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혼자 있는 시간과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으로 이루어진다.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행복의 조건은 혼자서도 잘 지내고 다른 사람과 함께도 잘 지내는 것이다.인생의 두 가지 지향성 : 자유와 사랑우리 인생은 복잡한 듯하지만 두 가지 지향성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다른 사람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과 친밀
서봉수 불자(65)가 부산 삼광사(주지 영제 스님) 신도가 된 시기는 2021년 봄 무렵이다. 부처님께 귀의한 지 2년밖에 안됐지만, 부산금강불교대학 중급반 회장을 비롯해 삼광사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며 그 누구보다 독실한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 천태불자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서봉수 불자를 만나 신행이야기를 들어봤다.자연스레 스며든 불교서봉수 불자는 1958년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삼형제 중 첫째로 태어났다. 그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독실하지는 않았지만 보통 농촌 가정의 불자처럼 부처님오신날 같은 큰 행사가
제가 태어난 곳은 유배문화 흔적이 남아있는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도입니다. 1952년 이곳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냈고 목포에서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도 섬에서 살았습니다. 임자도에는 초등학교가 세 곳 있었고, 중·고교는 목포로 나와 하숙이나 자취를 하면서 공부를 했는데 그나마 목포의 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은 초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40% 정도였습니다.진학하지 못한 졸업생은 가업인 농사일이나 어업을 익히거나 어릴 때부터 도시로 나가 공장에 취업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섬에서 태어나면 섬사람들의 애환을 알기에 도시에 부귀영화가 있다고 믿고
국립부여博 ‘백제 문양전’ 특별전 내년 3월까지, 인천공항박 물관서 백제 산수 문전 등 8건 8점 전시세계를 향한 첫 관문 인천국제공항에서 1,400여년 전 백제인의 꿈과 이상이 담긴 ‘명품 무늬 벽돌’이 전시되고 있다.국립부여박물관(관장 윤형원)은 인천국제공항 인천공항박물관(인천국제공항 탑승동 3층 면세구역 122번 게이트)에서 ‘백제 명품, 백제 문양전’ 특별전을 2024년 3월 29일까지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최근 국외 전시 출품 순위에서 압도적 1위(22회, 1960~2019년)를 차지한 백제 문양전(文樣塼, 무늬 벽돌)을
전남 곡성군은 영화 ‘곡성’의 유명세를 타고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섬진강과 농촌 풍경이 어우러진 편안하고 넉넉한 고장이다. 국립곡성치유의숲은 2016년 10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2년 간 조성한 인공 숲이다. 면적은 69헥타르(약 21만평). 주요 수종(樹種)은 소나무이며, 참나무류와 노간주나무 그리고 검양옻나무 등 남부 수종이 어우러져 자라고 있다. 소나무는 대부분 수령이 짧지만, 둘레가 제법 굵어 늠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곡성치유의숲은 물소리길·솔바람길·맨발숲길·야자매트길 등 4개의 길로 꾸며져 있다. 각 길은 만남
1962년, 서울 드라마센터 개관 공연 ‘햄리트(햄릿)’의 막이 올랐다. 우연히 연극을 관람한 한 청년은 원형 무대 위에 선 배우의 나지막한 독백에 감동을 받아 ‘배우’의 꿈을 키우게 된다. 이후 연극 무대에 올라 다양한 연기를 펼치던 무명의 청년은 데뷔 18년 만에 영화 ‘만다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했다. 배우 전무송(81, 법명 다정)이다.연극·영화·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전무송의 연기 경력은 어느덧 60년이 훌쩍 넘었다. 숱한 무대에 올라 대중에게 자신의 저력을 선보였지만, 여전히 “제대
조신 스님의 꿈속 세상은 참으로 괴로웠지요? 오늘은 괴로운 꿈 이야기와는 좀 다른 꿈 이야기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구운몽(九雲夢)〉 이야기입니다. 글자 그대로 ‘아홉 구름의 꿈’이라는 뜻이지요. 아홉 구름이란 이 소설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성진 스님과 팔선녀를 가리킵니다. 즉, 그 아홉 사람의 꿈이란 말이지요. 본디 스님과 선녀인데 계(戒)를 범하여 하계로 쫓겨나지요. 이 속세에서 좋은 인연을 엮어 가면서 잘 살다 깨어보니 한바탕의 꿈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조신 스님의 꿈이 괴롭디괴로운 꿈이었다면,
12세기 후반 고려는 무신집권과 국제정세의 급격한 변화라는 국내외의 커다란 시련에 직면하였다. 무신란(武臣亂)에서 무신집권으로 전환은 왕실을 뒷받침하는 정치세력의 교체이고 무신에 의하여 왕권은 이전보다 제한되었다. 다음 세기 초기 몽골족의 등장과 금에 복속되었던 거란족의 침입이 이어졌다.불교계는 종파별 변화에서 교종인 화엄종과 유가종은 문신과 결합되었다. 개경 부근 승도(僧徒)의 난은 무신의 집권에 대한 저항이었고 문신과 함께 수난을 당하였고 새롭게 종파를 구성한 천태종은 가장 미약한 종파였지만 조계종과 상통하는 선종에 속할 뿐 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 1908~2004)의 삶과 그의 사진작품을 대하면서 나는 선사(禪師)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다. 이는 그가 삶의 어느 지점에선가 불자가 된 까닭도 있겠지만 그보다 훨씬 전부터 그의 삶과 작품은 불교적이었고 선이었기 때문이다.불교는 눈에 보이는 외형적 삶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삶을 다 아우른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본래 마음자리를 그려내고 대중에게 알려주기 위해 선사들은 흔히 상징과 함축으로 가득한 선시와 선문답을 사용했다. 나 역시 젊은 시절
라자가하(Rajagaha)의 부유한 상인에게는 16살 된 ‘밧다(Bhadda)’라는 이름의 외동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매우 똑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밧다의 부모는 딸의 열정적인 성격이 딸을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을 염려하여 7층 건물의 최상층에 머물게 하였습니다. 딸이 외부의 남자와 만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밧다의 부모는 그녀를 돌볼 단 한 명의 시녀하고만 지내게 하였습니다.밧다와 강도 삿투카의 혼인어느 날 밧다는 아래 거리에서 시끄러운 소동을 듣고 창밖을 내다봤는데 한 범죄자가 처형장으로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범죄자는 강도짓을 하
돌아간다는 말은 왠지 모르게 아늑함이 느껴집니다. 앞으로만 나아가던 발길을 되돌리는 그 끝에는 집이 있지요. 하루 일과를 마치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는 피붙이가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온갖 물건들이 있고, 내가 써서 내 체취가 밴 것들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일은 ‘나’로 돌아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바깥에서의 가식적이고 사무적인 가면을 집에서는 벗습니다. 쉬고 싶을 때 우리는 모두 집을 찾습니다.평생 타지에서 지낸 이들도 죽을 때 고향을 찾습니다. 여우조차도 죽을 때 자기가 살던 언덕 쪽으로 머리를 둔다고 합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의 변곡점에서 나를 낳아준 부모에 대해 애틋한 생각을 하는 경험을 해본다. 부모님이 아프거나 돌아가실 때, 내게 인생의 기쁨이나 고달픔이 닥칠 때, 때로는 내가 부모에게 위로나 상처가 되는 말을 할 때, 뒤돌아서서 아버지나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훔쳐보기도 한다. 1,300년 전 신라의 고도 경주에는 부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세운 사찰인 감산사(甘山寺)가 있었는데, 국립중앙박물관 3층 불교조각실에 있는 국보 감산사(甘山寺) 미륵보살상과 아미타불상은 이 사찰 터에서 옮겨온 불상이다.불상 뒤의 명문과
상월원각대조사께서 단양 구인사 창건을 통해 한국 천태종을 중창한 이후 천태불교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갔다. 뭍에서 꽃을 피운 천태의 법음은 바다 건너 외딴 섬에도 전해져 섬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불심을 싹 틔웠다. 현재 일부 섬은 다리가 놓여 승용차로도 오갈 수 있고,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기도를 하거나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여름바다가 있는 천태사찰을 울릉도-남해-제주도 순으로 소개한다.1. 울릉도 삼도사·성인사·해도사― 글 조용주 기자신비의 섬 ‘울릉도’서50년 간 천태법화 꽃피워대한민국이지만 쉽게 갈 수 없고, 대부분
청동은입사향(고려시대, 높이 13.5cm, 폭 10cm)청동으로 주조한 원통형 합에 범자문(梵字紋)과 기하학적 문양을 은입사로 시문(施文)했다.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지만 고려시대에 유행했던 은입사 기법이 잘 표현되어 있다.만자문목침(조선시대, 높이 10cm, 폭 31cm)나무로 만든 베개는 ‘목침’으로 통칭(通稱)한다. 목침은 낮잠[午睡]를 자거나 잠시 누울 때 머리를 받치는 용도이다. 백제 무령왕비 관에서 출토된 목침이 가장 오래됐다. 이 유물은 판재(板材)로 짜서 복판에 풍혈(風穴)이 있으며, 양 측면에 만자문(卍字紋)을 넣
낙화 눈보라집으로 들어오는 골목 초입에 큰 벚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여러 날 밤낮에 벚꽃을 활짝 피우고 있더니 오늘 낮에는 그 꽃잎들을 바람결에 날려 보내고 있었다. 작고, 얇고, 연하게 분홍의 색감이 있고, 또 어떤 것은 흰빛인 잎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첫 눈보라 같았다. 전혀 차갑지는 않고 다만 설렘만 있는 첫 눈보라 같았다. 낙화이되 이런 장관이 또 있을까 싶었다. 저 낙화의 장관이 봄날의 표정이요 봄날의 문양이 아닐까 싶었다. 떠나갈 적에 저와 같은 뒷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닷새 엿새 밤낮에 걸쳐 벚나무는 꽃
“그래도, 니는 꼭 될끼다.”첫 딸을 낳았다. ‘위로’라는 말이 떠올랐다. 위로가 되었다. 내가 새 생명을 낳았다는 사실에 감사했으며, 아기의 웃음 안에서 내 웃음을 찾기 시작했다. ‘내 아기’·‘내 딸’이라는 발음에는 무한 책임도 있지만, 그와 함께 무한 행복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내가 엄마가 되다니. 내 어머니의 고충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죄의식을 나는 그때 느꼈다. 그것은 죄였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아기가 웃으면 세상 번뇌가 다 날아갔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마치 천사가 날 업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결코 이
“사찰 벽화·단청 담은 의상은불성(佛性) 찾는 방편의 하나”의복은 몸을 보호하는 기능과 함께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과 색감을 통해 신분과 소속을 표현하고, 성격과 성별을 드러낸다. 패션아트디자인은 이런 자기표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복에 작가의 신념과 가치관을 담아내는 예술작업이다.이기향 패션아트디자이너(68·智光月)는 석굴 벽화·경전 내용 등 불교적 요소를 의복과 접목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단청’을 소재로 한 ‘디자인 포교’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는
따스한 봄볕 아래 맑고 서늘한 바람이 소나무 가지 사이로 밀려온다. 시원하게 뻗은 푸른 소나무 가지에는 새순이 움터 올라 생동하는 봄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움틈은 생명의 몸부림이다. 그 모습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봄을 맞은 숲은 볼거리가 많다. 보물찾기를 하듯 두리번거리며 한 발 한 발을 내디딘다. 신록(新綠)으로 가득한 국립대관령치유의숲은 수령 100년 내외의 금강소나무[金剛松]가 짙은 녹음을 뽐낸다.국립대관령치유의숲은 2016년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제왕산 인근 대관령옛길 부근에 조성된 숲이다. 춘분(春分)을 며칠 앞둔 3월
“플라스틱은 하나의 문제일 뿐,해양생물이 살 때 인류도 산다”‘씨스피라시(SEASPIRACY)’는 2021년 개봉한 미국의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다. ‘바다(Sea)’와 ‘음모(Conspiracy)’의 합성어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알리 타브리지(Ali Tabrizi)는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요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취재했다. 그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바다 생물의 죽음, 그리고 고래·상어 등 대형 해양 동물의 죽음이 지구 자연환경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발해 ‘파괴되고 있는 바다 생태계를 살려야 인류가 산다.’고 주장한다.환경 다큐를 보며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한 신일수(75) 불자는 젊은 시절에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종교활동을 꾸준히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은퇴 후 뒤늦게 불교를 만나면서 젊은 날 보다 일찍이 불교를 만나지 않았던 점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 지금은 누구보다 더 열심히 신행생활을 하는 천태불자로 거듭난 신일수 불자를 대구 대성사(주지 도원 스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집안 부담 덜고자 교대 입학신일수 불자는 1947년 경상북도 군위군 우보면에서 1남 4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집안은 대대로 이어지는 종갓집으로, 유교를 신봉했던 아버지는 예절을 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