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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六根)으로 보는 건강3. 코(鼻)
  • 글 · 김경철(동의대 한의대 교수)
  • 승인 2019.05.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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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는 인체의 면역력 가늠자

인체의 자연치유력이 저하되어, 사계절에 걸쳐 남녀노소 구분 없이 비염이 유행하고 있다. 또 공기오염과 미세먼지 등이 심해지면서, 코를 비롯한 호흡기 건강에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한의학에서 코는 허공의 천기(天氣)와 통하는 호흡 기능의 첨병으로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여 신통한 화로라는 뜻에서 ‘신로(神盧)’라고 부른다. 안으로 폐장과 연결되어 호흡과 향취(香臭)를 담당하므로 코의 건강을 통하여 폐장을 포함한 호흡기의 전반적인 상태를 진단할 수 있으며, 코의 상태를 통하여 여러 가지 건강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 중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 바로 코의 상태로서 정기(正氣) 즉, 인체면역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항생제 남용이 비염  ·  아토피 피부염 ·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높인다는 논문과 기사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깨끗한 위생환경은 오히려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질병에 더 잘 걸리게 한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생활 외부환경과 관련하여 ‘코 – 피부 – 기관지 – 폐장’ 라인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계통이 공기를 통하여 인체 생명력을 유지하므로, 인체 면역력 강화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계통의 기능이 저하되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알레르기 비염이 생긴다. 맑은 콧물이 만성적으로 흐르는 증상이나 코막힘 등으로 고생하는 등의 증상은 몸이 온도  ·  습도  ·  바람 등 기후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또 봄날의 코피 등은 신체 컨디션 조절의 실패이며, 부비동(뇌와 턱관절 사이)의 축농증[鼻淵]은 코에 축적된 노폐물이 두뇌까지 손상되게 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코가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면역력 유지에 아주 중요하다.

| 건강 차 마시기와 코 세척

먼저 코의 건강을 위한 보편적인 차로는 천궁과 당귀를 함께 달인 차가 알맞다. 이 차는 머리도 맑게 하고, 여성의 건강에도 좋다.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경우는 목련꽃봉오리차가 좋다. 한약으로는 ‘신이(辛荑)’라고 하는데, 확 피기 전 꽃봉오리의 향긋한 향이 코를 건강하게 한다. 녹차나 홍차, 보이차와 자스민차도 코 점막에 좋다.

최근에는 작두콩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차들은 신체 컨디션 조절에도 도움을 주므로, 연한 농도로 따뜻하게 마시면 더욱 좋다. 또 사상체질별로 소음인은 계지(桂枝) · 천궁 · 생강 · 귤피차가 좋고, 소양인은 우엉이나 우엉뿌리 · 박하 · 각종 꽃차가 좋으며, 태음인은 맥문동 · 더덕 · 행인(杏仁) · 백지(白芷)차가 좋고, 태양인은 앵두 · 모과차가 좋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매일 저녁 코를 세척하는 양생법도 코의 위생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공기오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코 속 노폐물 제거에 알맞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몇 가지를 소개한다. 적당한 온수에 좋은 소금을 풀어 코로 흡입하고 뱉어내는 방법을 수회 반복함으로써 코 속을 세척하는 것이다. 매일 꾸준히 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소금 외에 한약의 칡(갈근)과 백지 달인 물이나, 창이자 · 강활 등을 달인 물로 세척해도 좋다. 냉기에 민감한 체질은 계피-생강차로 세척하길 권한다. 이 경우, 농도는 연하게 해야 한다. 흔히 마시는 커피가 그러하듯이, 우리는 보통 농도가 진한 것을 많이 선호하는데, 연한 농도로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게 신체에 유익하다. (다소 의아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커피점에서 판매하는 것의 1/10 정도로 농도를 맞추길 권한다.)

| 코 훈증과 각탕

또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자연 약재의 향기를 이용하는 훈증요법도 코의 건강에 유익하다. 박하  ·  방풍  ·  강활  ·  맥문동 등의 약재를 유리 주전자에 넣고 아주 약한 가스불에 연하게 달여, 조금 식힌 후 따뜻한 김을 쏘이는 것이다. 저녁 식사 후 여유로운 시간에 하면 된다. 몸이 냉한 사람은 계피 · 생강이나 건강차를 훈증하면 좋고, 신체가 비만이면 도라지  ·  더덕  ·  백지차의 따뜻한 김을 훈증하면 된다. 훈증하고 남은 약재물은 그냥 버리지 말고, 면봉에 적셔 좌우 비강 안을 세척하도록 한다. 훈증 10분과 면봉 세척 10분을 합쳐 20분 정도 하면 된다.

만약 항상 피로하거나, 손발이 차거나, 늘 어깨가 아프고 축 처지는 경우, 비만 등으로 노폐물이 많은 경우라면, 훈증과 함께 족욕 · 각탕(脚湯) 등을 병행하면 더욱 뛰어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족욕은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족욕기로 하면 된다. 20∼30분 정도 하면 효과가 좋다. 각탕은 족탕보다 조금 더 구색을 갖추어야 하는 대신 효과가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무릎 바로 밑까지 물이 오도록 하는 각탕은 비싼 도구를 구입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릎 길이에 맞는 세로 높이의 (좁고 깊은) 통을 마련해 집에서 뜨거운 온수를 받아, 바닥에 수건을 깔고 하면 된다. 온기가 20분 정도는 충분히 지탱하니까, 각탕 효과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가령 저녁 뉴스 시간에 할 경우에는 코의 건강도 잡고, 피로도 잡고, 뉴스도 보는 등 일거삼득이다. 훈증과 각탕은 1주일 단위로 매주 3회 정도를 하면 된다. 월 · 수 · 금 또는 화 · 목 · 토 등으로 정해서 실천하면, 꾸준히 할 수 있다.

| 온  ·  습도의 조절과 음식의 온도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는 약재를 이용한 훈증요법을 꾸준히 실행해 코와 호흡기 건강을 챙기면 좋다. 훈증요법과 아울러 거주하는 공간의 온도  ·  습도  ·  바람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 · 코 · 기관지 · 폐장은 호흡과 관련하여 하나의 네트워크 계통을 이룬다. 특히 온도 · 습도 · 바람에 민감하므로 관련 전자제품을 활용하거나 젖은 수건이나 솔방울 등을 활용한 관리가 필요하다.

코는 특히 온도에 민감하다. 그런데 이 온도는 공기의 온도만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온도도 포함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평소 따뜻한 음식을 먹고, 따뜻한 차나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게 좋다. 음식의 온도는 맛에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바로 만든 음식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음료수로 마시는 차 종류도 항상 따뜻하게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코와 호흡기 전반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요즘 주위를 살펴보면, 시원한 음식이나 차가운 물과 차를 즐겨 마시는 것을 자랑거리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사람이 온혈동물이란 점과 함께 나이 든 사람들의 체온이 떨어지는 점만 고려하더라도 건강과 체온, 건강과 음식 온도와의 깊은 관련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매운 맛집 등 자극적인 열성 음식을 섭취해 위장과 호흡기 계통을 괴롭히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 역시 코와 같은 호흡기 기관의 기능을 피로하게 하는 행위이므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

| 코 마사지와 후두부(後頭部) 박타공

코의 건강을 위한 마사지 운동으로, 먼저 오른손 둘째손가락으로 코 밑의 인중 부위를 좌우로 오고가면서 36회 마찰한다. 다음으로 (안경은 벗어두고) 양손의 둘째 손가락으로 콧등의 좌우 아래부위를 상하로 오고가면서 강하게 36회 마찰한다. 오전  ·  오후  ·  저녁 등

1일 3회 정도 실시하면 좋다. 코 마사지 운동은 마찰열로 인하여 순환이 촉진되고 노폐물도 배출하므로 코 막힘 증상이 없어지고 기분 또한 좋게 된다.

그런 다음에 코 건강을 위해 후두부 박타공을 하면 더욱 좋다. 좌우 뒷목의 머리카락이 시작하는 부위에 있는 오목한 부위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그리고 양쪽 귀쪽으로 가면서, 가볍게 주먹을 쥐고 귀가 살짝 울리도록, 양손을 이용하여 좌우를 동시에 각각 8회에서 24회까지 두드리는 것이다. 신체 전후 상대성 이론에 입각하여 신체 뒤쪽을 자극하여 신체 전면의 코와 눈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운동법이다. 후두부 박타공은 머리의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크므로, 후두부 두통  ·  스트레스  ·  혈압에도 알맞고, 작업 도중의 기분 전환 용도에도 알맞다.

| 코 건강에 유익한 호흡

신체를 두드리는 운동과 함께 편안한 자세에서 가지런하게 하는 호흡은 코의 건강에 아주 중요하다. 코는 공기를 호흡하는 기관으로서 호흡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호흡을 고요하고 가늘고 바르게 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감정을 조절하면, 코의 위생과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특정 시간을 정하지 말고, 생각할 때 수시로 하는 게 좋다. 먼저 코밑 인중에 가벼운 깃털이 있다고 가정하고, 깃털이 날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고요하게 들숨과 날숨을 쉬어보자. 코 안의 온도  ·  습도  ·  바람 상태가 조절되고, 코와 연결된 두뇌  ·  호흡기 등의 기능이 함께 올라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코와 입의 청결을 위해 코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입으로 탁한 기운을 내뿜는 토납법도 좋다. 가만히 앉거나 서서, 상체를 굽히며 천천히 ‘하~’ 소리를 내면서 길게 숨을 내뱉는다[吐]. 이어서 상체를 일으키면서 코로 상대적으로 짧고 강하게 숨을 들이마신다[納]. 1회 3∼5분 정도로 수시로 하도록 한다. 토납법은 코로 하는 정상 호흡에서 벗어나는 임시방편이지만, 코와 입 그리고 전신의 노폐물 배출에 아주 좋다.

그리고 평소 원활한 호흡을 위하여, 아침에 세수하면서 반드시 코를 세차게 몇 번씩 풀어 코딱지와 불순물을 제거하도록 한다. 특히 고령자는 코털 제거와 함께 필수적으로 코풀기를 실천하면 코 건강에 도움이 된다.

만약 코 안이 건조하거나 불편하면, 둘째손가락으로 좌우 어느 한쪽의 코 날개(鼻翼)를 눌러 코를 막고 힘차게 몇 번씩 숨을 쉬도록 한다. 반대편도 마찬가지로 한다. 누구나 실행해보면 느끼겠지만, 대개의 사람은 좌우 어느 한쪽의 콧구멍 호흡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 약한 쪽의 콧구멍 호흡을 2, 3배 더 하도록 한다.

또 요즘 등산 인구가 증가했는데, 공기 좋은 산에 올라가서 힘찬 심호흡을 여러 차례 반복해 코  ·  기관지  ·  폐장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으로도 몸속 노폐물 제거와 호흡기 건강을 보다 잘 챙길 수 있다.

글 · 김경철(동의대 한의대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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