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는 가마솥밥과 누룽지가 유명하다. 신문·방송이나 SNS를 통해 통도사의 밥 짓는 모습을 보면 ‘굳이 별다른 설명을 붙이지 않더라도 수행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가마솥에서 떼어낸 커다란 누룽지를 보고 나면 스님의 솜씨에 놀라게 된다. ‘어떻게 저렇게 큰 누룽지를 부러뜨리지도 않고 떼어낼 수 있지? 집에서 몇 사람 먹을 분량의 밥을 하는 솥에서도 누룽지를 부러뜨리지 않고 떼기는 힘든데…….’외할머니 재 지낸 날 가마솥밥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희미한데, 초등학교 3학년 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인천의 한 사찰에서 할
부처님이 제시한행복에 이르는 길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불행에 빠지는 이유는 행복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지니거나 행복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모르기 때문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모든 번뇌에서 해방된 평정심의 상태를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다. 어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온한 부동심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다. 부처님은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복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제시했다.행복을 추구하는 두 가지 방법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구분할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은 고려의 전성기를 살았던 왕자로 출가하였다. 개인도 국가도 전성기의 경험을 되살려 개선하지 않으면 나태해진다. 정치세력도 사회도 경험과 시행착오를 곱씹으면서 날로 새로워지도록 노력해야 젊어지고 국가도 희망이 보인다. 고려 문종의 재위 중에 넷째 아들로 태어난 의천은 당시의 분위기에 안주하지 않고 불교계의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지식과 방향을 모색한 끝없는 사상의 탐구자였다.‘대각국사’란 시호이고 ‘석가’를 의미하는 존칭이다. 그의 본래 이름은 ‘후(煦)’였으나 그가 송(宋)을 찾았던 시기 철종의 이
〈범망경(梵網經)〉에는 ‘열 가지 선근인연(善根因緣)’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이 중 부부는 7,000겁의 선근인연이 있어야 맺어진다고 하니, 부부의 연 맺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이성이 만나 가정을 이룬다는 건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부처님 품 안에서 만나 부부가 되고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세 쌍의 천태불자를 만나 그들의 삶과 신행을 들어봤다.▲ 부산 삼광사 박진원·문서영 부부“청년회 볼링 소모임서 인연신행활동 든든한 도반이죠”― 글 문지연 기자‘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는 말이
고타마 붓다 재세 시에 파타차라(Paṭācārā Therī)는 사밧티(Sāvatthi) 시에 살던 한 부자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성년이 되었을 때 막일을 하던 집안의 하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녀의 부모가 부자집 아들과 약혼을 주선했을 때, 그녀는 약혼 전날 사랑하는 하인에게 함께 도망을 가자고 말했습니다. 하인은 함께 도망갈 것을 약속하고, 조금이나마 저축한 돈을 가져왔습니다. 두 연인은 살금살금 파타차라의 집에서 빠져나와 사밧티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마을로 피신했습니다.남편과 두 아이를 잃다부자의 딸이었던 파타차라는 곧
강단에 서는 일은 영광스럽습니다. 그동안 공부해온 세월이 헛되지 않아서 내가 쌓아온 지식의 결과물을 알토란처럼 깔끔하고 말끔하게 다듬어 대중에게 내보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강단에 서려면 다루는 분야에 대한 해박한 이해가 가장 우선이고, 그걸 대중에게 정확하고 쉽게 전달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강사 자신이 그 분야에 왜 관심을 가지고 일생을 걸고서 파고들었는지 동기가 뚜렷해야 하고,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 그 내용에도 알맹이가 담겨있어야 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공부를 위해서 읽고 사색하고 납득하고 꿰뚫었다 하더라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사찰에서는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아기 부처님을 법당 앞에 모시고 관불의식(灌佛儀式)을 행한다.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자세는 태어난 직후 ‘첫 일곱 걸음을 걷고 탄생게를 읊은 순간’을 상징하고, 깨끗한 물을 불상의 정수리에 부어 불상을 씻는 관불의식은 아기 부처님이 태어났을 때 나가(Naga, 용)들 또는 인드라와 브라흐만이 깨끗한 물로 씻어준 ‘첫 목욕’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현재의 관불의식은 첫 일곱 걸음과 탄생게, 첫 목욕이라는 부처님 탄생의 순간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의례이다.탄생불의 여러 형태천상천하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문득 떠오르는 한 가지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느 날 한순간에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오랜 세월 발전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거쳐 오늘날 세상이 이루어졌습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값진 발명품이 문명의 발전을 앞당겼고,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이 나쁜 관습을 깨뜨리는 데 기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세상이 있기까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화합과 질서’입니다.화합과 질서는 인류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공동가치입니다. 이것이 깨지면 전쟁이 발발했고, 이것이 무너지
전미경 2023년 作자연, 공존 03 _ 28x20cm _ 종이에 자연물 전미경 작가는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작품 ‘공작새’와 ‘세레나데2’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저서로 〈풀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풀꽃 그림〉·〈풀꽃으로 그린 풍경〉 이 있다.
목조불감(조선시대, 높이 33cm, 폭 22×18.1cm)감실(龕室)은 팔각이며, 3단으로 구분된 지붕은 중앙이 돌출되어 있다. 형태는 가운데 감실을 중심으로 양쪽에 문이 달려 있는 여닫이 형식이다. 감실에는 좌상의 본존과 입상의 협시보살로 구성된 삼존과 동자가 배치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지장보살, 왼쪽에는 관음보살이 서 있는데 본존과 함께 아미타 구품인을 하고 있다. 삼존의 상체는 하체에 비해 크고 얼굴은 약간 앞으로 숙이고 엄숙하지만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협시보살의 법의는 통견의로 전신을 덮고 있다. 동자는 무릎을 꿇고 정면
꿈이란 참으로 신비한 체험입니다. 꿈속의 세계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일까요? 물론 대부분의 꿈은 ‘개꿈’이라고 하는, 별로 의미를 둘 수 없는 꿈입니다. 그런데 ‘개꿈’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그런 ‘개꿈’을 꾸지 않으면 우리는 살 수가 없습니다. 수많은 ‘개꿈’을 통해 현실에서 겪는 여러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일어납니다.꿈의 작용그런 꿈의 작용을 한 번 쉽게 말해볼까요? 물에 빠진다든가 하여 “이크! 다 젖었네.”하는 꿈을 꾸고 깨어보니 ‘오줌을 쌌더라.’는 식의 체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
전미경 2023년 作자연, 공존 02 _ 28x20cm _ 종이에 자연물전미경 작가는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작품 ‘공작새’와 ‘세레나데2’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저서로 〈풀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풀꽃 그림〉·〈풀꽃으로 그린 풍경〉 이 있다.
“힐링·소통의 가상세계에서금동반가사유상 만나요!”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거세졌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이에 발맞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21년 가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에 월드맵을 구축해 ‘힐링 동산(feat. 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이라는 이름으로 새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제페토 ‘힐링 동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금동반가사유상 2점(국보
눈과 얼음을 이불 삼아 묵묵히 수행의 시간을 보낸 겨울 숲이 봄볕에 기지개를 켠다. 쭉 뻗은 소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솔향이 바람을 타고 느리게 흘러간다. 숲길에 서서 호흡을 고르고 고개를 드니 길게 뻗은 나무 꼭대기가 하늘에 닿을 듯 아득하다.예산종합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10분여를 달리면 국립예산치유의숲이 나온다. 충남 예산군 관모산과 용굴산 사이 골짜기에 자리한 이곳은 해발 300~400m의 낮은 산에 둘러싸여 있지만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 고요하고 평온하다. 전용주차장에서 나와 아미사 앞을 지나면 정문이다. 정문에
“머할라꼬 결혼할라카노.니 언니들 다 좋아 보이드나?”나는 사흘 동안 밥을 많이 먹었다. 밤참도 먹었다. 힘을 길러야 했다. 이 한마디는 작은 기력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먹고 또 먹고 그리고 토하고 다시 먹었던 시간을 지나 나는 어머니께 말을 꺼냈다.“엄마, 나 결혼할끼다.”사실은 나 자신도 잘 모른다. 이야기가 어쩌다 여기까지 도달하게 되었는지 나 자신도 완벽하게 설명할 수가 없다. 세상에는 그런 일이 있다. 어머니는 단 하나 가느다란 삶의 줄을 겨우 잡아 끌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하나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의사 집안의 2대 독자로 태어난 필자는 어머니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마마보이’로 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 데는 뜻이 없어 늘 비리비리한 모습이어서 어머니께서 마음고생이 심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서강대 1학년 여름방학 무렵인 1974년 6월 말 문득 자신을 돌아보고 ‘한심한 놈’임을 어렴풋이 인지하게 됩니다.그 후 1년간 몸부림을 치다가 독서를 통해 석가세존의 ‘독화살의 비유’를 접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어 1975년 9월 초 서강대 혜명회(慧命會)에 입회해 불교경전 공부를 시작했으며,
입춘 지나고서 날이 훨씬 푸근해졌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낮에는 볕이 곱게 부서진다. 볕 아래 있으면 옷을 하나 더 껴입은 듯하다. 볕은 금잔디처럼 대지에 쏟아진다. 입춘을 맞아 절에서 입춘방을 얻어 와서는 그걸 집에 풀칠해 붙였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고 쓰여 있다. 선행을 하면 선과(善果)를 얻게 될 것이다. 함께 받은 한 장에는 바랑을 멘 동자 그림이 있고 그 아래에 짧은 문장이 씌어 있었는데, “이 세상에 내 것 어디 있나. 사용하다 모두 버리고 갈 것을…….”이라고 적혀 있었다. 욕심을 덜 부리고 나눠주면 선과
〈젠틀 매드니스(Gentle madness)〉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우아하고 점잖은 광기’라는 뜻의 제목입니다. 이 말은 1800년대 미국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가 자기 할아버지를 가리켜서 “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거의 책에 미치다시피 한, 가장 고귀한 질병이라 할 수 있는 애서광증(愛書狂症)에 푹 젖어버린 분”이라고 소개하면서 쓴 말입니다.〈젠틀 매드니스〉는 제목 그대로 책에 미친 사람들에 관한 기록입니다. 그런데 읽는 사람보다는 모으는 사람을 소개하고 있지요. 희귀본이나 유명인사가 오래 소장한 수택본(手澤本), 명망
인류의 환경 파괴에 대한원로 자연·동물학자의 증언“이 영상은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증언입니다. 누구의 시선이 더 필요할까요?”앞뒤 상황을 잘라 먹은 뜬금없는 표현이라 여길 수도 있겠다. 그래도 여러 번 읽고 의미를 곱씹어 보면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다. 무엇에 대한 표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명확한 건 ‘데이비드 애튼버러(David Frederick Attenborough, 1926~)’라는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제작된 영상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그의 시선이 큰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
박병욱(64) 포항 황해사(주지 유정 스님) 신도회부회장은 36년 간 공직(公職)에 몸담았다. 가족 부양을 위해 한평생 일에 파묻혀 살다보니 불교와 별다른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은퇴 후 뒤늦게 천태불자가 된 그의 불교 인연담을 들어봤다.가난 싫어 공직생활 시작그는 1958년 12월 포항에서 4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셨는데,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시골 생활이 너무 힘들었던 그는 1974년 중학교를 졸업한 후 차비만 챙겨 무작정 상경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 생활은 상상보다 더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