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갈애와
윤회를 노래하다

케이디 랭.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케이디 랭.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갈망은 세상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범부들의 원동력이자 족쇄이다. 때로는 보통 사람의 보통 욕망인 듯하고, 때로는 한없이 삶을 소진하는 갈애(渴愛). 이 갈애로 인해 울고 웃는 우리의 인생사를 생각하다 보면 나는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를 떠올리게 된다.

영화의 주인공은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 1750~1825)다. 하나님을 섬기는 정갈한 삶을 원했던 궁정악장 살리에리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신께 헌정하는 지고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지만 자신의 평범한 음악적 재능이 늘 고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눈에 경박스럽고 난잡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모차르트가 등장하자 그의 삶은 송두리째 뒤집어져 버린다. “그토록 천박한 인간에게서 어떻게 그토록 성스럽고 아름다운 음악이 샘솟듯 나온단 말인가!”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천재를 바라보는 범재의 고뇌와 좌절, 불타오르는 갈망과 질투 그리고 추락을 이토록 생생하게 그린 영화가 또 있을까? 정신병원에 갇혀 “세상의 범재들아! 내가 너희 죄를 사하노라.”고 외치던 살리에리의 모습은 긴 여운을 남긴다.

1992년 발표한 ‘끝없는 갈망’

욕계(欲界)를 살아가는 인간의 이러한 번뇌를 노래한 가수가 있다. 그래미상을 네 번이나 수상하고, 2013년 캐나다 음악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싱어송라이터 케이디 랭(K. D. Lang, 1961~)이다. 그녀가 1992년 내놓은 앨범의 마지막 곡이 바로 ‘끝없는 갈망(Constant Craving)’이다. 음악 파트너인 벤 밍크(Ben Mink, 1951~)와 공동 작곡한 이 노래는 채워지지 않는 갈망, 즉 불교에서 말하는 갈애를 그리면서 욕망의 세계를 살고 있는 인간의 윤회적 삶을 노래하고 있다.

이 노래를 발표할 당시 랭은 “공식적인 불자는 아니었지만, 그와 상관 없이 나의 삶은 늘 불교와 함께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곡은 나왔지만 가사를 고민하던 랭은 “어느 날 창가에 타자기를 놓고 앉았을 때 ‘끝없는 갈망’이라는 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이후 물 흐르듯 가사를 썼다.”고 말하며 노래를 이렇게 소개했다.

“‘끝없는 갈망’은 생사와 생멸이 계속되는 윤회에 관한 노래입니다. 당시 저는 아직 불교수행자가 아니었기에 그 노래를 작사한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저 욕망과 그리움의 관점에서 곡을 쓴 것 같기도 해요.”

그녀는 이 노래를 작사할 당시 불교수행자가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현존하는 미국 3대 불교 전문 잡지 중 하나인 〈사자의 포효(Lion's Roar)〉에 실린 2009년 인터뷰 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제 자신이 불교도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타고난 감정이에요. 나는 환생의 개념에도 매우 관심이 있고 확신도 있어요. 그러다가 나이가 들고 불교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수록 불교의 원리와 철학이 더욱 편안해졌지요.”

피아노 앞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는 케이디 랭. 그는 인간의 번뇌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피아노 앞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는 케이디 랭. 그는 인간의 번뇌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2000년 신실한 불자가 되다

랭은 2000년 닝마파 스승 초닥 갸초 닙파(Chödak Gyatso Nubpa)를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이후 신실한 불자로서 신행을 시작했다. 그녀는 ‘티베트불교의 가장 오래된 법맥이자 동시에 가장 파격적이기도 한’ 닝마파 수행이 자신의 성격과 잘 맞는다고 말했다. 2009년 인터뷰 기사에서 “금강승 예비수행 롱첸 닝틱 온드로(Longchen Nyingtik Ngöndro)를 하고 있다. 비행기 안이든 호텔 방이든 어디서든 수행하고, 정기적으로 열리는 단체 수행과 안거에도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번 생에서 다르마(Dharma, 法)는 늘 나의 일부였어요. 스승을 만나 금방 그분과의 인연과 신심을 느꼈고, 이후 스승이 돌아가시던 2009년까지 10년간 정성을 다해 스승과 함께 했어요. 지금도 음악이라는 공적 생활을 빼면 나머지 삶은 모두 다르마에 바치고 있어요.”

불자가 된 후 삶의 변화

불자가 된 이후 랭은 자신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달라진 삶에 대한 마음가짐과 생활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불교에 귀의해 불교 수행자가 되었을 때 삶의 방향이 달라졌어요. 내 삶의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되돌아보며 우선순위를 다시 배정해야 했어요. 삶에서 윤리를 되살리고, 한 인간으로서 내 몸과 말, 마음으로 짓는 행과 그것이 다른 존재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재고하는 것이었지요.”

이 말은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다른 존재와 그녀의 관계, 그 관계가 가져오는 원인과 결과에 관한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불자인 랭이 우선순위로 둔 일은 스승 초닥 갸초 닙파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2000년에 어린이 여름캠프 ‘평화의 도구(Tools for Peace)’의 설립을 도왔다. 명상을 통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전하기 위해 설립된 이 캠프의 교육안은 4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여름마다 열리는 이 캠프에서 랭은 요리와 병 세척을 담당했다. 티베트문화보존재단(American Foundation for Tibetan Cultural Preservation)에서 4명으로 구성된 이사 중 한 명인 랭은 로스앤젤레스 북쪽에 위치한 475에이커 부지에 장기안거센터 건설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케이디 랭이 30여 년 간 발표한 앨범. 오른쪽은 2016년 발표한 앨범 ‘casr/lang/veirs’. 자켓 그림은 불교의 세계관을 표현한 티베트 탕카와 비슷하다.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케이디 랭이 30여 년 간 발표한 앨범. 오른쪽은 2016년 발표한 앨범 ‘casr/lang/veirs’. 자켓 그림은 불교의 세계관을 표현한 티베트 탕카와 비슷하다.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자비와 안목을 넓히는 수행

‘끝없는 갈망’이 수록된 앨범 ‘Ingénue’(‘순진한 처녀’라는 의미)에는 그리움과 보답받지 못한 외사랑의 감정이 많이 등장한다. 불교의 주된 덕목이 내려놓기임을 생각할 때 앨범이 발매될 당시 불자였다면 그런 노래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말했고, 자신이 30대에 가졌던 그 공허함, 텅 빈 가슴을 무언가로 채워야 할 것 같은 욕구가 수행으로 많이 완화되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죠지 손더스(George Saunders)도 불자인데, 그의 글 분위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자비로워지는 것을 느꼈다고도 말했다.

그녀는 “아마도 이렇게 자비가 더 성장하는 변화는 수행과 함께하는 불자의 길에 마음 닦는 도구가 보다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고, 수행을 통해 인간계에서 살면서 겪는 제한을 보는 시각이 더 깊고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3년 MTV 여성 최고 무비상

케이디 랭은 100만 장 이상 팔린 LP 앨범 ‘Ingénue’에 담긴 이 노래로 1993년 MTV 최고 여성 비디오 부문상을 수상했다. 여성적이라기보다는 중성적인 얼굴에 조금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부른 이 노래는 흑백으로 제작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더욱 무겁게 가슴에 와닿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oXqPjx94YMg)

뮤직비디오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새뮤얼 베켓(Samuel Beckett)의 작품이며, 1953년 파리에서 초연되었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에서 콘셉트를 따오고 재현했다. 무대 세팅과 연극의 주요 장면 및 관객의 반응까지 삽입하여 제작한 뮤비는 흑백으로 촬영하여 중후한 메시지를 전한다. 때론 무표정하게, 때론 고뇌에 차서, 때론 미소 띤 얼굴로 ‘끝없는 갈망’을 노래하는 랭의 모습은 연극의 부조리한 장면과 교차한다. 중성적인 모습의 랭이 깊은 저음으로 내뿜는 노래가 흑백 이미지와 어우러지며 가슴을 친다.

케이디 랭은 1989년 발표한 앨범 ‘Absolute Torch And Twang’으로 1990년 2월 21일 미국 LA 슈라인 오디 토리엄(Shrine Auditorium)에서 열린 제32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 컨트리 보컬상을 받았다.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케이디 랭은 1989년 발표한 앨범 ‘Absolute Torch And Twang’으로 1990년 2월 21일 미국 LA 슈라인 오디 토리엄(Shrine Auditorium)에서 열린 제32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 컨트리 보컬상을 받았다.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무언가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상연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무대에 올라 지난 2월 18일 막을 내렸다. 두 주인공은 87세의 배우 신구가 에스트라공(고고) 역을, 83세의 박근형이 블라디미르(디디)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고도’라는 인물을 왜 기다리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하루가 다 가도 고도가 오지 않으면 절망했다가 다시금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내일을 기다린다. 두 주인공은 어려운 현실에서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애쓰는 보통 사람을 대변한다. 함축성이 강한 주고받는 대사도 묵직한 의미를 전하며 불자들의 가슴에 와닿는다.

“발에 탈이 났는데 신발을 탓하는 어리석은 존재가 바로 인간이야.”

“누군가는 나를 바라보고 이렇게 말하겠지. 저 친구는 자고 있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러니 계속 자게 두라고.”

히트곡 인기몰이 중 커밍아웃

이 노래가 발매되어 한참 인기를 몰아가던 1992년 랭은 본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LGBQT(성적소수자 커뮤니티) 공식 플랫폼인 ‘The Advocate’를 통해 발표한다. 당시 커밍아웃을 한 연예인으로는 업계 선구자에 속한다. “가수로서는 자살행위와 마찬가지”라고 말리는 주변 사람들의 충고에도 아랑곳없이 랭은 “진정성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며 발표를 강행했고, 당시 심정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 노래는 나의 일부와도 같다. 당시 제대로 커밍아웃한 가수, 특히 여성 가수는 없었다. 나는 진정 유명해질 수 있는 순간에 있었고, 따라서 커밍아웃은 엄청난 실패를 각오해야만 했다.”

다행히 그녀의 커밍아웃은 노래의 인기를 해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노래로 인해 동성애자 인권운동은 더 힘을 얻게 된다. 1993년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자 시상식장 밖에서는 동성애자인 그녀를 반대하는 종교단체에서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➊ 1993년 8월 잡지 〈배니티 페어〉 표지. 당시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가 남성복 슈트를 입고 이발 의자에 앉아 있는 랭을 면도해 주는 장면이다. 이 표지는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케이디 랭이 쓴 노래에 더욱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➋ 케이디 랭이 2023년 발표한 앨범 ‘Because of You’. 자켓 사진 속 남성은 2023년 7월 21일 97세를 일기로 타계한 미국의 유명한 재즈 가수 토니 배넷(Tony Bennett)이다.  토 니 배넷과 케이디 랭은 듀엣으로 음악 활동을 한 인연이 있다. ➌ 케이디 랭이 ‘IN CONCERT 50’의 일환으 로 진행한 2011년 영국 BBC Radio2 공연 당시의 모습. 〈사진=케이디 랭 인스타그램〉
➊ 1993년 8월 잡지 〈배니티 페어〉 표지. 당시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가 남성복 슈트를 입고 이발 의자에 앉아 있는 랭을 면도해 주는 장면이다. 이 표지는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케이디 랭이 쓴 노래에 더욱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➋ 케이디 랭이 2023년 발표한 앨범 ‘Because of You’. 자켓 사진 속 남성은 2023년 7월 21일 97세를 일기로 타계한 미국의 유명한 재즈 가수 토니 배넷(Tony Bennett)이다.  토 니 배넷과 케이디 랭은 듀엣으로 음악 활동을 한 인연이 있다. ➌ 케이디 랭이 ‘IN CONCERT 50’의 일환으 로 진행한 2011년 영국 BBC Radio2 공연 당시의 모습. 〈사진=케이디 랭 인스타그램〉

도발적인 〈배니티 페어〉 표지

이 노래가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는 잡지 ‘배니티 페어(Vanity Fair)’ 표지에 실린 도발적인 사진 때문이다. ‘끝없는 갈망’이 발표된 이듬해인 1993년 8월 〈배니티 페어〉 표지에는 당시 슈퍼모델인 신디 크로포드(Cindy Crawford)가 남성복 슈트를 입고 이발 의자에 앉아 있는 랭을 면도해 주는 장면이 실렸다. 수영복을 입고 섹시한 포즈로 면도날을 든 신디가 코밑과 턱밑에 하얀 거품이 덮인 랭을 면도하는 모습이다.

랭은 프랑스 영화 ‘사랑한다면 이들처럼(The Hairdresser’s Husband)’을 보고 그 장면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이 잡지의 표지는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많은 사람이 신디의 성정체성을 의심할 정도였다. 하지만 랭은 그 표지가 자랑스러웠다며 말했다.

“‘끝없는 갈망’이 〈배니티 페어〉 표지 사진 없이 그렇게 히트곡이 될 수 있었을까 의문이고, 또한 ‘끝없는 갈망’이 나오지 않았다면 〈Advocate〉지에서 커밍아웃을 할 수도 〈배니티 페어〉에서 표지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으리라 생각해요. 모든 것이 맞아떨어진 순간이었어요.”

캐나다 건국 150주년 홍보대사

2017년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되었다. ‘캐나다 150’이라는 슬로건 아래 ‘캐나다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대변해 줄 인플루언서 홍보대사들을 사회 각계각층에서 선발해 5,800개 행사를 전국에서 열었다. 87%의 캐나다인이 적어도 하나의 행사에 참여했다는 이 역사적인 해에 랭 역시 홍보대사로 선발되어 10년 만에 전국 뮤직 투어를 떠나게 된다. ‘끝없는 갈망’이 수록된 앨범 ‘Ingénue’의 수록곡들을 부른 이 투어는 앨범 발매 25주년 기념 투어이기도 했다. 세월을 뛰어넘은 수록곡들의 매력과 강렬한 아름다움, 곡이 전하는 진실은 왜 랭이 캐나다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선발되었는지를 대변해 준다고 하겠다.

‘우아하고 다채롭고 복잡하기도 한’ 캐나다를, 랭만큼 삶으로 체현(體現)한 사람은 없다고 평한다. 알베르타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컨트리 음악을 하다가 펑크 록을 접목했고, 채식주의 운동으로 목축업에 종사하는 고향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었으며, 이후 커밍아웃으로 또 한 번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음악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어떤 범주로도 분류되기를 거부한 그녀는 존재 자체만으로 지난 25년간 캐나다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드러내 주었다. 변방적이고 충격적이던 요소들이 25년이 지나 그저 일상적이고 표준적인 것으로 변한 것이다.

케이디 랭은 2000년 티베트 닝마파 스승 초닥 가초 님파를 만난 뒤 신실한 불자가 돼 신행을 시작했다. 불자가 된 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사진=케이디 랭 공식 홈페이지〉

진정성 있는 삶, 진정성 있는 노래

랭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그녀가 ‘진심으로 노래한다, 진정성이 있다.’고 느낀다고 한다. 불자인 랭은 진정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진정성을 가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은 ‘나’에 대한 집착을 진실로 떨구었을 때만 가능한 일로서 지구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물을 판단하고 다른 이의 생각에 좌지우지되고, 사랑받고 인정받으려는 욕망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진정성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아이들에게는 진정성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라진다. 내면의 소리를 많이 들을수록 진정성에 다가갈 수 있다.”

“불자로서 오랫동안 살아온 지금은 진정성이 커졌는가?”하고 묻는 기자에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성공하겠다는 욕망이 줄어들면서 진정성에 다가갔다고 믿는다. 무언가가 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내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진우기
불교·명상 전문 번역·통역가이며 로터스불교영어연구원 원장이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Texas A&M University에서 평생교육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불교명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 〈달마, 서양으로 가다〉가 있고, 그 밖에도 수행·명상서 번역과 국제회의 통·번역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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