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입장문 발표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진압하면서 사망자ㆍ사상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가 이를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회장 담마끼띠 스님, 이하 다불련)는 3월 11일 ‘미얀마 군부는 폭력 진압을 그쳐야 합니다’ 제하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미얀마에 폭력이 사라지고 자비와 평화가 다시 깃들기를 기도하며, 비폭력과 자비의 길을 걷는 이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다불련은 “불교에서는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전쟁이나 폭력이 합리화될 수 없다.”면서 “전 세계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고 국민의 권리가 중시되는 시대에 무력 진압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로, 필연적인 과보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얀마불교협회장인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군부가 아무리 큰 힘을 가졌어도 살생을 하거나,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국가의 평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하 입장문 전문>

“미얀마 군부는 폭력 진압을 그쳐야 합니다”

미얀마는 약 90%의 국민이 불교신자입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위빠사나 수행의 본산 중 하나로 미얀마에는 10만 명이 넘는 스님이 있으며, 국민적인 단기출가 의식이 정착된 명실상부한 불교국가입니다.

그런데 지금 미얀마에서는 총성과 울부짖음으로 가득합니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폭력 진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젊은이들이 총격에 무참히 죽어가고 부당상한 시민들이 치료받던 병원과 대학조차 군이 무력으로 점거하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계엄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하니 지금보다 더한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지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나라에서 이런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한 사상자가 끊이질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군부는 이제라도 업과 인과의 지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전 세계가 민주주의 향해 나아가고 국민의 권리가 중시되는 시대에 무력진압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로서 필연적인 과보로 돌아올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당장 정권 유지에 이익이 되는 것 같아도 국민뿐 아니라 결국에는 자신들도 해치는 일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불교는 평화와 비폭력의 종교입니다. 불교에서는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전쟁이나 폭력이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모든 것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 이치를 자기 몸에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출가자의 실천규범인 율장에서도 무기를 지닌 이와 함께 가거나 그에게 법을 설하는 것조차 금지하고 있을 정도로 불교는 폭력에 대단히 엄정합니다.

최근 미얀마불교협회 회장이신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께서도 “군부가 아무리 큰 힘을 가졌더라고 살생이나 무력을 사용해선 안 됩니다. 방화, 총기 사용, 화학 무기 등 폭력에 대한 책임은 결국 국가지도자들에게 되돌아 갈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원한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뿐이니 미얀마의 존엄성을 고려해 자비심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더 이상 국민이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군부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국가의 평화를 회복해야 합니다”라고 호소하셨습니다.

한국이주민 불교공동체 연합단체인 우리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도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의 말씀에 적극적인 공감과 지지를 보냅니다. 또한 우리는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폭력이 사라지고 자비와 평화를 다시 깃들이기를 진심으로 기도하며, 비폭력과 자비의 길을 걷는 이들과 함께 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불기 2565(2021)년 3월 11일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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