠들 역시 사용되는 음악·글씨체·배경사진 하나까지 저작권에 대해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한다.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촬영이나 편집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운 게 아니다 보니 촬영 구도, 매끄러운 편집, 잡음 처리 등에 한계가 있어 원하는 만큼의 결과물이 나오지 못할 때도 있다.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와 ‘귀한 부처님 말씀을 이렇게 전달해도 되나?’, ‘우리만의 잔치가 되는 건 아닐까?’하는 고민과 걱정을 하며 의기소침해질 때도 있다.

이럴 때마다 주위의 응원을 떠올리며 새로운 의욕을 북돋운다. 영상에 달린 댓글이나 ‘좋아요’를 비롯해 구독자가 늘어날 때, 먼저 알아보고 ‘잘 보고 있다.’며 반겨주는 분들의 따뜻한 말 한 마디를 들을 때면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의지와 용기가 샘솟는다.

가끔은 초기에 올린 영상을 다시 돌려보며 미숙했던 점을 부끄러워하면서도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한 지금의 모습을 서로 격려하기도 한다. 온전히 불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만큼 ‘즐겁게, 신나게’ 활동하자는 게 ‘청년불자 반야TV’팀의 슬로건이다.

‘청년불자 반야TV’팀은 2019년 9월 20일 조계종 불교크리에이터 1기에 선발됐다. 불교크리에이터는 ‘불교’를 주제로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불교크리에이터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조계사 국화축제’ 콘텐츠가 떠오른다고 입을 모은다.

이 콘텐츠는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만든 영상인데, 이들이 담고 싶었던 청년불자의 발랄함과 흥겨움이 잘 담겨 있다. 사실 불교크리에이터로 선발된 뒤 ‘구독자가 좋아하는 영상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에 부담도 생겼다. 하지만 이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즐겁고 신나게 영상을 제작할 때 보는 사람도 편안하고 함께 즐거울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는 ‘청년불자 반야TV’팀. 각자 생업이 바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모여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위해 의견을 나눈다.

오디오북 제안에 ‘경전을 읽다’ 탄생

‘경전을 읽다’는 ‘청년불자 반야TV’의 인기콘텐츠다. 이 콘텐츠는 ‘오디오 북 같은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는 한 구독자의 제안으로 탄생했다. 평소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김경순·조승희 씨가 성우 역할을 맡았는데, 어느덧 ‘청년불자 반야TV’의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일을 계기로 팀원들은 서로가 가진 재능이 더 성장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The 템플라이프’가 바로 이러한 시도 속에서 탄생한 콘텐츠다. ‘The 템플라이프’는 웹툰 작가 김근아 씨가 사찰생활을 웹툰(Webtoon)으로 그려낸 작품 이름이다. 과거 불자만화가 모임인 ‘만만(卍卍)한 뉴스’ 활동 때 조금씩 그렸던 내용과 개인의 경험을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구체화했다. 불자의 소소한 일상에 개그 요소를 접목해 진솔하게 풀어냈는데 구독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김근아 씨도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년불자 반야TV’팀은 조계사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반야TV를 구독하는 날까지 채널을 운영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새롭게 도전하는 불교크리에이터들이 더욱 많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흥과 열정, 불심으로 뭉친 여섯 도반은 오늘도 ‘청년불자’의 흥겨운 일상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교와 사랑에 빠진 여섯 청년을 응원하며, 이들의 목표가 반드시 이뤄지길 함께 소망한다.

유튜버 ‘청년불자 반야TV’팀은 (왼쪽부터) 조승희·김경순·김나경·정승은·김근아·김가영 등 6명의 청년 불자로 구성됐다.

글 · 사진 문지연 기자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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