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달게 마신 물이 알고 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었음을 알고 깨달았다는, 이른바 ‘해골 물’ 일화로 잘 알려진 원효(617~686) 스님. 그런데 이 일화가 뜻하는 바를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헌법학자인 이지현 작가는 원효 스님의 〈판비량론〉을 탐독한 뒤 충격을 받았다. 〈판비량론〉은 원효 스님이 당대의 고승 현장 법사의 논리를 비판하며, 인간의 심신을 치밀한 논증 방식으로 파헤친 책이다.저자는 책을 읽은 뒤 원효 스님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승가에서 속세로, 지아비이자 자식을 낳은 평범한 거사로, 거지들 속으로 들
‘길을 함께 가는 동무(벗, 친구)’ 또는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을 ‘길벗’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함께 공부하고 수행하는 이를 일컫는 ‘도반(道伴)’과 유사한 표현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벗 또는 친구’의 의미로 통용된다.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종교를 넘어 고승·학자·문인 등 수많은 길벗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 그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았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물리학자가 불교적 관점에서 길벗들을 통찰한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사)선도성찰나눔실천회(선
2021년의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인간관계의 단절, 사회 갈등, 기후 위기, 남북분단 등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인간은 역사적으로 전쟁이나 대기근, 소빙하기 등 온갖 위기를 극복해 왔다. 강인한 생명력과 함께 행복을 향한 끊임없는 의지, 바로 ‘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류의 문명은 이 ‘사유의 힘’으로 눈부시게 발전했다. 종교와 철학ㆍ과학ㆍ예술과 문학 등 다양한 사상과 문화는 바로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책 〈사유하는 기쁨〉은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을 맡고 있는 선일 스님이 늘 화두로 들고 있는 ‘개인과
20년 넘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민족사의 〈가슴을 적시는 부처님 말씀 300가지〉가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방대한 불교경전 중 정수를 간추려 지친 삶에 수행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명언집이다.개정판에는 기존의 책에서 일부 내용을 추가·변경하고 읽기 편하도록 순서를 편집했다. 문장은 원래의 뜻이 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대어로 다듬었다.책은 세 장으로 나눠 각 주제별로 100가지의 명구를 실었다. 1장 ‘인생, 참 삶을 위하여’에는 행복이 찾아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이 평온해지기 위해 유념
‘범패(梵唄)’라고 부르는 불교음악은 주로 법회ㆍ의식 등에서 사용하는 음악으로 불교의식ㆍ의례와 뗄 수 없는 관계다. 한 나라의 불교음악을 이해하는 일은 그 나라의 불교의식과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코드다. 이 책은 조선,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절단되고 왜곡된 우리나라 불교음악의 진면목을 회복하고자 세계 각국 불교음악의 원류를 찾아다닌 음악인류학자의 탐구여정을 담은 구법여행기다.불교음악은 부처님의 설법이 원음(原音)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효과적으로 암송해 전하는 과정에서 운율ㆍ형식이 발생, 발전했고, 불교가 전래된 각국의 사회문화ㆍ자연환
전 세계 불자들이 수지·독송하는 불교 경전의 하나인 〈금강경(金剛經)〉은 동·서양 인문학자들의 주요 연구 주제이기도 하다. 〈금강경〉의 원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다경(金剛般若波羅蜜多經)〉이며, 철학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경전으로 손꼽힌다. 〈금강경〉을 번역한 서적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되고 있는데, 한문본을 한글로 옮긴 한역본이 대부분이다. 원전인 산스끄리뜨본 〈금강경〉은 자료가 귀한 탓에 한글번역서는 찾아보기 어렵다.현존하는 산스끄리뜨본 〈금강경〉의 고대 사본은 1900년 동투르키스탄 단단 오이리크 불교 사원
경기도 남양주 구담사 지모암 주지를 맡고 있는 지율 스님이 지난 30여 년 간 태아영가 천도재를 지내면서 체험한 영험담과 낙태의 인과응보 등에 대한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책을 펴냈다.지율 스님은 1993년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첫 포교당 ‘구담사’를 창건한 이래 30여 년을 한결같이 어두운 곳에서 광명을 보지 못하고 낙태된 태아영가들의 천도재를 꾸준히 봉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애잔한 그 부모들의 마음도 함께 달래주고 있다.그동안 지모암을 다녀간 엄마ㆍ아빠들의 공통된 염원은 살아있는 동안 뱃속의 생명을 낙태한 죄업을 진심으로 참회
1962년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 스님의 법어집이 정식으로 출간됐다.서른여덟이라는 당시로는 늦은 나이에 출가한 효봉 스님(1888~1966)은 1913년 일본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후 귀국해 평양 등에서 판사를 하다 사형 판결에 깊은 회의를 느끼고 전국을 떠돌다 금강산 신계사로 출가했다. 출가 후 용성·수월 선사 등을 만나 가르침을 얻었으며, 이후 운수행각(雲水行脚)하며 용맹정진 했다.책에는 효봉 스님이 해인사 가야총림에서 설한 법어 27편, 동화사 금당선원에서 설한 12편, 통영·진주·서울 등에서 설한 5편 등 총 44편의
지장보살은 사후세계의 주관자이자 지옥의 구제자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지장신앙은 어떻게 성립되고 변화해 오늘날에 이르렀을까? 불교역사·문화 전문가 자현 스님이 고려불화에 나타난 지장 도상(圖像)과 경전·문헌·유물 등을 바탕으로 지장신앙의 역사를 추적한 책을 출간했다.책에서는 먼저 지장과 명부의 결합에 관한 문제를 살핀다. 이를 위해 〈십륜경(十輪經)〉을 중심으로 지장신앙이 가장 먼저 성립됐다고 알려진 서역 호탄 지역의 지장신앙에 관해 알아본다. 아울러 〈지장경〉의 성립시기와 내용상의 특징에 관해서도 분석한다.또 지장신앙의 한반도
우주ㆍ바다와 함께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3대 미지의 영역인 뇌를 탐색하던 과학자들은 ‘명상’과 맞닥트리게 된다.저자는 전작 〈붓다브레인〉을 통해 명상을 할 때 뇌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명상과 뇌는 상호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개괄적으로 그림을 그려 세상에 내놓았다. 신경과학계는 ‘획기적(Groundbreaking)’ 연구라며 찬사를 보냈고 대중들도 열광했다.〈뉴로다르마〉는 전작 이후 10년의 세월이 흐른 동안 새롭게 연구하고, 축적된 지식을 층실히 반영한 책이다. 검토하는 뇌의 연결 부위도 전작보다 방대해졌으며, 내용도 신경과
명상의 이로움은 뇌과학ㆍ신경학ㆍ심리학ㆍ의학 등의 분야에서 과학적 효과가 증명되고 있으며, 의료ㆍ교육ㆍ스포츠ㆍ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활용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마음챙김 모바일 어플 ‘하루명상’의 개발자 김병철 무진어소시에이츠 대표이사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명상의 참 의미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쉽게 설명한 책을 출간했다.저자는 명상의 핵심은 ‘알아차림’이라고 설명한다. 올바른 명상은 눈앞의 사물과 눈앞에서 펼쳐진 사건, 내 안의 본성을 정확히 마주하는 일이며,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받아들이고 존재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
강원도 삼척 천은사(天恩寺)는 전남 구례 천은사(泉隱寺)와 동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천년 고찰이다. 오랜 역사만큼 삼척 천은사에는 지중한 인연 이야기가 깃들어 있고, 남겨진 문화유산도 여럿 있다.천은사는 ‘흑악사’, ‘간장사’로 불리다가 대한제국기에 현재의 사찰명으로 바뀌었다. 이 사찰은 조선왕실의 묘인 준경묘(태조 이성계의 5대조 양무장군의 묘)와 영경묘(양무장군 부인의 묘)의 조포사(造泡寺, 나라에서 지내는 제사에 사용하는 두부를 만드는 사찰)이기도 하다. 천은사는 지금도 4월 20일 준경묘와 영경묘 청명제를 지낼 때
‘알아차림 확립 경’은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직접적인 길인 ‘사념처(四念處, 마음을 깨어있게 하는 네 가지 수행법)’의 확립에 관한 내용이 담긴 경전이다. 이 책은 아날라요 스님이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전통을 아우르는 ‘알아차림 확립 수행연구’를 진행한 내용을 바탕으로 출간한 〈알아차림의 확립: 열반에 이르는 직접적인 길〉을 전면 개정한 후속작이다.저자는 초기경전인 〈맛지마니까야(Majjhima Nikāya)〉와 한역경전인 〈중아함경(中阿含經)〉ㆍ〈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등의 내용을 비교ㆍ분석하면서, ‘알아차림 확립’의
신행의 길잡이를 위한 책을 써왔던 저자 목경찬의 ‘불교 3대 신앙·완결판’이 출간됐다. 정토신앙·관음신앙에 이어 지장신앙과 지장보살을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다.특히 ‘실천 수행법’을 상세히 담았다. ‘지장삼부경’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설명과 지식 외에도 19가지의 수행법을 소개했다. 지장보살의 명호를 듣거나 부르기, 존상의 친견 등 비교적 쉬운 방법부터 공양 올리기, 〈지장경〉 독송과 사경, 죄의 본성을 알고 참회하기 등 독자 개인의 근기에 맞는 방법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됐다. 1장 ‘대원본존 지장보살’
인간불교를 종풍으로 대만 불광산사를 창건한 이래 한평생 불교문화 진흥에 온힘을 기울여 온 성운대사에 새로운 저서가 발간됐다.성운대사는 출가한 지 11년 되던 1949년 23세에 중국에서 대만으로 건너가 80년이 넘도록 전법과 교화에 일생을 바치고 있다. 이번 저서는 2016년 성운대사가 90세의 나이에 뇌출혈로 쓰러져 대수술을 받고 완쾌 된 뒤 나온 첫 책이다.‘자까오(呷敎)’라는 생소한 말은 ‘불교에 기대어 먹고 사는 것’을 뜻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성운대사는 불교에 의지해 살기보다 스스로 자신을 나눠주는 삶을 지향
중국 위앙종 제9대 조사로 추앙받는 선화상인(宣化上人, 1918~1995)의 제자인 영화 스님이 정토불교에 대해 잘 모르거나 혹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정토불교의 의미와 교리, 수행법, 이익 등 전반에 대해 알기 쉽고 명료하게 설명해 주는 책을 발간했다.정토불교는 예로부터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널리 수행돼 왔다. 인도에서는 용수보살과 천친보살ㆍ마명보살에 의해 선양됐으며, 중국으로 건너와서는 혜원 대사의 염불결사를 필두로 담란ㆍ도작ㆍ선도 대사에 의해 교리적 체계가 완성됐다. 송나라 이후 선과 정토가 융합되는 선정쌍수의 기풍을
사찰의 각 전각에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부처님의 일대기를 비롯해 십우도 등 다양한 불교의 가르침이 담긴 불화(佛畵)가 대부분이다. 불화는 불자들이 경전 속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으로 표현한 종교화(宗敎畵)로, 벽에 그려놓은 각종 그림을 벽화(壁畵)라고 부른다.천태종이 단양 구인사, 합천 해인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의 벽화 중 불자들이 살아가는데 교훈이 될 만한 것을 가려 뽑아 〈사찰벽화로 배우는 부처님의 지혜〉(비매품)를 발간했다. 총무원 교무부가 주도해 제작한 이 책은 어린이·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됐으
5G 상용화에 따른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코로나19 팬더믹에 따른 비대면 추세 가속화로 ‘메타버스(Metaverse)’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세상ㆍ우주를 의미하는 ‘verse’의 합성어다. 지금 우리는 온라인 게임ㆍSNSㆍ플랫폼 서비스 등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계에서 살고 있다. 과학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삶의 방식이 급부상하는 이 시기에 어울리는 책이 출간됐다.〈일체. 하나이면서 각자인 모두〉는 가상과 실재ㆍ자타ㆍ미추 등 인간의 분별 망상에 기반한 이분법으로 왜곡된 세계관을 바로잡
장성 백양사에는 진분홍 빛의 고불매가 350년 넘게 꽃피우고 있다. 우리나라 4대 매화이자 천연기념물 제486호인 백양사 고불매(古佛梅)는 매년 3월 말이면 아래부터 셋으로 갈라진 줄기를 뻗어 꽃을 피워낸다사진작가 최용백은 삶의 화두를 위해 ‘나는 누구일까?’, ‘나를 어떻게 보여줄까?’를 자문하며 매화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매화가 되어 간절한 마음으로 내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들여다봤다. 350년의 시간을 온전히 보여줄 수 없지만 긴 세월의 향기가 풍기는 빛과 색을 담기위해 고군분투했다.책은 1부 ‘매(梅)’, 2부 ‘인연(因緣
소란한 일상 속에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고요하고 여유로운 시간이 절실해지는 때가 있다. 산사로 떠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템플스케쳐 배종훈 작가는 계절이 지나도 변치 않고 고요와 휴식을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산사의 아름다움을 찾아 저자 특유의 그림체로 기록했다.저자는 전국 사찰을 둘러보며 비슷해 보이지만 각 사찰이 지닌 특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찾았다. 그 즐거움을 찾아 한 달에 한 번, 카메라와 그림 도구를 챙겨 글과 그림을 담으러 다닌 지 어느새 2년 6개월이 지났다. 30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