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초 다투는 현대인명상 통해 깨어나마음 근육 키워야분초사회(分秒社會)는 최근에 만들어진 신조어로 아직은 생경한 개념이다. 이 말은 2024년 대한민국의 소비 트랜드를 전망하는 〈트랜드 코리아 2024〉에서 처음으로 제기된 용어이기 때문이다. 대만의 예능 프로그램의 명칭 중에 〈분초세계(分秒世界)〉가 있었는데 분초사회와는 의미가 다르게 사용되었다. 그렇지만 행위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중요하다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현대인의 시간이 책에서 분초사회는 ‘시간이 희소자원이 되면서 시간 효율성을 극도로 높이려는 트랜드를 모두가 분초(分秒
불화·단청과인연 맺게 해준잔치국수잔치국수는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자주 접하는 간단한 음식이다. 또한 국수 가닥은 물 흐르듯 걸림이 없어 만드는 사람에 따라 자유롭고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 명칭도 자유롭다. 스님을 미소 짓게 한다고 해서 승소(僧笑)라는 별칭을 얻었고, 혼례나 회갑연 때 즐겨 먹어 잔치국수란 이름을 얻었다. 재래시장에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잔치국수는 나에게도 소중한 인연을 맺어 주었다.장엄등 만들고 먹은 연화사 국수천태종 인천 연화사(현 황룡사)는 지금의 나를 키워준 사찰이다. 20대 초반에 연화사 청년
척불 속 불경 수요 증가사신에 하사하기도오늘날 전하는 불교 경전의 상당수는 조선시대 때 간행됐다.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고려시대보다도 조선시대 때 더 많은 양의 불경이 인쇄되고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학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에서 분류한 〈고려교장〉을 보면 삼국시대 12종, 고려시대 351종 그리고 조선시대 732종의 경전이 판각·필사되었다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불교의례와 관련한 문헌은 당(唐)·송(宋)·원(元)·명(明)에서 꾸준히 수입되어 활용되었지만, 조선조 들어서는 이들을 직접 인쇄하거나 우리 실정에 맞게
대중생활 상징하는 공간출가자 감소로 기능 상실대방(大房)은 출가수행자의 대중생활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행자들에게 대방은 선망의 공간이었다. 큰스님부터 학인에 이르기까지 대방에 모여 발우공양을 하는 모습, 강원·선원의 스님들이 대방에서 경전을 읽거나 참선에 든 모습은 더없이 여법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이에 행자들은 대방 앞을 지날 때면 하루빨리 저 자리에 앉겠다는 간절함으로 가슴이 뛰곤 하였다.이윽고 행자생활을 마치고 사미계를 받으면, 강원의 학인으로 대방에서 숙식과 공부를 하며 살아가게 된다. 행자 때 찬상을 나르던 대방에서
왕궁에서집 없는 곳으로건기를 맞이해 인도 북부의 부처님 유적지를 순례했다. 부처님 성지가 가까워지면 가녀린 들꽃들이 희뿌연 먼지를 뒤집어쓴 메마른 순례자를 맞이한다. 다가가 만지기라도 하면 이내 무너질 듯 불안한 모습이다. 그들을 지나치지 않고서 거룩하고 안온한 부처님의 성소에 닿을 방법은 없다.얼마나 많은 탄생과 죽음을 지나고서야 길 위의 삶을 멈출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번 생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 그들과 나, 우리 모두 벗어날 수 없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질문을 ‘그들의 삶과 나의 삶이 크게 다르지
불교의 갈애와윤회를 노래하다갈망은 세상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범부들의 원동력이자 족쇄이다. 때로는 보통 사람의 보통 욕망인 듯하고, 때로는 한없이 삶을 소진하는 갈애(渴愛). 이 갈애로 인해 울고 웃는 우리의 인생사를 생각하다 보면 나는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를 떠올리게 된다.영화의 주인공은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 1750~1825)다. 하나님을 섬기는 정갈한 삶을 원했던 궁정악장 살리에리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신께 헌정하는 지고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지만 자신의 평범한 음악적 재능이 늘 고민이었다
관세음보살로 화한디우 티엔 공주 기리며연초 세 달간 열려세계 곳곳에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수십여 개의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중 많은 축제가 지리적·문화적·종교적 중요성이 서로 얽혀 있다. 또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유대교의 신년제(Rosh Hashanah), 힌두교 축제인 디왈리(Diwali), 이슬람의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 등 대부분의 종교는 축제를 통해 한 해를 기념한다.열대 계절풍 기후인 태국에선 우기(雨期)가 찾아올 즈음에 물 축제가 시작된다. 물총·호스·양동이 등 물을 담을 수 있는 온갖 도구를 동
지혜로운 원숭이 왕아득히 먼 옛날, 부처님께서는 한때 원숭이 왕이었습니다. 보름을 걸어야 맞은편 국경에 도달할 정도로 큰 영토를 가진 대왕이었습니다. 거느린 원숭이도 8만 마리나 되었지요. 왕은 원숭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도록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왕이 원숭이들에게 말했습니다.“이곳의 나무 열매를 거의 다 먹었다. 내일, 동쪽 산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곳은 망고 나무가 매우 많다. 닷새는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동 중간에는 열매도, 물도 부족하니 아침을 많이 먹어 두도록 해라.”이튿날, 원숭이들이 이동을 시작했습
돌에 새긴 극락정토사찰에 가면 종종 쌓아 놓은 검은 기와를 보며 기와불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글귀를 살펴보게 된다. 누군가는 간단명료하게 무병장수와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고, 누군가는 빼곡하게 깨알 같은 글씨로 가족과 친지 이름만 쓰며, 누군가는 현실에서 마주한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부처님오신날 오색 연등을 보다 보면 갖가지 소원을 담아 이름을 적는 사람들을 마주하는데, 미소가 가득한 사람, 무언가 잔뜩 기대한 사람, 의지가 결연한 사람 등 수많은 얼굴 표정을 볼 수 있다. 큰 뜻을 위하든, 작은 뜻을 위하든 나의
고문헌을 통해 본사찰 산불 피해와 대책- 글 김동현 〈2022년 산불통계연보〉(산림청 刊)에 따르면 2013년 이후 10년간 평균 537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연면적 3,560ha의 산림이 소실됐고, 약 2,008억 6,9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산중의 사찰 피해는 불가피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5년 낙산사 화재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489년(성종 20년) 3월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민가 205호와 낙산사 관음전을 불태웠다. 이외 영덕 장육사, 고성 화암사·건봉사·서산 개심사 등도 산불 피해를 겪었다. 사찰
매년 주요 도시 순회하며등(燈)·불꽃으로 무사태평 기원새해가 시작하는 음력 정월은 중화권에서 가장 큰 명절입니다. 춘절(春節)이라고 부르는 설날은 연휴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이고 거의 한 달 내내 새해의 들뜬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그 전통은 대만에서도 이어져 사람들은 섣달그믐날 밤인 ‘추시[除夕, 음력 12월 말일]’에 조상님께 제사를 올리고 가족들이 다 함께 모여 식사하는데, 이를 ‘웨이루[圍爐]’라고 부릅니다.대만인들은 설날인 정월 초하루에 절에 가서 새해 첫 참배를 한 후 친가의 부모님과 지내고, 초이틀에는 외가에 가서 인사를
음악을 선 수행 방편 삼은베를린필 종신 지휘자두 눈을 지그시 감고 은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음악에 몰입한 듯, 내면에 몰입한 듯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1989)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는 지나가 버린 아름다운 시절의 한 장면을 목격하는 듯하다. 현대는 오케스트라 단원과 지휘자 사이에 민주적 관계가 정립했지만, 카라얀은 활동 당시 제왕적 리더십과 시대를 앞선 감각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그렇게 얻은 화려한 타이틀이 ‘음악의 황제’·‘음악의 제우스’·‘
붓다를 잉태한어머니의 숨결인도의 불교 성지를 순례하다 보면 글이나 그림 또는 영상으로는 접할 수 없는 감동과 강렬한 환희를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성지 곳곳에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부처님의 흔적과 켜켜이 쌓여 있는 수많은 구도자의 발자취 때문이다. 부처님의 흔적은 여전히 살아 숨쉬며 순례자를 맞이한다.아시따 선인(仙人)은 선정에 들었을 때 도리천의 신들을 만났다.“신들께서는 왜 그리 기뻐합니까? 깃발을 들고나와서 왜 저리 흔듭니까? 악마들과의 전투가 끝난 뒤 신들이 승리하고 악마들이 패배했다 하여도 이렇게까지 축하한 적
아주 옛날, 북인도에 카시국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왕은 나라를 잘 다스렸습니다. 왕실도, 신하도, 백성도 행복했습니다.슬픔은 엉뚱한 데서 왔습니다. 왕비가 병으로 일찍 죽었습니다. 그때 첫째 왕자 마하사사가 열 살, 둘째 왕자 찬다는 일곱 살이었습니다. 왕과 두 왕자는 매일 눈물 밥을 먹었습니다. 백성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1년이 지났습니다.“나라에는 왕비님이 계셔야 합니다.”신하들은 왕에게 매일 간청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왕은 새 왕비를 맞이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새 왕비는 아기를 낳았습니다. 왕은 막내 왕자를 안고
➊ 뉴미디어 시대, 종교의 대응은?명상 등 온라인 콘텐츠젊은 층 사고 변화 맞춰직관적으로 다가가야- 글 강재원뉴미디어의 기술은 종교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우리는 급격하게 변하는 사회를 통해서 뉴미디어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예를 들어, 2010년 말 찾아온 ‘아랍의 봄(Arab Spring)’은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이 손끝으로 올린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관계망서비스) 동영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동안 페이스북(Facebook)에 등장한 많은 가짜 뉴스(Fa
금동7층소탑(고려시대, 높이 36cm, 9.2×9.2cm)기단부·탑신부·상륜부가 완비된 소형 금동탑이다. 둥근 기단 위에 세운 1·2층은 한 면에 4개의 기둥을, 3~7층은 면당 3개의 기둥을 세우고 있다. 각 층은 옥신과 옥개로 구분된다. 옥개석에는 기왓골이 묘사되어 있어서 목조건축 양식을 모방해 주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오철만 사진작가 / 인도 룸비니의 드넓은 평원.
싸라기눈과붉은 동백꽃새 달력을 받고내가 살고 있는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에서 가장 가까운 농협은 하귀농협인데, 오늘은 하귀농협에서 새해 달력이 배달되어 왔다. 아주 큰 달력이었다. 글씨가 큼직큼직했고, 음력과 절기가 표시되어 있었고, 또 농작물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적혀 있었다. 가령 양력 1월에는 노지감귤·한라봉 등 만감류, 쪽파·마늘·만생종 양파·브로콜리·봄 감자·보리 등의 작물을 관리하는 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이른바 농사 달력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달력을 받았더니 비록 나는 텃밭을 가꾸는 사람에 불과하지만
“30년 전 대성사 어린이회 추억황룡사 어린이회 지도 큰 도움”천태종 전국 사찰 중 현재 어린이회를 운영 중인 사찰은 42곳이다. 어린이회는 불교의 미래를 이끌어갈 동량(棟樑)을 키우는 터전으로 그 중요성과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어린이회’의 주인공은 당연히 ‘어린이’이지만, 이들을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존재는 바로 지도교사이다. 2024년에는 어린이·학생 불자의 양성을 위해 전국 각 지역 사찰에서 포교 활동을 펼치는 어린이회 지도교사들을 만나 그들의 보람과 애환을 들어보고자 한다. 첫 순서는 2018년부터 인천
사찰문화재 10만 컷 찍다가토속·무속 담은 민화 푹 빠져민화는 ‘백성[民]이 사랑한 그림[畵]’이다. 민화에 그려진 다양한 상징물에는 선조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그려진 사물에 따라 장생도·화훼도·소과도·화조도·축수도 등 종류도 다양하다.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민화는 꽤 오랜 기간 속화(俗畫)·잡화(雜畵)로 불리며 대중의 관심에서는 멀어져 있었다.운명처럼 민화를 만나 그 매력에 푹 빠져 한평생 민화를 수집한 이가 있다. 윤열수(76) 가회민화박물관장이다. 2002년 가회민화박물관을 설립한 그는 현재 국·내외 전시를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