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자연치유력이 저하되어, 사계절에 걸쳐 남녀노소 구분 없이 비염이 유행하고 있다. 또 공기오염과 미세먼지 등이 심해지면서, 코를 비롯한 호흡기 건강에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한의학에서 코는 허공의 천기(天氣)와 통하는 호흡 기능의 첨병으로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여 신통한 화로라는 뜻에서 ‘신로(神盧)’라고 부른다. 안으로 폐장과 연결되어 호흡과 향취(香臭)를 담당하므로 코의 건강을 통하여 폐장을 포함한 호흡기의 전반적인 상태를 진단할 수 있으며, 코의 상태를 통하여 여러 가지 건강정보를 얻을 수 있다.그 중에
겨울이 길었던 만큼 봄에 대한 그리움도 깊습니다.올 봄은 3.1절 100주년과 함께 금세 찾아왔습니다.언 눈을 녹이는 따스한 온기처럼,우리 마음을 녹여줄 봄 향기를 선시와 그림에 담았습니다.편집국에서 선별한 중국 선시의 한자는대만 ‘중화전자불전협회 신수대장경’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陽鳥啼聲噎桃花笑瞼開芒鞋靑竹杖終日自徘徊학 울음소리 목이 메는데복숭아꽃 환하게 피어나네.짚신에 대지팡이 벗 삼아온종일 (그 앞을) 서성이네.천태덕소(天台德韶, 891~972) 大林寺 桃花人間
한 영감이 한밤중에 혼자서 밤낚시를 갔더란다. 그날 밤 이상하게 고기들이 입질을 잘해주었다. 낚시를 던지면 물고, 그것을 끌어올려 구럭에 담고 또 던지면 물었다. 크기가 팔뚝만한 물고기들이었다. 어깨와 팔이 뻐근해지고 옆구리가 아리도록 고기를 끌어올렸다. 짐작에 한 아흔아홉 마리 잡은 듯싶었으므로, 잠시 허리를 펴고 쉬면서 고기구럭을 넘겨다보았다. 그런데 고기가 한 마리뿐이다. 영감은 깜짝 놀라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때 뱃머리에 걸터앉은 시꺼먼 도깨비가 히히히 웃었다. 순간 영감은 이때껏 도깨비한테 우롱을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해외여행 3,000만 시대다. 매년 3,000만 명 이상이 해외를 다녀온다는 말인데, 우리의 살림살이가 그만큼 나아졌다는 얘기고, ‘여행’이 그만큼 우리의 일상 깊숙히 들어왔다는 말일 것이다. 해외에 나가려면 주로 공항 내 체크인 카운터를 통해 출국수속을 진행해야 한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항공사 승무원들이다. 이들 중 한 명이 이번 호의 주인공, 김영주(25) 씨다.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제2 여객터미널도 개장해 여행객들이 보다 편리해졌
경주 손 씨, 여강 이 씨 500년 집성촌이언적 등 명현(名賢)의 향훈 오롯경주 양동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국민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35년 간 객지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 적지 않은 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일흔이 된 지금도 어릴 때 추억은 생생하다. 어쩌면 고향 마을로 돌아온 후 양동전문해설사로 일하면서 옛 기억을 자주 떠올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전통문화가 일상이던 어린 시절돌이켜보면 당시 또래 아이들과 밤낮없이 개구쟁이 짓을 많이 했다. 봄이면 앞산 성주봉에 올라 보릿고개에 허기진 배를 진
‘중생 보듬는 눈·귀 갖겠다’불순 왕자 서원에서 비롯사람으로 태어나기란 아주 커다란 행운이요 그보다 더 큰 행운은 부처님이 살아계시는 시절에 태어나서 가르침을 직접 듣고, 출가 수행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관세음보살님이 딱 그랬습니다. 이 행운을 전부 다 누린 분이지요. 그런데 부처님을 따라 수행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그대는 장차 부처가 될 것이다.”라는 예언까지 들었습니다. 심지어 “그대의 이름을 관세음으로 하리라.”는 말씀까지 들었을 정도입니다. 굉장하지 않습니까?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아주 오래 전 일입니다. 이 세상
코살라국은 마가다국과 함께 인도 대륙의 남북을 가르는 맹주였다. 영토를 확장해가던 국왕 마하꼬살라는 남부를 차지한 경쟁자인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에게 자신의 딸 웨데히를 시집보내며 정치적 동맹을 맺었다. 그는 딸의 지참금으로 비단 산지인 카시(Kashī, 현재의 바라나시)를 빔비사라왕에게 주었다. 그리고 빔비사라왕의 누이를 자신의 아들 파세나디와 혼인시켰다.파세나디가 왕위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복형제들을 살육했고, 왕권강화를 위해 신하들을 죽였으며, 그 과정에서 숱한 살해 위협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
90개 칼리지 모인 연합대학 형태‘부처님 땅에서 불교공부’ 큰 매력인도 델리대학에서 공부를 마치고 떠나온 지 벌써 7년이 흘렀다. 그 후 다시 인도를 방문하지 못해 최근 델리대학의 상황은 알지 못한다. 델리대학 불교학과는 필자가 재학 중일 때도 학사운영이나 재학생 구성 등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짐작컨대 그 이후에도 당연히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인 재학생도 없고, 인도의 지인들도 다 졸업을 한 상황이어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최신 정보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생생한 현지의 모습을 전하지는 못하겠지만 델리대학
3월이란 계절을 생각하니 마침 떠오르는 책이 있다. 장 지오노(1895~1970)의 이다. 꽤 여러 해 전에 읽어서 책을 찾기 위해 서가를 뒤져봤으나 안 보였다. 아하, 누구에게 빌려 주었나본데 기억을 못하겠다. 나무를 심는 계절을 앞두었으니 이 책이 적당한데, 다시 살 수밖에.차를 몰고 60km를 달려 서울 교보문고로 갔더니 재고가 바닥났단다. 그래서 주문을 하고 며칠을 기다려서 책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반가웠다. 이 반가움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책이 스테디셀러가 됐을 정도로 인기가 있어서 그 큰 서점에
뉴델리에서 출발하는 다람살라행 비행기 역시 이른 아침 시간이어서 한국에서 출발할 때처럼 새벽 일찍 일어나야했다. 뉴델리 공항은 아침부터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새치기 하는 사람들로 인한 작은 실랑이 속에서 수속을 마치고 나니 피곤이 더해졌다. 그렇게 상당히 먼 탑승게이트에 도착하고 나서야 분주했던 아침을 뒤로한 채 한 숨 돌릴 수 있었다.다람살라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게이트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객은 물론 티베트 및 아시아 여러 나라의 스님들도 많았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지만 이 게이트에 모인 우리들은 모두 내일
란쌍 왕조 이후라오스인 일상에불교 깊숙히 뿌리 내려국민의 90% 이상이 불교 신자인 라오스에는 어느 곳을 가도 크고 작은 절이 있다. 길에서 한 무리의 스님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금세 또 다른 무리와 마주치게 된다. 나라 자체가 마치 커다란 법당 같다. 종교를 넘어 불교가 일상에 깊이 뿌리내린 라오스를 소개한다.삶의 질 낮지만 얼굴엔 온화한 미소메콩강이 국토를 남북으로 크게 가로지르는 라오스의 공식 국명은 ‘라오 인민 민주주의 공화국(Lao People’s Democratic Republic)’이다. 나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새해가 오는가 했는데 어느새 춘분이 지나고 있습니다. 거짓말처럼 날이 포근합니다. 추위란 원래 그런 것이겠지요. 봄 앞에선 슬슬 꼬리를 숨기니 말입니다. 아버지, 그곳에도 봄은 왔는지요? 가끔 아버지 생각이 날 때마다 막연히 잘 계실 거라는 믿음이 앞서서인지 안부도 여쭙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 글은 아버지께 쓰는 첫 편지이니 말입니다. 글이 두서없는 것은 그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아버지, 참 많은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아버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눈 지 벌써 50여 년이나 흘렀습니다. 중학생이었던 제가 그때의 아버지보다 지금은 나이
지난 3월 1일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항거해 전 민족이 일어나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3.1운동 100주년이었습니다.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들불처럼 일어난 이 민족운동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승국의 식민지에서 일어난 최초의 대규모 독립운동으로 세계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천태종 상월원각대조사께서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그 참혹한 광경을 목도하셨고, 훗날 소백산 구인사를 창건하셨습니다. 그 후 천태종을 중창하고자 새불교운동을 전개하셨는데, 이 때 일제강점기 때의 기억 또한 적지 않게 반영됐으리라 짐작합니다. 이에 불교
대한불교천태종의 3대 지표는 천태종의 이념이자 실천원리이다. 애국불교 · 생활불교 · 대중불교의 실현은 천태종의 목표일뿐 아니라, 한국불교가 추구하는 이념적 종착지이기도 하다. ‘위대함’이란 시대정신의 소산이면서도 그 시대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 만약 어느 특정한 시대에 특정한 인물들에게만 유용한 이념이라면, 그것은 단순히 하나의 주의(主義)나 주장은 될 수 있을지언정 진리를 표방할 수는 없다. 따라서 3대 지표는 21세기의 나침반이기도 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기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현대물리학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물리학자다. 그는 ‘미래의 종교는 그 교리가 과학적으로 뒷받침되고 과학자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고, 이러한 종교를 ‘우주적 종교(cosmic religion)’라고 불렀다. 우주적 종교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직관하는 종교적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아인슈타인은 이 감정을 특별히 ‘우주 종교적 감정(cosmic religious feeling)’이라고
미륵불(彌勒佛)이 미래에 오실 부처님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안다. 지금은 도솔천에서 미륵보살의 모습으로 수행을 하고 계신다. 즉, 현재는 보살의 상태이다. 미륵은 범어 ‘마이뜨레야(Maitreya)’의 음역이고, 자씨(慈氏)로 한역된다. 우리가 사랑을 언급할 때 ‘자비’ 또는 ‘대자대비’라고 하는데, 이때 자비의 ‘자(慈)’는 미륵보살을 지칭하고, 중생을 연민하는 ‘비(悲)’는 관세음보살을 지칭한다. 현재 관세음보살을 부를 때 명호 앞에 ‘대자대비’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자비’의 어원을 감안할 때, 대자대비 역시 미륵보살과 관세음
지난 호 ‘차안과 피안을 잇는 다리’ 상편에서 호남지역에 남아있는 여수 흥국사 홍교, 순천 송광사 삼청교ㆍ우화각과 선암사 승선교, 곡성 태안사 능파각ㆍ능파교를 소개했다. 이번호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불국사(佛國寺) 경내에 있는 연화교(蓮華橋)ㆍ칠보교(七寶橋)와 청운교(靑雲橋)ㆍ백운교(白雲橋), 강원도 고성 건봉사(乾鳳寺) 능파교(凌波橋)와 고성 화암사(禾巖寺) 돌다리로 안내한다.대한민국 사람 누구다 다 아는 국내 명소는 몇 곳 되지 않는다. 그 중 첫 손에 꼽힐 만큼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곳이 석가탑과 다보탑이 있는 경주
육근이 여러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려면, 마음공부와 함께 육근이 건강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신체기관인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는 생체의 정기(精氣)에서 비롯된다. 정기가 없으면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지각할 수 없다. 또 이목구비(耳目口鼻)와 혀는 얼굴의 오관(五官)으로, 우리 몸 안의 오장(五臟)과 직결되므로 양생(養生)에서 매우 중요하다.귀는 몸의 창문이고, 눈은 거울과 같다. 보는 것이 너무 많으면 거울이 흐려지고, 듣는 것이 너무 많으면 창문이 닫힌다. 귀와 눈으로 밝게 꿰뚫어 보고 듣는 힘은 몸의 입장에
100세 시대가 되면서 돈이 없는 노후는 축복이 아니라 고통이 되었다. 노후가 두렵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나온 우스갯소리가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이다. 어떤 유명한 생물학자 두 명이 ‘120살까지 인간이 살 수 있다.’와 ‘없다.’를 놓고 내기를 했다고 한다. 과연 인간의 평균 수명이 120살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돈이 없는 상태에서 100세 시대는 두려움의 대상이다.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노후에 대한 재정계획이 없다. 많은 사람이 충분한 준비 없이 은퇴하게 된다. 부처님도 열심히 돈을 벌라고 하셨다. 노
세상 참 편리해졌다. 돌이켜보면 50년 전만해도 산에서 나무를 주워 땔감으로 썼다. 1980년대 후반까지는 연탄이 최고의 난방 연료였고, 가마솥에 밥을 하다가 전기밥솥이 등장한 시기도 40년 전이다. 세탁기의 발명은 100년이 됐지만, 보급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필자의 어린 시절만 해도 집안에 빨래방망이 소리가 끊일 날이 없었다. 이제 쌀과 물을 붓고 버튼을 눌러 밥이 되는 걸 신기해하는 사람은 없다. 세제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탈수는 물론 건조까지 되는 기계를 신기해하는 사람도 없다. 인공지능 자동차나 드론 택배가 눈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