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길었던 만큼 봄에 대한 그리움도 깊습니다.
올 봄은 3.1절 100주년과 함께 금세 찾아왔습니다.
언 눈을 녹이는 따스한 온기처럼,
우리 마음을 녹여줄 봄 향기를 선시와 그림에 담았습니다.
편집국에서 선별한 중국 선시의 한자는
대만 ‘중화전자불전협회 신수대장경’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일러스트=한용욱>

陽鳥啼聲噎
桃花笑瞼開
芒鞋靑竹杖
終日自徘徊

학 울음소리 목이 메는데
복숭아꽃 환하게 피어나네.
짚신에 대지팡이 벗 삼아
온종일 (그 앞을) 서성이네.

천태덕소(天台德韶, 891~972)

<일러스트=필몽 · 최은진>

大林寺 桃花
人間四月芳菲盡
山寺桃花始盛開
長恨春歸無覓處
不知轉入此中來

대림사 복숭아꽃
인간(세상)의 사월은 꽃향기 다했건만
산사의 복숭아꽃 이제 한창이네.
봄이 가면 그리워 머무는 곳 찾았는데
이곳에 들어와 있는 줄 알지 못했네.

백거이(白居易, 772~846)

<일러스트=서라별 · 최영미>

人境俱奪
梨花千萬片
飛入淸虛院
牧笛過前山
人牛俱不見

사람과 경계가 모두 없어지다
배꽃 천만 조각이
청허원에 날아드네.
목동의 피리소리 앞산 지나는데
(배꽃 잎에 가려) 사람과 소 모두 보이지 않네.

휴정(休靜, 1520∼1604)

<일러스트=조우 · 김성자>

終日尋春不見春
芒鞋踏遍隴頭雲
歸來笑拈梅華嗅
春在枝頭已十分

종일 봄을 찾았지만 봄은 보이지 않네.
짚신 신고 언덕 위까지 두루 다녔네.
돌아와 매화 집어 들고 진한 향기를 맡네.
봄은 이미 매화가지 끝에 와 있었네.

모 비구니 스님(송ㆍ원나라 추정)의 오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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