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입장문 통해 주장

“우리는 총무원장과 교육원장이 스스로 작금의 사태에 대한 참회와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그것만이 종단과 불교사에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일이다.”

성평등불교연대(이하 성불연대)는 5월 3일 ‘PD수첩에서 드러난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범계행위에 대한 우리의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성불연대는 MBC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방송 관련 “조계종단의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총무원장이 친자로 의심되는 자녀가 있는 등 각종 의혹으로 공중파 방송에 보도되다니 불자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며 “또한 출가자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원 수장이, 유흥업소에 출가자들을 집단으로 데려가서 술값으로 큰 돈을 쓰고 성매매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불연대는 “방송 다음날 조계종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국민들의 분노와 불자들의 아픔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분노와 실망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조계종 총무원이 공식 입장을 내고 강경대응 운운하는 현 상황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불연대는 “종단의 중앙종회와 원로회의 등 중앙종무기관을 견제할 수 있는 종단의 공식기구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며 “종단의 책임 있는 대응이 나오지 않는다면, 불자들은 총무원장과 교육원장을 퇴진시키기 위한 운동을 펼쳐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하 입장문 전문>

PD수첩에서 드러난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범계행위에 대한 우리의 입장문

지난 5월 1일 MBC PD수첩은 “큰스님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현 조계종단 총무원장인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관련된 범계 의혹을 제기했다. 설정 총무원장은 학력위조, 사유재산 은닉, 친자로 의심되는 전모씨의 문제를, 현응 교육원장은 두 명의 여성에게 성추행을 가한 해인사 주지시절 사찰의 공금으로 유흥업소를 드나들었다는 의혹이 방영되었다.

한국불교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에서, 종단의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총무원장이 친자로 의심되는 자녀가 있고, 수백억대 사유재산을 소유하고, 학력을 위조했다는 의혹으로 공중파 방송에 보도되다니 불자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또한 출가자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원 수장이, 유흥업소에 출가자들을 집단으로 데려가서 술값으로 큰 돈을 쓰고 성매매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동안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점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을뿐만 아니라 각종 sns를 통해 쏟아지는 비난과 분노, 불자들의 자괴감 등은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무너지게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선지식들의 목숨을 건 구도와 무수한 민초들의 지극정성으로 지켜온 한국불교의 존립을 뒤흔드는 후안무치의 극치이다. 이것이 진짜 훼불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방송이 있고 바로 다음날 조계종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이런 국민들의 분노와 불자들의 아픔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분노와 실망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설혹 시비를 따질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일반적인 상식에 맞지 않고 출가자로서 지켜야 할 계율을 위반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이런 방송이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묵묵히 수행 정진하는 제방의 수행납자들과 포교 일선에 있는 스님들과 절에 가서 보시하고 봉사하는 불자들에게 씻기 힘든 피해와 상처를 주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총무원장과 교육원장이 스스로 작금의 사태에 대한 참회와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그것만이 종단과 불교사에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일이다. 또한 우리는 조계종 총무원이 공식 입장을 내고 강경대응 운운하는 현 상황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이것은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 개인의 문제를 넘어 종단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종단의 중앙종회와 원로회의 종정 등 중앙종무기관을 견제할 수 있는 종단의 공식기구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그것만이 꺼져가는 한국불교의 불씨를 살리고, 무너져가는 종단을 살리며 불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종단의 책임있는 대응이 나오지 않는다면, 불자들은 총무원장과 교육원장을 퇴진시키기 위한 운동을 펼쳐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더욱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불자들이 더 이상 절에 가지 않게 되면 천년고찰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2018년 05월 03일
성평등불교연대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