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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六根)으로 보는 건강2_귀(耳)귀는 몸의 창문, 정기(精氣) 잘 지켜야 건강
  • 글 · 김경철(동의대 한의대 교수)
  • 승인 2019.03.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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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이 여러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려면, 마음공부와 함께 육근이 건강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신체기관인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는 생체의 정기(精氣)에서 비롯된다. 정기가 없으면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지각할 수 없다. 또 이목구비(耳目口鼻)와 혀는 얼굴의 오관(五官)으로, 우리 몸 안의 오장(五臟)과 직결되므로 양생(養生)에서 매우 중요하다.

귀는 몸의 창문이고, 눈은 거울과 같다. 보는 것이 너무 많으면 거울이 흐려지고, 듣는 것이 너무 많으면 창문이 닫힌다. 귀와 눈으로 밝게 꿰뚫어 보고 듣는 힘은 몸의 입장에서 보배라고 할 수 있다. ‘총명(聰明)’이나 ‘성인(聖人)’ 같은 한자 단어는 영리하고 지혜와 덕망이 뛰어난 상태를 말하는데, 이 한자에서도 귀와 눈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만약 노동이 과도하면 정(精)이 흩어지고, 지나치게 마음을 쓰면 귀와 눈이 흐려진다. 그러므로 미리미리 심신의 피로를 방지하여, 오장의 정기(精氣)를 잘 저장함으로써, 건강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구나 오장과 오관의 건강은 안면 미용과도 연계되어, 자신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미용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목구비(耳目口鼻)에서 귀는 가장 영특한 기관인데, 고품격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입은 음식을 직접 접촉해야 맛을 볼 수 있으므로 가장 물질적인 저차원의 기능이며, 코는 거리가 떨어져도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입보다는 차원이 높다. 그래서 입과 코는 땅의 음(陰) 기운과 통한다고 본다. 또 눈은 냄새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저 멀리 있는 건물이나 산과 같은 대상을 볼 수 있어 코보다 차원이 높다고 할 수 있으며, 귀는 눈이 볼 수 없는 신체 뒤의 소리도 입체적으로 듣는 다면적인 기능을 하고, 취침 중 소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볼 때 귀와 눈은 하늘, 즉 양(陽)의 기운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귀는 우주 공간의 흐름이나 인간 역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고품격 기관이다. 바로 우리의 맑은 정신상태가 가장 잘 반영되는 곳이라는 말이다. 귀의 건강이 육체와 정신 차원에서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나이가 들어 노화현상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귀의 기능이 떨어져서 이명, 난청 등이 나타난다. 단순히 육체적인 노화뿐만 아니라, 정신력의 쇠약을 뜻하기도 한다. 이 점이 바로 건강장수와 신행생활에서 귀의 건강이 뜻하는 특별한 의미라고 하겠다.

| 성생활ㆍ스트레스도 연관

다소 의아하게 여겨지겠지만, 육근에서 귀와 눈의 건강은 남녀 성생활과 관련이 깊다. 섹스를 단백질 등의 물질적인 소모로만 여기는 현대의학과 달리, 한의학은 자신의 정기신(精氣神)의 소모로 판단한다. 섹스로 배설하는 정기는 귀와 눈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과도한 섹스로 정기가 허약해지면, 월경통과 생리불순, 음두(陰頭)가 차고, 귀가 어두워지고, 눈이 어지럽고, 머리털이 빠지며, 허리와 무릎이 노화되어 시리고 통증이 생긴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귀와 눈의 건강과 관련하여 남녀 성관계를 조절해야 한다. 가령, 20세 남자는 4∼5일에 한 번, 30세 남자는 8∼9일에 한 번, 40세 남자는 16∼20일에 한 번, 50세 남자는 20∼30일에 한 번 정도 사정하는 것이 적당하다. 나이 60세 이상의 남자는 마땅히 정기를 닫아 사정하지 말아야 하나, 만약 아직도 기력이 장성한 경우는 억지로 성욕을 참을 필요까지는 없다. 아무튼 지나친 성생활은 성호르몬 같은 정기를 과도하게 낭비하여 건강을 해치고 노화를 촉진함으로써, 귀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추구하는 욕심이 정도를 넘어서거나, 일상에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노역이 과도하면, 중년 이후에 성호르몬 같은 정기가 저하되어 갱년기 증상처럼 몸에서 허열(虛熱)이 나고, 귀가 가렵고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거나 종소리가 난다. 바로 머리의 뇌수(腦髓)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사실 머리의 뇌수 부족으로 나타나는 귀 울림, 난청 등은 건망증과 치매의 전조 증상이기도 하다. 고령사회에서 뇌수 부족은 정말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기력에 비하여 지나친 정신적 · 육체적 소모는 금하는 것이 좋다.

여성은 성품이 온화하면서 한편으로 민감하므로, 여러 자극에 에너지 소모가 많다. 또 꾹 참는 과정에서 분노심이 쌓여 흔히 왼쪽 귀가 울거나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된다. 민감한 여성은 예민한 안테나 ‘촉(觸)’을 좀 둔하게 하여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면서 지낼 필요가 있다.

남자는 여성에 비해 색욕을 갈애(渴愛)하므로 만약 지나치게 정기를 소모하면 젊은 시절부터 또는 중년 이후에 오른쪽 귀가 울거나 소리에 둔하게 된다. 그래서 남성은 성생활을 절제하는 습관이 귀의 건강에 특히 중요하다.

| 수식결 통해 평소 관리해야

의학적으로 살펴볼 때 평소 생활에서 귀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은 과도한 영양의 섭취, 지나친 성생활 외에 격한 분노심이 또 하나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과도한 영양으로 생성된 노폐물은 혈액을 탁하게 하여 귀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지나친 성욕은 성호르몬 같은 정기를 과하게 낭비하게 한다. 격한 분노는 한편으로는 간장과 신장의 정기와 에너지를 소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혈액과 근육 등에 가래 같은 습담(濕痰)과 어혈(瘀血)의 노폐물을 생성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건강을 해치고 귀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임상에서 젊은 사람이 승진 시험이나 직장 감사 등의 과도한 업무 처리 후, 또는 큰 고민과 갈등 후에 귀에 고름이 생긴다거나 귀가 우는 이명(耳鳴)에 걸리거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소통되지 못한 울화가 바로 질병을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생활 속에서 부처님처럼 자신의 호흡수를 헤아리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조절하는 수식결(보통 1회 100~300번의 호흡수를 헤아림)이나, 한의학의 건강운동처럼 천천히 길게 입으로 ‘하~, 아~’ 하면서 독기를 뱉어내고, 짧고 빠르고 강하게 코로 숨을 들이쉬는 토납법(입으로 뱉어낼 때 상체를 숙이고, 코로 들이쉴 때 상체를 곧게 편다.)을 하면 좋다. 1회당 10번 정도 하면서 자신을 관리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음식 중에 양고기 요리가 있다. 한국 국민의 건강을 생각할 때,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양고기는 간장과 신장을 보익(補益)하고, 혈액 형성을 도와주므로, 태생적으로 허약하거나 과도한 업무로 피로하여 노권(勞倦)한 사람에게 매우 적합한 음식 재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양고기는 귀의 건강에 도움을 주므로, 다양한 요리로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금구이도 좋고, 탕으로 섭취해도 좋다. 특히 당귀 · 천궁 · 백작약 · 지황 같은 한약 식재료와 같이 탕이나 수육 등으로 섭취하면 좋다.

그러나 양고기만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은 혈액을 혼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삼가야 한다. 현대인은 영양과잉 섭취로 비만 · 고지혈증 · 당뇨병 ·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이 흔히 생기는데, 고량진미(膏粱珍味)를 많이 섭취한 결과, 좌우의 귀가 모두 울거나 소리가 들이지 않는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음식 섭취의 상태를 점검하고, 축소와 절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가령, 토요일 하루 생수나 과일 주스를 섭취하여 신체의 독소를 해독하는 절식을 하거나, 1일 2회 식사하거나 또는 세끼 식사의 양을 줄이는 등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 귀 건강 위한 지압과 마사지

사람의 귀는 자체적으로 움직임이 극히 부족하므로, 귀의 건강을 위하여 지압과 마사지 같은 자극 운동이 필요하다. 귀의 부위가 얼굴 측면에 있어 목과 척추와 연계되므로, 귀의 건강 운동은 목과 척추를 풀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먼저 척추 운동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선 자세로 양팔을 위를 향하도록 크게 펼치고, 눈은 하늘을 향해 가슴을 펴고, 등판과 몸통을 천천히 크게 젖히는 운동을 8∼24회 실시한다. 다음으로 양손을 깍지 끼고 천천히 올려서 가슴 앞에서 한 번 뒤집고 하늘 위로 쭉 뻗도록 한다. 마치 기지개 하듯이 말이다. 이때 턱을 들어, 눈은 위로 뻗친 양 손등을 보도록 한다. 잠시 동작을 멈추고 아랫배로 복식호흡을 몇 번 한다. 그런 다음에 허리를 천천히 굽히면서 깍지 낀 양손바닥과 머리가 땅을 보도록 한다. 잠시 있다가 천천히 일어난다. 8회 정도 반복한다.

다음으로 목은 몸과 머리의 기운이 교차하는 부위이므로, 얼굴의 오관 운동 전에 준비운동 차원에서 목 운동이 필요하다. 먼저 목을 숙였다가 천천히 왼쪽 방향으로 크게 회전한다. 목 근육이 경직된 부분이 풀어지도록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천천히 크게 4∼8회 돌리는 것이다. 다음은 동일한 동작을 오른쪽 방향으로 천천히 크게 4∼8회 돌린다. 두 번째 목 운동은 선 상태에서 목을 약간 뒤로 재끼며 거북이 목처럼 늘여 빼듯이 앞으로 쭉 내밀며 수직방향으로 크게 원을 그려 목을 앞으로 숙인 후 원래 위치로 당기는 회전운동을 한다. 목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천천히 4∼8회 회전한다. 그런 다음에 목을 아래로 뺀 후 들어 올리듯 역방향으로 천천히 4∼8회 회전운동을 한다. 세 번째 목 운동은 가급적 어깨는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왼쪽 방향으로 목을 빼서 오른쪽 수평방향으로 천천히 크고 길게 180도 회전하는 운동을 4∼8회 한다. 그런 다음에 반대 방향에서 동일한 회전운동을 4∼8회 하도록 한다.

이처럼 척추와 목의 긴장을 풀고, 귀를 자극하는 지압과 마사지를 실시한다. 먼저 귀 마찰이다. 양손의 둘째와 셋째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양쪽 귀 앞뒤에 확실하게 부착하고 위아래로 마사지한다. 1번에 36회 실시한다. 또 다음으로 귀 구멍 자극이다. 양손의 둘째손가락으로 양쪽 귀 구멍을 꽉 막았다가 순간적으로 손가락을 때면 ‘뻥~’하고 울린다. 이를 1번 8회 반복한다. 동작하는 동안에 절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 마지막은 천고법(天鼓法)이다. 하늘의 북소리라는 뜻을 가진 귀 자극 운동이다. 양 손바닥으로 양쪽 귀바퀴를 앞으로 접어 귓구멍을 꽉 틀어막는다. 그리고 둘째 손가락을 셋째 손가락 위에 놓았다가, 뒷머리 말랑말랑한 부위를 강하게 ‘퉁~’하게 울리도록 튕긴다. 1번에 36회 하도록 한다. 이 천고법은 공명 작용으로 두뇌 기능의 회복에도 많은 도움을 주므로, 중풍과 치매의 예방과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글 · 김경철(동의대 한의대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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