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은 후백제를 평정한 뒤 잠시 수원의 한 산에 머물었다. 그때 산 정상에서 광채가 솟아오름을 본 왕건은 이 산을 두고 ‘한줄기 빛이 솟아 깨달음을 얻게 한 산[光敎山]’이라 했다. 수원의 진산 광교산은 그렇게 이름을 얻었다. 광교산은 고려 말까지 불교의 성지였다. 무려 여든아홉 곳의 절과 암자가 있었다. 이곳은 신라의 최치원이 머물렀다는 기록이 전하고 기개와 도량이 크고 깊었다는 현오국사와 보조국사 지눌의 수제자인 진감국사 혜심의 얼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광교산에 고은 시인이 산다. 몇 해 전, 30여 년간 지내온 안성
30여 년간 3천번聖山을 오른 ‘남산사나이’부서진 불상으로 佛法을 전하다 김구석 경주남산연구소장경주생, 울산과 경주에서 공무원을 하다 인연 따라 명퇴하고, 동국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다녔다. 경주남산연구소(www.kjnamsan.org)를 설립 운영하면서 경주에서 문화유산해설 강의와 답사 지도, 남산 유적답사 안내해설 등을 하고 있다. 2015년 경주시 문화상을 받았다. 경주에는 남산이 있다. 천년 도읍 서라벌의 월성 남쪽에 우뚝 솟아 있다.남산에는 절
신록의 계절 5월,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불리는 이 아름다운 5월은 부처님이 오신 달이기도 하다. 백화가 만발하고 녹음이 무성해지는 싱싱한 계절에 부처님은 “하늘과 땅 위에 내가 오직 존귀하다!” 라는 사자후로 오셨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는 물론 우주의 모든 생명이 그 모습 그대로 최상의 존엄임을 깨우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어 5월은 더욱 찬란하고 감동적이다.부처님이 오신 5월, 우리는 다시금 옷깃을 여미고 차분하게 부처님이 오신 뜻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언제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면서, 그 세파에 휩쓸리지 않기 위
大韓佛敎 天台宗 宗正道 勇 눈을 뜨고 하늘을 보라빛나는 태양은늘 우리를 비추고 있으니.자비로운 마음으로나와 이웃을 인도하여청정한 불국토를 실현하는 일그 자리에 부처님은 오십니다.어둡고 차가운 그늘에 가려힘들고 지친 이들의슬픔을 함께 나누는그 자리에 부처님은 오십니다.진흙 속에서 때 묻지 않는연꽃의 청정함이우리의 모습이기를 기도하는그 자리에 부처님은 오십니다.중생이 부르기 전에 이미 와 계신그런 부처님을 만나는 날오늘은 참 좋은 날입니다. 정유년(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
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내 증조모는 독실한 불교 신자이셨다. 증조모가 천관사에서 백일기도를 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나의 할아버지이시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몸이 아주 쇠약했다. 증조모는 쇠약한 아들을 위해 부처님께 시주를 하고 또 했다. 증조모의 부처님은 마을 사람들과 문밖에 온 거지들이었다.증조모는 거지 대접용의 개다리소반과 밥그릇 숟가락 젓가락들을 따로 마련해놓고 손자며느리에게 사용하게 했다. 돌아가실 때 당신의 손자며느리에게 “나 죽으면 울지 마라, 나는 벌써 극락 세상에 가 있을 것인께. 울고 싶으면 ‘관세음보살,
홍선웅 _ ‘석가의 탄신’, 목판화, 59X44.5cm, 2017.
불교수행의 핵심은 마음을 닦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공부를 하든 10여 년을 하면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다고 하는데 불교에 입문하여 10여 년 공부했다는 사람들도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공부이다.불교에서 마음공부하는 방법은 참으로 많다. 아나파나 수행, 위빠사나 수행, 참선, 염불, 주(呪), 실상을 관하는 등 사람들은 저마다 한 가지씩의 수행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마음공부했다는 사람은 많아도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것은 마음 다스리기가 워낙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 방
김영재 1974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 , , , , 여행 산문집 등. 중앙시조대상, 이호우시조문학상, 고산문학대상, 가람문학대상 등 수상. 현 도서출판 책만드는집 대표, 계간 발행인. 카투만두, 포카라, 마차푸차레, 안나푸르나, 그리고 당신 할리씨! 모두들 잘 계시나요!2014년 포카라에서 할리씨 일행을 만난 건 나에게 행운이었고 나의 삶의 커다란 발자국을 찍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생애 최초로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위해 인천 공항에서 7시간
사람들은 흔히들 생이 끝나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아무도 생이 끝난 순간부터 시작될 ‘죄를 갚는 삶’의 두려움은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죄를 갚는 삶은 우리가 살아온 날만큼 길지 않다. 그러나 죽은 후 망자라는 이름으로 먹지도 자지도 놀지도 사랑하지도 못한 채 3년 1095일 동안 죗값을 다해야 하는 시간은 참 길고 외롭다.죄를 비춰주는 거울, 업경대업경대(業鏡臺)는 업경(業鏡) 혹은 업경륜(業鏡輪)이라고 하며 ‘생전에 지은 죄를 비춰주는, 업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업경대는 지하세계의 왕인 지장보살이 계신 지장전(地
고령자가 가장 걱정하는 질병은 중풍과 치매라고 할 수 있다. 모두 머리의 두뇌와 관련이 깊다. 한의학에서 노화 현상의 시작은 얼굴의 오관에서 비롯한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머리의 뇌수(腦髓) 부족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노화는 두뇌의 뇌수가 부족하고, 이와 함께 척추의 골수(骨髓), 비뇨생식기의 정수(精髓)가 말라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뇌수·골수·정수는 오장으로부터 보충된다.얼굴의 오관은 오장 기능의 발현처로서 뇌수·골수·정수의 건강을 관찰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만성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 노화 등으
차향에 취하면봄철 비염·축농증 ‘훌훌’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에 피는 봄꽃은 눈도 즐겁게 하지만, 마음까지도 포근하게 해준다. 하지만 인체 중에 봄꽃으로 인해 고생을 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코다. 호흡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기관인 코는 한의학에서 폐와 통하는 구멍으로 불린다. 그런데 일교차가 심하거나, 꽃가루와 황사 등 공기 중에 이물질이 많을 때 민감한 사람들을 알레르기로 고생하게 만드는 기관이기도 하다. 이때 마시면 좋은 차가 바로 목련꽃차다.효능목련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에 주로 자생한다. 백목련, 자목
태자궁에 연못이 생기고 진귀한 나무와 꽃들로 새롭게 정원이 가꾸어졌답니다. 숫도다나왕은 태자가 궁궐 안에서 행복을 느끼길 바랐어요. 아들이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 두려웠어요. 과연 싯다르타의 생각의 발길을 붙잡아 둘 수 있었을까요?싯다르타가 연못가를 거닐자 잉어들이 입을 뻐끔거리며 와글바글 몰려들었어요.“너희들 삶도 고달프구나.”한편 왕과 왕비가 태자궁으로 오고 있었어요. 상쾌한 바람이 뺨을 스쳤지만 걱정 가득한 얼굴이에요.“왕비, 태자의 마음을 붙잡아 둘 좋은 방법이 없겠소? 온종일 명상만 한다지 않소. 이러다
법화칠유(法華七喩)『법화경』에 설해진 비유들 중 대표적인 일곱 가지 비유. ‘법화칠유’라는 말은 세친(世親)이 『법화경론』에서 처음 사용한 이래로 『법화경』의 내용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틀로 꼽힌다. 일곱 비유란 화택유(火宅喩), 장자궁자유(長者窮子喩), 삼초이목유(三草二木喩), 화성유(化城喩), 의리계주유(衣裏繫珠喩), 계중명주유(?中明珠喩), 양의치자유(良醫治子喩)이다. ①화택유는 제3 「비유품(譬喩品)」에 설해져 있다. 불난 집[火宅]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구하고자 아버지가 양수레·사슴수레·소수레를 준다고 하여, 아이들이
존 카밧진 저/김교헌·김정호·장현갑 역/학지사/각권 15,000원존 카밧진의 명저 ‘마음챙김 명상’초판 26년 만에 개정판으로 선봬마음챙김 명상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완화프로그램(MBSR) 창시자인 존 카밧진(Jon Kabat-Zinn) 박사는 1990년 세계적으로 스테디셀러가 되는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Full Catastrophe Living)〉를 출간했다. 이 책은 1998년 국내에 번역·출간되는데, 2013년 관련 연구가 심화됨에 따라 저자는 최신 자료를 보완해 개정판으로 냈
제3은(第三恩) 생자망우은(生子忘憂恩) 조선 정조 20년(1796년) 용주사판 〈부모은중경〉 제4도. ⓒ원주 고판화박물관인자하신 어머니가 그대 낳은 날오장육부 도려내는 심한 고통 겪었으니몸과 마음이 모두 끊기는 듯하고마치 양을 잡은 듯 낭자히 피 흘렸어도아기가 건실하단 말 들으면그 기쁨이 더하고 또 더하네.그러나 기쁨 뒤엔 다시 슬픔이 일어나니그 고통이 몸과 마음에 사무치네.
FM 전파 통해 대중포교“미디어 홍수 속 소중한 가치 지켜내요!” 최윤희 불교방송 라디오제작국장 1990년 불교방송 공채 2기로 입사했다. ‘차 한 잔의 선율’, ‘거룩한 만남’, ‘무명을 밝히고’, ‘성전스님의 행복한 미소’, ‘정목스님의 마음으로 듣는 음악’, ‘월호스님의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특집 다큐멘타리, 대승불교의 고향 간다라를 가다’ 외 다수의 프로그램 및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연출한 바 있다.1990년 11월의 어느 늦가을 오전, 서울 마포 다보빌딩 15층에서는 BBS불교방송 공채 2기
카필라 성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송아지와 어린 양들이 풀을 뜯고 있어요. 참이와 꽁이는 샤카족 아이들과 술래잡기하고 있었죠. 따뜻한 바람에 꽃향기가 실려 옵니다. “샤프란 향기다. 찾으러 가자!”꽁이가 뛰어가는 아이들에게 소리쳤어요.“꽃은 찾아서 뭐하게~ 더 놀자~”풀밭에 누워있던 맹이가 벌떡 일어났어요.“같이 가~”키 큰 나무가 하늘을 드리운 숲속으로 들어가자 새소리가 들리는 곳에 옹달샘이 보이고, 보라색 샤프란 꽃밭이 펼쳐졌어요. 바구니 가득 꽃을 딴 아이가 말했어요.“내가 제일 앞에서 꽃길을 만들래.”참이가
최순열시인.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동국대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 동국대 연구처장·부총장을 역임했다. ‘언어관과 문학교육’ 등 문학교육론과 ‘한국문학의 정통성과 불교’ 등 불교문학 관련 글을 썼다. 시집 〈슬픈 어릿광대〉, 〈토란잎〉 등을 출간했다. 근대 이후의 한국 불교문인의 면면을 언급하기 이전에, 여전히 불교문학과 불교문인이라는 표제어가 그 개념의 보편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주변부적인 입지에 머물고 있음에 대한 반성을 전제한다. 사실 근·현대의 몇몇 문인을 두고 섣불리 불교문인이라 명명하는 것이
이진숙1993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원숭이는 날마다 나무에서 떨어진다〉, 〈판다를 위하여〉, 〈발가락이 그립다〉 등이 있다. 저는 선생님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선생님의 얼굴 또한 기억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모든 것을 기억해내기엔 제가 너무 어렸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 정규교사가 아닌 방과 후 주산을 가르치는 키 작고 술주정뱅이에 가까운 초라한 얼굴의 남자선생님이라는 것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선생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종종 있고, 그때마다 선생님의 안부와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