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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풍광이 차츰 여법하게 물들기 시작하는 초동이다. 이제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리워지는 계절이고 보면, 포은 정몽주의 시구가 문득 떠오른다.‘눈보라가 휘날리는 밤/ 조용한 서재에 누워/ 돌솥에 나는 솔바람 소리를 듣는다'고 읊조린 〈석정전다시(石鼎煎茶詩)〉에서는 차에 얽힌 겨울 정취가 물씬 풍긴다.이렇듯 다도에 굽이굽이 서린 시심이 포은의 글에서만 들어나
東語西語
금강신문
2007.11.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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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금강석이라 부르는 다이아몬드를 세상에서 가장 비싼 보석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보석이 비싼 이유는 단단하고, 아름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생산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다이아몬드가 돌처럼 흔하다면 보석이라 불리지 않고, 다른 무언가로 불려 졌을 것입니다. 또 강에 가면 발에 밟히는 게 돌이지만 기이한 모양을 한 수석(水石)은 수백, 수천 만 원을 호가합니
소백산을 오르며
금강신문
2007.11.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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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국사 의천 스님의 열반 906주기 다례재가 11월 14일 오전 10시30분 남북 불교도가 한 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개성 영통사 보광전 앞에서 봉행됐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의천 스님이 주석하셨고, 입적하셨던 도량에서 열린 다례재는 실로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려 제11대 왕인 문종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의천 스님은 1085년 송나라로 들어가 고
사설
금강신문
2007.11.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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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의 12·19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와 간담회가 만발하고 있다. 불교종단협의회의 대통령 후보 초청 간담회(10월24일, 11월13일)에 이어 대한불교종정협의회의 초청 간담회(11월20일), 불교정책기획단의 초청 토론회(11월21일) 등이 연속됐다.불교계의 정치참여와 대선 관심이 이처럼 뜨거웠던 예가 없다. 이번 대선의 종교계 관련 ‘특징'이기도 하다.
사설
금강신문
2007.11.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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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부가 떡 세 개를 나누어 먹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각기 한개 씩 나누어 먹고 하나가 남았습니다. 두 사람은 ‘이 떡을 어떻게 먹을까' 하다가 묘안을 짜냈습니다.“말을 먼저 하는 사람은 이 떡을 먹을 수 없다.”둘은 이렇게 약속을 하고 남은 떡 한 개를 자신이 먹기 위해 서로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었습니다. 마침 그날 저녁 그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
지상설법
금강신문
2007.11.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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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는 대통령 선거 때문에 온통 정신이 없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를 다스릴 국가지도자를 뽑는 행사이니만큼 어느 면에서 아주 당연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그렇게 정신이 없는 가운데라도 법과 원칙이 지켜지고 사회적인 윤리와 예절이 지켜지는 경쟁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선거에서 패배하면 모든 것을 잃고 만다
지상설법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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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계엄하에서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10ㆍ27 법난은 회상하기 조차 끔찍한 만행이고 종교 탄압이었다. 법난의 진상은 군ㆍ경 합동수사본부가 전국 5700여 불교 사찰을 군화발로 짓밟으면서 승려 150여 명을 강제 연행해 무자비한 고문을 가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그러나 그 실상은 필설로서 다 드러낼 수 없는 참혹하고 야만적인 패륜의 극치였다. 연행한
사설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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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가 지난 10월 25일과 26일 중국 북경대회로 10회째를 맞았다. 하지만 이 대회는 10년이란 세월동안 서로 간의 우의를 도모한 것 외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줄곧 형식적인 행사만 거듭해오다 보니 실천적인 활동은 전무했고, 이 대회에 대한 불자들의 기대도 사그라졌다.남방불교권과 달리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한국, 중국, 일본은
사설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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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佛法)이 인도에서 발생되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금번 본 종단에서 《천태종 성전(天台宗 聖典)》을 세계인구의 ⅓인 13억이 사는 중국(화교포함 약 20억 추정)에 전달했다. 참으로 자랑스럽고 거룩한 불사가 아닐 수 없다.그동안 의상조사를 비롯한 수많은 스님들이 불법을 구하러 중국땅에 들어가 수행을 하고 돌아왔지만 우리나라의 불교 수행지침
소백산을 오르며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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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어 다비를 베풀었을 때 얻은 유골의 결정체(結晶體)를 사리라 부른다. 이는 불자들이 진신사리(眞身舍利)로 우러러하는 영주(靈珠)인데, 사리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불탑을 지어 봉안했기 때문에 스투파라고도 말하는 탑파(塔婆) 역시 신앙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다.파키스탄의 고대도시 유적 시르캅에는 이른 시기의 사리신앙이
東語西語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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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마저 잠든 바닷가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어선들이 몰려 들더니 그물을 내렸다. 두 척의 배가 양쪽에서 당기는 그물이 원형을 이루며 작아지고 있다. 여행자의 눈에는 마냥 평안한 바다이지만, 누군가에겐 이곳이 삶의 현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물에 갇힌 물고기들은 생사를 가르는 치열한 순간이기도 하고. 그렇기에 세상은 보이는 것이 모두가 아니라는 말이 새
김성철의 한컷 단상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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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말 중국어로 번역된 대한불교 천태종 종전(宗典) 5천부가 중국 국가종교국을 통해 중국의 중요 사찰과 도서관 등에 배포돼 한ㆍ중 불교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11세기 초 송나라는 당(唐) 무종과 주 세종의 훼불사태로 불교 저술들이 소실돼 고려 천태학을 역수입했던 사실이 있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천태학 역수입은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고려 불교
山是산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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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최근 한 신문에 대해 불교를 폄훼하였다고 ‘구독거부운동'을 벌인 바 있다. 신정아사건 보도과정에서 정부의 월정사 지원을 불교에 대한 부당한 특혜로 몰아간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면서 어떤 언론이라도 불교의 위신을 멋대로 실추시켜서는 안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라고 할 것이다.그러나 이 같은 조계종의 대처는 당장은 시원하고 그럴듯해 보이고 또 실제 그 신
불교시론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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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우리 한국불교사에 중요한 기록을 남기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 국방부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이하 군과거사위)는 1980년 10월에 있었던 ‘법난'에 대한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군과거사위의 1년 2개월에 걸친 진상규명활동 결과, 법난은 ‘불교계 정화 명분으로 특정한 종단에 사법적 잣대를 무리하게 적용한 국가권력 남용의 대표적 사건'이라
발언대
금강신문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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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의 사회활동 역량이 타 종교에 비해 많이 뒤쳐져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올 초 조계종이 제정, 발표한 ‘불교사회활동진흥법'은 많은 불교계 인사들에게 불교의 사회활동 활성화와 불교시민단체의 재정안정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그러나 11월 1일부터 6일간 열렸던 조계종 중앙종회를 보면 불교시민단체에 애정을 갖고 있던 불교계
기자수첩
최동진
2007.11.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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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의 불교 조계종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대법회'가 보여준 참회와 자정의 목소리는 근래에 보기 드문 불제자들의 진면목(眞面目)이었다.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엄숙하고도 차분했던 법회의 분위기는 처연하기까지 했다고 한다.1천여명의 승려와 9천여명의 신도가 동참한 법회의 규모도 대단했지만 신정아ㆍ변양균 게이트와 일부 사찰의 주지 다툼 등으로
사설
금강신문
2007.10.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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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이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날(12월 19일)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바야흐로 대선정국이다. 불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각 당 대선 후보들의 발길이 빨라지는 이때 불교계는 몸과 마음가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이명박, 이인제 후보는 10월 19일 남양주 봉선사 주지 진산식에 나란히 참석했고, 정동영 후보는 22일 지관 총무원장을 만
사설
금강신문
2007.10.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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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음지와 양지가 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자, 권력(배경)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도 나뉩니다. 그렇다보니 비슷한 상황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5개월이 넘게 소말리아에 피랍된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마부노호 선원 4명과 그 가족들도 이런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지난 7월 이슬람국가인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
소백산을 오르며
금강신문
2007.10.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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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새끼가 크면, 먹이를 물어다 어미에게 먹인다는 뜻을 가진 말이 반포(反哺)다. 그래서 어린 자식이 자란 뒤에 어버이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효를 베푸는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말까지 나왔다. 까마귀를 가리켜 자오(慈烏)니, 효조(孝鳥) 따위로 표현하는 까닭은 여기서 유래했을 것이다.이는 모두가 하찮은 날짐승에 빗대어 효도를 강조한 말이 틀림없다. 효는
東語西語
금강신문
2007.10.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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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을은 색으로 판단될 때가 있다.붉은색의 단풍과 노란색의 들녘, 또한 밭둑이나 묵정논에 가끔 피어나는 들국화의 노란색은 유독 눈길을 끈다.조선의 정궁인 경복궁 아미산 굴뚝화단에도 가을색이 완연하다. 그런데 이곳의 가을은 들국화가 독차지해 버렸다.붉은 색의 굴뚝벽돌과 유난히 잘 어우러지는 들국화는 어느 곳에서나 자신을 나타낼 줄 아는 그런 꽃이다.
김성철의 한컷 단상
금강신문
2007.10.26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