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듣고 기록한 효봉 스님 법어집
효봉 스님/어의운하/12,000원

1962년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 스님의 법어집이 정식으로 출간됐다.

서른여덟이라는 당시로는 늦은 나이에 출가한 효봉 스님(1888~1966)은 1913년 일본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후 귀국해 평양 등에서 판사를 하다 사형 판결에 깊은 회의를 느끼고 전국을 떠돌다 금강산 신계사로 출가했다. 출가 후 용성·수월 선사 등을 만나 가르침을 얻었으며, 이후 운수행각(雲水行脚)하며 용맹정진 했다.

책에는 효봉 스님이 해인사 가야총림에서 설한 법어 27편, 동화사 금당선원에서 설한 12편, 통영·진주·서울 등에서 설한 5편 등 총 44편의 법어가 실렸다. 책에 수록된 효봉 스님의 법어 중 가야총림에서 설한 것은 시자인 보성 스님이 초록했으며, 동화사에서 설한 법어는 제자인 법흥 스님이 기록한 것이다.

효봉 스님의 법어는 1975년 상당법어·수시설법·게문·서장 등을 묶어 〈효봉어록〉(비매품)으로 발간해 대중에 처음 공개됐다. 이후 1995년 법어·서장·화보 등을 추가해 〈효봉법어집〉으로 정식 출간했다. 이 책은 〈효봉법어집〉 중 1948년 7월 15일 해인사 가야총림 하안거 해제법문부터 1960년 1월 15일 동화사 금당선원 동안거 해제법문까지 설한 상당법어를 묶은 것이다. 일부 한문 표기는 가독성을 위해 뺐다. 상당법어의 날짜는 모두 음력이다.

책에 실린 법어는 참선하는 스님들에게 교학을 설명하기보다 선지식으로서 선지를 드러내고 있다. 형식은 선지를 펼치고 게송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선지식의 법어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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