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MBC․불교닷컴에 책임 물을 것”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이자 대변인인 금산 스님이 MBC PD수첩의 '큰스님께 묻습니다' 방송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MBC PD수첩이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3대(사유재산, 은처자, 학력위조) 의혹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의 성추행 의혹을 방송한 것과 관련, 조계종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MBC PD수첩은 5월 1일 오후 11시 10분 ‘큰스님께 묻습니다’라는 제하의 방송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학력위조 건과 은처자 문제, 사유재산 축적 문제, 그리고 교육원장 현응 스님의 성추행 문제 등을 다뤘다.

이 방송에 따르면 설정 스님은 자필 이력서에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수료’라고 기재해 학력위조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 설정 스님은 서울대 부설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 은처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설정 스님의 속가 형인 전흥수 씨의 자녀로 입적된 전*경(가명) 씨가 설정 스님의 자녀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 근거로 설정 스님과 전흥수 씨 가족들이 10여 년 간 수억 원의 돈을 송금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사유재산 축적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흥수 씨 소유의 고건축박물관에 설정 스님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가등기를 해 놓았고, 고건축박물관 소유권을 수덕사로 넘기면서 수덕사가 요청한 50억 원 가량의 기채 승인을 해주었는데 이 중 일정 금액이 설정 스님측으로 넘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2명의 여성이 등장해 현응 스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현응 스님이 해인사 주지 재직 시 해인사 법인카드로 유흥주점과 숙소에서 8,000여만 원을 사용했다고 보도했고, 이에 대해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법인카드라 소임자 스님과 종무원들도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PD수첩 방송에 앞서 현응 스님은 5월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내용에서 허위사실이 드러나면 최승호 사장은 방송계를 떠나기를 요구한다. 만일 나에 대한 방송내용이 사실이라면 내가 승복을 벗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5월 2일 오후 4시 브리핑을 통해 “공영방송 회복을 선언한 MBC가 조계종과 관련한 의혹 수준의 문제제기 내용을 프로그램으로 제작, 방영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이자 대변인인 금산 스님은 “PD수첩 방송의 주된 흐름을 살펴보면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의 확인되지 않은 의혹 주장을 토대로 구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방송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특히 이날 방송된 내용 중 불교닷컴의 이석만은 피고의 지위에서 진행 중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취득한 정보를 MBC에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불교닷컴의 이러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MBC에 대해서는 “불교닷컴으로부터 제공받은 불법정보를 가공하여 자료화면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해명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조계종은 MBC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친자 의혹, 가능한 모든 방법 동원해 의혹 해명 △학력위조 문제는 잘못 시인하고 참회한 문제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다만 5월 10일 법원이 지정한 병원에서 합법적으로 유전자를 채취해 제출할 예정이지만, 그 이전에라도 유전자 채취를 할 방법이 있으면 하겠다는 입장이다.

고건축박물관과 관련해서는 “수덕사로의 소유권 이전은 증여 및 매매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매매 대금은 약 44억 원이다. 총무원의 승인절차를 거쳐 금융권에서 약 44억 원을 대출해 34억은 고건축박물관 근저당 해제 비용으로 지급했고, 잔금은 부동산 소유권자였던 전흥수 씨에게 매매대금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현응 스님과 관련된 보도에 대해서는 “(현응 스님이)기자회견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방송내용에서 허위사실이 드러나면 최승호 사장은 방송계를 떠나기를 요구한다. 만일 나에 대한 방송내용이 사실이라면 내가 승복을 벗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현응 스님이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계종은 “PD수첩은 종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명진 스님과 불교와 무관한 이들이 포함된 자칭 ‘적폐청산 시민연대’라는 단체의 구성원들을 인터뷰 등의 화면으로 내보내는 행위는 공영방송으로서 가져야할 최소한의 균형성마저도 상실했다.”고 비판하고 “MBC 최승호 사장과 PD수첩 제작진, 그리고 불교닷컴을 불교를 음해하는 훼불세력으로 규정하며,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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