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는 세계유산 등재 심사를 최종 통과한 대한민국의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총 8개의 유적을 문화유산에 등재한다. 한국에서 12번째이며,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기록된 이 백제문화는 공주시에 2곳(공산성, 송산리 고분군), 부여군 4곳(관북리 유적 과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부여 나성), 익산시에 2곳(왕궁리 유적, 미륵사지)으로 불교문화의 정수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 백제의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한 ‘부처님 땅 부여’로 신심
“고통에 귀 기울이면 자비심이 싹 튼다” 틱낫한 스님(Thich Nhat Hanh 釋一行, 1926~ )은?베트남 출신의 승려이다. 명상가, 평화운동가, 시인으로도 불린다.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해 ‘참여불교의 주창자’, ‘인류의 영적스승’이란 별칭도 갖고 있다.1926년 행정관료 집안에서 태어나 16살에 출가했다. 불교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면서 “모든 불교는 삶에 참여한다.”는 참여불교(Engaged Buddihsm)운동을 주창하고, 민중의 고통을 덜어 주는 실천적 사회운동을 펼쳤다.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대
물고기 세 마리옛날에 물고기 세 마리가 머나먼 강에서 살았다. 세 물고기의 이름은 사려, 대사려, 무사려였다. 어느 날 그들은 강물을 타고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황야를 떠나 마을 근처로 이동했다.대사려가 두 물고기에게 말했다. “여기서는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어부들이 각종 그물과 낚싯대를 가지고 와서 물고기를 잡지. 그러니 전에 살던 황야로 돌아가자.”하지만 이제 너무도 게을러져버린 사려와 무사려는 돌아갈 날을 하루하루 미루고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려와 무사려 두 물고기는 대사려보다 앞서 헤엄쳐나가다가 어부가 친
만족이 명약이다.태어나서 죽는 과정에 반드시 나타나는 것이 질병이다. 어쩌면 늙는 것도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병이 언제 심하게 나타나느냐, 그 질병이 생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나는 돌잔치를 앞두고 고열로 소아마비에 걸렸으니 세상에 태어나서 건강했던 시절은 단 1년뿐이었다. 60년을 중증의 장애를 갖고 살고 있는 나는 이것이 ‘나’이려니 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하지 않다. 하지만 돌아가신 지 15년이 되는 엄마는 딸을 온전하지 못한 몸으로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죄인처럼 사셨다.그때는
사람이 살면서 겪어야 하는 여러 아픔 가운데 가장 극심한 고통은 병고(病苦)이다. 특히 늘그막에 찾아오는 병마는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불안이 엄습하면서 더욱 가혹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것이 병고이기 때문에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살면서 끔찍한 주변의 병고를 무수히 보아왔다. 특히 가까운 친지나 벗들의 고통을 목격하면서 차라리 사고사나 돌연사가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자주 해 보았다. 그러나 병과 죽음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숙명처럼 나에게 엄습하는 무거운 멍에일 뿐이다.유마거사는 중생이 아프기
“얼굴 좋아 보이는데 어디 특별히 아픈 데는 없지?”오랜만에 만난 친구나 친지들로부터 듣는 인사말이다. 친구의 인사말처럼 아픈 곳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처럼 즐거운 만남에서 곧이곧대로 내 병을 이실직고 하듯 일러바칠 이유는 없다. 말을 한데도 뾰족한 수가 없다. 기껏해야 몇 마디 위로의 말을 듣는 것 말고는 피차간에 보탬이 없다. 그래서 하는 나만의 대답은 공식처럼 일정하다.“뭐 늙는 게 병이지.”이런 압축된 말을 건넨다. 긴 설명은 없어도 정직한 대답이다. 그래서 이런 유의 질문을 받으면 녹음기 틀어 놓듯 반복해서 대답해 준
‘생활의 모범, 그 자체가 선교’란 인식가톨릭 신자들에게 가장 좋은 선교방법에 대해 물으면 ‘좋은 표양(表樣)’이라는 답을 들을 확률이 높다. 이때 ‘좋은 표양’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모범을 보인다는 뜻이다. 종교인으로서 좋은 생활의 모범을 보이면 그 자체로 선교가 된다는 생각이라 하겠다.이런 생각의 일면은 신자 대상 의식조사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2016년 가톨릭신문사에서 창간 90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가톨릭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이라는 전국 조사결과를 들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최근 1년간 이웃 ·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 차례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난 것을 제외하면,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이르는 기간 동안 줄곧 10위권 이내의 성적을 유지해 왔다. 스포츠외교 분야에서도 한국은 강세를 펼쳐왔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과 2002년 FIFA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됨으로써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 달성을 넘어 세계 4대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그랜드 슬램’(Grand
스포츠 포교는 스포츠 활동을 포교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포츠는 직업으로 하는 프로체육과 기업에 속해 있는 실업체육,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건강과 친목 도모 등을 위해 하는 생활체육 등 다양한 분야와 종목이 포함되어 있어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스포츠 포교의 영역은 대부분 생활체육 분야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일부 종목의 경우 프로팀과 실업팀이 종교성을 띠고 운영되는 사례가 있다. 불교계 뒤늦은 관심스포츠 포교에 가장 일찍 관심을 기울인 종교단체는 통일교라고 할 수 있다. 통일교는 일화축구단을
문종과 고려문화의 전성기고려의 제11대 국왕 문종(文宗)은 조선시대의 세종에 견줄만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종이 재위할 때의 대내외 정세는 대체로 안정적이었으며 그런 환경을 발판 삼아 고려의 학문과 제도, 문화 예술이 전성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문종은 공훈(功勳)을 이룬 귀족에게 땅을 하사하여 자손에게 상속케 하는 ‘공음전시법(功蔭田柴法)’ 등 여러 가지 법률과 제도를 제정하거나 정비해 내치를 다졌다. 송나라와 요나라 등 주변국가의 정세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고려 전기의 왕들은 불교뿐만 아니라 유학도 장려하여 고려의 문화 수준을
어린이 맘껏 뛰노는사찰 최초의 키즈 카페 ‘해 달 별’ 2017년 8월 12일, 진주 월경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 카페’를 열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탁 트인 공간에 푹신푹신한 정글짐과 트램펄린, 미끄럼틀, 빙글빙글 도는 야자수모양의 놀이기구가 널찍널찍 놓여있다. 각종 놀이교구, 장난감이 가득한 수납공간의 오른편에는 편백나무 큐브 놀이터가, 왼편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요리를 만들 수 있도록 싱크대와 오븐, 앙증맞은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돼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어머니들이 직접 운영ㆍ관리하며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가난하지만 행복하다고 믿는부탄인의 만년설 닮은 순백의 미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들이 산다는 부탄. 국민들 대부분이 불교를 신앙한다는 부탄. 불교국가인 부탄 국민들은 정말 행복할까?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부탄이란 말은 정말 사실일까? 그게 궁금해서 부탄으로 떠났다.부탄의 정식 명칭은 부탄왕국이다. 부탄은 입헌군주국으로, 국왕은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다. 부탄의 면적은 38,394㎢이며 한반도의 약 1/6이다. 북쪽으로 중국 티베트, 나머지는 인도로 둘러싸인 바다와 접하지 않은 내륙국이다. 북부 고산지대는 만년설에 덮인 험
“자비로운 부처님! 세상 그늘진 구석구석까지 행복의 빛 비추어 주소서. ” 어느 새 한 해가 흘렀고,또 다시 한 해가 밝았다.새해 벽두에는모든 이들이 희망을 꿈꾼다.올 한 해,세상 구석구석 어두운 곳까지부처님의 광명이 스며들어자비와 온정 가득한지구촌이 되길 기원한다. 네 생각이 곧 너다.네 생각들이 너를 세우고,네 생각들이 세상을 만든다.깨끗한 생각으로 말하고 움직여라.그림자가 본체를 따르듯행복이 너를 따르리라.〈 법구경 〉 메아리 울리는 바위굴로 염불당을 삼고슬피
눈 수북한 섬진강변에는거침없어 까칠하고걸림 없어 해맑은 칠순 시인이 산다 대전을 지나면서 흩날리기 시작한 눈발은 전북 임실이 가까워지자 더욱 거세졌다. 한적한 섬진강가 마을이 새하얗게 변하는 동안, 김용택시인문학관에서 ‘섬진강 시인’을 만났다. 그는 1982년 등단 후 열여섯 권의 시집을 펴냈다. 천진한 익살과 함께 농촌의 토속적 정서를 담아낸다는 세간의 평과 달리 처음 만난 칠순의 시인은 ‘까칠’했다.어린 시절의 일화, 어떻게 초등학교 선생님이 됐고, 어떻게 시인의 길을 걷게 됐는지 따위를 물었더니 ‘맨날 듣는 질문을 또 하느냐?
불기 2562년 무술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아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신년 벽두, 가족이 모여 희망을 설계하고, 어떻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일 역시 행복이 목적이다. 그러나 행복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또 ‘이런 것’이라며 정답을 내릴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것이 인간들이 느끼는 안타까움이다.행복은 물질적 불편과 부족함을 해소한다고 해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첨단 과학문명이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와 삶의 편리를 제공하고 있다지만 그만큼 행복이 비례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진정 행
중생들이 생사의 고통을 벗어나네佛放光明現神通(불방광명 현신통)하니歡喜衆生發菩提(환희중생 발보리)하네佛垂慈悲說妙法(불수자비 설묘법)하니開悟衆生度生死(개오중생 도생사)하네부처님이 빛을 내어 신통의 모습을 보이니기쁨에 찬 중생들이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네.부처님이 자비를 드리워서 묘법을 설하니깨달음을 얻은 중생들이 생사의 고통을 벗어나네.부처님의 지혜광명이 충만하여중생들의 어둠을 몰아내고부처님의 자비감로가 내리어서중생들의 갈망을 채워주네.무술년(불기 2562년) 새해 아침대한불교 천태종 종정道 勇
제8은(第八恩) 원행억념은(遠行憶念恩) 죽어서 헤어짐도 잊기 어렵거늘살아 생전 이별은 더욱 마음 아프도다.자식이 집 떠나 타향 먼 곳에 가면어머니의 마음도 타향으로 떠나가네.낮이나 밤이나 그 마음은 자식 곁에 있으니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천 줄긴가 만 줄긴가.새끼 사랑하는 원숭이가 달을 보고 울부짖듯자식 생각 생각에 애간장이 끊어지시네.
‘세존 사리’ 전래 전설과 토속신앙과 만나 불교 뿌리 내린 ‘제주’ 한반도에서 가장 신비로운 땅 ‐ 제주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될 만큼 자연환경이 수려한 제주도. 60~80년대에는 모든 신혼부부들이 가고 싶어 하는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았고, 근래에는 올레길과 오름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동남아시아 최고의 관광섬이 됐다. 특히 한라산 영실에서 시작된 불교는 제주 고유의 민속과 만나 독특한 신앙으로 자리 잡았으며 육지와 달리 독자적인 문화와 문화유산을 만들었다. 오늘날도 꾸준히 그 전통을 이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지나가고 밤이 찾아왔어요. 보리수 위에 걸린 하얀 반달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어요. 싯다르타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천천히 내쉬며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꽁꽁 숨어있던 욕망 한 점까지 없어지자 깃털보다 가벼워졌어요. 마음이 구름을 타고 두둥실 날아갔어요. 아래를 내려다보았어요.바닷물이 밀려들었다 나갑니다.해가 떴다 해가 집니다.달이 찼다 조금씩 이지러집니다.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숲으로 들어가 보았어요.눈이 녹은 자리에 새싹이 돋아납니다.작은 나무가 되고, 큰 나무로 자랍니다.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큰
구인사 가는 길김성례 / 서울 성북구 삼선1가희망도 없고 길도 보이지 않는 시간이다. 하늘과 땅이 묻혀버려 캄캄하고 어두운 밤 같은 시간들이다. 다단계란 곳은 이렇게 나를 버려둔다. 집도 모든 것도 사라졌다. 자식 둘을 데리고 거리로 나왔지만 누구 하나 믿을 사람 없이 그저 헤매고만 있다. 아무런 해답이 없어 방황하고만 있다.방을 월세로 옮기고 무엇이든 해보려고 했지만 아무 일도 찾지 못해 속상해하던 중에, 누군가 내게 구인사에 가보라고 말했다. 함께 가자던 보살님이 끝내 오지 않아 용기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마음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