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적 시각으로 본 물리학 이론
원송/도서출판 동숭동/18,500원

5G 상용화에 따른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코로나19 팬더믹에 따른 비대면 추세 가속화로 ‘메타버스(Metaverse)’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세상ㆍ우주를 의미하는 ‘verse’의 합성어다. 지금 우리는 온라인 게임ㆍSNSㆍ플랫폼 서비스 등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계에서 살고 있다. 과학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삶의 방식이 급부상하는 이 시기에 어울리는 책이 출간됐다.

〈일체. 하나이면서 각자인 모두〉는 가상과 실재ㆍ자타ㆍ미추 등 인간의 분별 망상에 기반한 이분법으로 왜곡된 세계관을 바로잡기 위해 최첨단 물리학 이론을 불교의 시각으로 고찰한다. 특히 책은 과학과 종교가 근본적으로 상충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동양의 종교인 불교로써 서양의 과학이론을 조망하는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최신 과학이론과 불교의 교리ㆍ사상을 연결하는데, 그 자체로 많은 논란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일종의 공안집(公案集)처럼, 책에 나오는 구절들을 화두로 삼고 탐색하면서 자기를 점검하고, 행간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야지만 지혜를 획득할 수 있는 책이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물리학 이론은 바로 양자역학이다. 양자역학은 물질을 이루는 입자들이 미시적 세계에서 자기 본성 없이 지속하며, 지속하는 것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불변의 본질은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양자역학은 미시적 세계에서 상호 의존하는 실체 없는 존재들이 촘촘히 연결돼 거시적 세계를 이루고 있음을 밝혔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ㆍ무아(無我)ㆍ연기(緣起) 사상과 통하고, 불교의 사상이 지혜를 바탕으로 전 우주의 존재법칙을 개념화한 지혜의 종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책은 양자역학 같은 과학이론이 증명하듯이 어리석은 분별로써 자타를 가르는 것의 무의미함을 역설하고, 우리가 연기적 세계 속에서 각자이자 일체로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들임을 자각하는 붓다의 존재론을 설명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불교와 과학의 만남이 갖는 의의를 되새기고, 그것이 촉발하는 새로운 논의의 장이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책에는 지금 이대로 장엄하고 존엄한 우주, 우주와 더불어 각자이자 일체로서 존재하는 모두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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