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장기적 승부잖니?영모야!내가 정년퇴직을 한지도 벌써 두 해 째구나. 네가 졸업한지는 몇 년 째라고 했지? 이제 너도 아주 젊은 나이라고는 못하겠구나. 준영이의 결혼식에 주례를 맡았던 덕분에 너희들을 만나 참으로 반가웠다. 너희들 대학시절 추억 속에 있는 내 자리를 확인하면서 참으로 감회도 많았구나. 그러던 가운데 너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고, 너희들의 고민도 들으면서 주제넘게 내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아, ‘선생 버릇은 버리기 힘들구나.’ 싶어 돌아와 혼자 웃었다.너희들이 결혼하기도 그리 쉽지 않고, 또 아이 낳
세상 한복판 서 있는 그대에게그대가 살고 있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간 또한 현기증이 날 만큼 급히 흘러간다. 바야흐로 글로벌 자본주의 세상이다. 이 세상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는 잔인한 정글세상이다. 넋을 놓고 가만히 서 있으면 나 스스로가 세상에게 잡아먹히고 소멸된다.세상의 모든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맨다. 금수저나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건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건 모든 젊은이들은 세상을 향해 도전하듯이 살지 않으면 안 된다.세상에는 일자리들이 수없이 많은 분야에 걸쳐 얼마든지 있다. 내가 알지 못
백성의 편에서 구상한 화폐 주조의천 스님은 송나라에 머물 때 불교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의 실물 경제도 유심히 관찰해 고려의 대표적인 화폐인 해동통보(海東通寶)를 유통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당시 송나라의 수도인 개봉을 비롯해 여러 도시와 항구를 방문하면서 사람들이 화폐를 매개로 물건을 매매하는 모습은 그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참으로 신기하구나.”어느 날 의천 스님이 인파로 북적이는 개봉의 시장거리를 유심히 관찰하며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였다. 곁에서 수행하던 제자 수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스님, 무엇을 보셨기에 신기하다고
조선시대에는 신분의 귀천을 떠나 나이 80을 넘으면 조정에서 잔치를 열어주는 ‘양로연(養老宴)’ 제도가 있었다. ‘양로연’은 국상이나 흉년을 제외하고는 중단하지 않을 정도로 국가 중대사의 하나였다. 한양에서는 왕과 왕비가, 지방에서는 지방관이 축하연을 베풀었다. 90세가 넘으면 매년 술과 고기ㆍ술잔을 챙겨줬고, 100세를 넘으면 1년 치 쌀과 함께 매달 술과 고기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임금조차도 그들을 깍듯이 예우했다.2018년, 우리 사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JTS는 ‘Join Together Society’의 약자다. 풀이하면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만나 인종ㆍ종교ㆍ민족ㆍ성별ㆍ사상ㆍ이념에 관계없이 작은 힘을 함께 모아 협력하여 일해 가고자 하는 모임이다.인도 JTS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6년간 고행하셨던 전(前) 정각산 아래 15개 마을을 대상으로 교육ㆍ의료ㆍ마을개발ㆍ긴급구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곳은 부처님 재세 시에 시체를 갖다 버리던 곳이다. 그래서 ‘버려진 땅’이란 이름 ‘둥게스와리’라고 불린다. 이곳 주민 80%는 만지면 더러워진다는 불가
탁발로 하루 시작, 평생 한 번 출가결혼 · 화장 등 불교 역할 일상 깊숙이 태국의 상좌부불교태국의 국토 면적은 51만 3,120㎢로 세계 51위이다. 프랑스나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와 비슷한 넓이다. 한반도의 2.3배, 대한민국의 5배에 해당하는데, 평야가 많다. 미얀마 · 캄보디아 · 라오스 ·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구는 약 6,900만 명(2018년 기준)에 달한다. 다수 종족은 타이족이지만
우주의 실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지난 호에서는 ‘제2차 마음과 생명 회의’의 일부를 간략하게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1997년 10월 27일부터 5일간 ‘신물리학과 우주론’이란 주제로 인도 다람살라의 달라이라마 공관에서 열린 제6차 ‘마음과 생명 회의’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회의는 미국과 유럽의 저명한 과학자 여섯 명과 달라이라마, 그리고 두 명의 통역이 참가한 가운데 하루에 8시간씩 빈틈없이 진행되었다. 제6차 회의 선정 위원핑켈스타인(D. R. Finkelstein) : 조지아공과대학 물리학과
대전 광수사와 불연(佛緣) 맺고대석 스님 노랫말에 곡 붙여지난 10월 14일 오후 서울 KBS홀에서 제2회 도솔 전국합창제가 열렸다. 예선을 통과한 11개 팀이 본선에 참여했는데, 열기가 대단했다. 비록 올해로 두 번째 열린 경연이지만, 전문적인 합창 경연이라는 점과 푸짐한 상금 등으로 인해 불교음악계의 여느 대회보다 관심 높은 대회였다.불교문화 후원을 위해 도솔회를 직접 창립하고, 불교합창대회를 이끌고 있는 분은 함현 스님이다. “이번 합창대회가 씨앗이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찬불가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하며,
제주도 전역을 지배하는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높이는 1,950m이다. 한라산이라는 이름은 산이 높아 산정에 서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다는 뜻이며, 부악 · 원산 ·선산 ·두무악 ·영주산 ·부라산 ·혈망봉 ·여장군 등으로도 불려왔다. 특히 한라산은 화산활동이 잠시 멈춘 휴화산으로 〈동국여지승람〉에는 1002년과 1007년에 분화했다는 기록과 1455년과 1670년에 지진이 발생하여 큰 피해가 있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세친의 〈대승오온론〉 역주서〈오온과 유식〉모로 시게키 저 ㆍ 김명우 옮김 / 민족사 / 20,000원 유식을 근본사상으로 하는 유식학파는 중관학파(中觀學派)와 더불어 대승불교의 양대 학파로 불린다. 유식(唯識)사상은 무착과 세친에 의해 체계화되고 발전했다. 세친(世親, Vasubandhu, 400~480)은 유식사상을 크게 일으킨 인물로, 〈유식삼십송〉ㆍ〈유식이십론〉ㆍ〈대승오온론〉 등 유식 관련 저술을 많이 남겼다.〈오온과 유식〉은 일본의 촉망받는 유식학 학자인 모로 시게키(師茂樹) 하나조노대
“인류 넘어설 인공지능 대비책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 공유”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1973년생으로 스웨덴의 철학자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교수이자,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 소장이다. 2005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미래학자, 엔지니어, 경제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인류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측 · 연구하는 곳이다.그는 미국의 외교전문지가 선정한 ‘세계 지성 100인’에 두 차례나 이름을 올렸는데, 철학자로
마음 치유하는 녹색의 병원,‘숲’에서 푸르게 힐링하세요! 자신의 그림자와 발자국이 싫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림자와 발자국을 떨쳐 버리려 마구 달렸다. 하지만 걸음을 빨리 할수록 발자국은 많아졌고, 아무리 빨리 달려도 그림자는 떨어져나가지 않았다. 달리고 달리던 그 사람은 결국 기운이 빠져 죽고 말았다. 그는 그늘에 들어가면 그림자가 생기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발자국이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알지 못했다. ‘잡편雜編’에 나오는 이야기다.누구에게나 일상은 녹록지 않은 무게를 가진 발자국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모님 권유로 부처님께 귀의코살라국 파사익波斯匿왕과 말리末利 부인은 얼마 전 수도인 사위성 인근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머무르고 계시던 부처님께 귀의했다.“우리 딸 승만은 지혜롭고 근본이 뛰어나서, 부처님을 뵙기만 한다면 가르침을 잘 이해해 의심이 없는 경지를 얻을 것입니다. 편지를 보내 보리심을 발하게 합시다.”부처님을 만나 인생의 바른 길을 알게 된 왕과 왕비는 아유타국 우칭왕友稱王에게 시집간 딸, 승만 부인도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길 바라면서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편지는 궁녀를 통해 승만 부인
“늦게 배운 공부에 날새는 줄 몰라요!”어르신 학생 초 · 중등교육기관남들이 학교에 다닐 때 다니지 못했다는 건, 남들이 배울 때 배우지 못했다는 건 단순히 글자를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불편함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글자를 읽고 쓰지 못한다는 사실은 남편 또는 아내에게, 자식이나 손주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다. 누군가 ‘글도 읽을 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라 손가락질 할까봐, 사람들과 어울릴 때면 자신도 모르는 새 움츠러들고, 주눅 들고, 의기소침해진다. 이때 용기를 내어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우기 시
왕꽃우물 광장 건널목을 지납니다.9월입니다.가혹했던 여름 폭염의 흔적은 기억을 잃어버린 듯 하늘 높이 뭉게구름 둥실 띄운 채, 아무렇지도 않게 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져 버렸네요.건들건들 부는 가을 건들바람에 살살이 꽃이 흔들리고 있어요.광장에 들어서자 재즈바이올린 소리가 점점 가까워집니다.Les Feuilles mortes 枯葉 가을이면 어김없이 들리는 샹송이죠.“나를 사랑했던 당신, 당신을 사랑했던 나, 그러나 삶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갈라놓아요.”자크 프레베르의 시에 조세프 코스마가 곡을 붙인 노래로 영어제목으로 Autumn Le
‘의식은 언제 처음 생길까?’2차 회의에서 활발히 논의2년 만에 미국서 2차 회의‘제2차 마음과 생명 회의’는 1989년 10월 5일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 Newport Beach에서 열렸다. ‘제1차 마음과 생명 회의’가 1987년 10월에 열린 지 2년 만의 일이다. 이 회의의 창립을 추진하여 이루어 낸 달라이라마는 제1차 회의에 참석했던 리빙스턴 R. Livingston을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제2차 회의를 준비하도록 했다. 이에 리빙스턴은 ‘뇌과학과 불교’라는 대명제를 걸고 관련 전문분야의
몽골(Mongolia)은 광활한 대륙이다. 넓이는 한반도의 7.4배 정도다. 고원지대로 목축지가 전체의 80%에 달하고, 사막도 많은 편이다. 땅은 넓지만 인구는 300만 명을 조금 넘어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거기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살기 때문에 몽골의 초원을 표현하자면 한마디로 황량하다.몽골인의 삶과 불교를 이야기 하려면 그들의 생활환경과 역사를 함께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기후다. 몽골은 여름이 짧은데 이 시기에도 일교차가 크다. 한 번씩 쏟아지는 폭우는 세상의 모든 것을 쓸
세계적인 종교학자이자 종교비평가카렌 암스트롱(Karen Armstrong)은? 영국의 종교학자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문제 비평가로 꼽힌다. 1944년 영국 워체스터에서 태어났다. 1962년 수녀로 로마가톨릭에 귀의했다. 그러나 수녀원의 엄격한 규율 등에 실망해 7년 만에 환속했다. 이후 옥스퍼드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1982년부터 작가와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그녀는 종교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바탕으로 기독교 중심의 유럽 문명사에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해왔으며, 기독교뿐만 아니라 유대교&thi
1400년 한국불교사상 정수 담긴〈한국불교전서 韓國佛敎全書〉동국대학교 출판부 刊〈한국불교전서 韓國佛敎全書〉는 신라의 고승 원측 圓測(613~696), 원효 元曉(617~686) 스님에서부터 시작하여 조선말 경허 鏡虛(1846-1912) 스님에 이르기까지 1400여 년간 전승되어온 한국불교의 사상과 문화의 정수가 담긴 324종의 한문 원전을 수록한 책이다. 1979년 동국대학교 출판부에서 제1책을 간행한 이래 2004년까지 총14책을 간행하였다. 제14책이 간행된 2004년에서 14년
3,156점을 40권에 수록19년 걸쳐 한국불화 집대성 〈한국의 불화〉성보문화재연구원 刊“나는 어릴 적부터 스승이신 일섭 日燮 불모 佛母의 맥을 이어 평생 불화에 전념해오면서, 고탱화를 보존하고 보수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깊이 느꼈습니다. 소중한 불화들이 기후와 환경을 이기지 못해 풍화되고, 재난이나 도난으로 사라져가는 걸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불화들을 영구히 보존할 방책을 생각하다가 전국에 있는 흩어져 불화를 한데 모아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원을 세웠습니다. 전집으로 만들어놓으면 유실을 예방하고, 유실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