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월간금강 특집
코로나19 이색 쉼터_원주 ‘터득골북샵’코로나19로 지친 가족들과 心身 재충전 위해 떠나요!
  • 글·사진 정현선 기자
  • 승인 2020.05.18 13:23
  • 댓글 0

코로나19로 인한 두 달여 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의 일상을 크게 흔들어놓았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손님이 오지 않아 문 닫기 일보직전의 소상공인들은 점차 극심한 공포와 두려움에 빠져들었다. 다행히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을 찾아가는 만큼 이제는 우리 모두에게 힐링이 필요한 시기다. 집안에 갇혀 있던 가족, 마스크를 쓰고 데이트를 하던 연인과 함께 가볼만한 힐링 이색공간 세 곳을 선정해 소개한다. 다만 코로나19가 완전히 박멸되지 않은 만큼 개인위생에 각별히 주의하자. 

원주 ‘터득골북샵’은 2018년 11월 한국관광공사에서 가볼만한 ‘전국 작은 책방’으로 선정한 곳이다.문을 열고 들어가면 벽을 메운 책들과 커피 향이 반긴다.

북스테이 즐길 수 있는 
솔향 가득한 숲속 책방

실내생활에 지친 몸과 답답한 마음을 달래고 싶다면 숲과 책이 있는 곳으로 떠나보자.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인 강원도 원주 ‘터득골북샵’은 도심의 바쁜 일상을 잊게 해줄 힐링 책방이다.

귀촌해 살던 집 4년 전 개조

원주 만종역에서 대안천을 따라 남쪽으로 10여 분을 달리면 복숭아밭이 나온다. 이 언덕길을 오르면 ‘터득골북샵’을 만날 수 있다. 외진 산골짝에서 길을 잃은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피어오를 때쯤 이정표를 볼 수 있다. 비포장도로를 올라가면 명봉산(597m) 언덕바지에 노랗게 칠한 집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갓 볶은 커피 향에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고개를 돌리면 책이 가득 꽂힌 서고가 모습을 드러낸다. 
강원도 흥업면 대안로에 위치한 ‘터득골북샵’은 나무선(58)·이효담(55) 부부가 귀촌해서 12년 간 살던 집을 개조한 책방이다. 2016년 9월 리모델링해 문을 연지는 4년이 채 되지 않았다. 외진 산골짜기까지 누가 찾아올까 싶지만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지금은 전국에서 방문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출판기획자와 동화작가 출신 부부는 숲속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꿈꿔왔다. 또 어떻게 하면 지역과 소통하며 ‘조화로운 삶’을 구현할 수 있는지 공동체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외국의 공동체를 둘러보기 위해 미국의 인디언 촌락과 인도의 오르빌 같은 생태공동체를 답사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내일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실현하자.’는 생각에 자연 속에 작은 책방을 열었다. 
마을의 옛 지명을 따 지은 터득골북샵은 자연주의 공간을 지향한다. 곳곳에 큼지막한 창을 내 시시각각 변하는 사계절의 산 내음이 책방으로 쏟아지게 했고, 실내에서 야트막한 마을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자연 풍경을 살린 이 책방은 영화 ‘기생충’ 속 부잣집 거실 테이블을 제작한 박종선 작가가 설계하고 지었다.  
책방에 있는 책들은 출판업자였던 나무선 씨의 안목으로 엄선했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부터 건축·지역·인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 500여 권이 모여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그 대신 내 집처럼 포근하다. 벽면에 걸린 그림 작품과 나무탁자에는 부부의 취향이 잘 드러난다. 책장 곳곳에는 ‘그림책 독자는 0살에서 100살까지 입니다.’ 등의 세심한 문구가 적혀 있다. 나무토막에 직접 쓴 책 소개 글에는 책방에 대한 부부의 애정이 살뜰히 묻어난다. 손님들이 마음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배경음악도 이곳의 별책부록이다. 도심의 대형책방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부부의 세심한 배려는 동네 숲속 책방에 더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되는 이유다. 

명봉산 아래에 위치한 터득골북샵.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책 읽기에 좋다

북스테이 체험 가능한 복합문화공간

책방 뒤로는 소나무 숲길이 나 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윗돌로 의자를 만들어놓은 야외공연장이 나온다. 200명은 앉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인문학과 그림책 등을 주제로 한 강좌와 북바인딩 워크샵, 솔빛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린다. 방문하기 전 터득골북샵 공식블로그에서 어떤 행사가 개최되는지 미리 확인하길 추천한다.
책방에서는 책을 보며 곁들일 만한 차와 음식도 판매한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유기농 북인도 차이티 외에 지역 농산물로 만든 수제에이드와 차 종류도 제법 다양하다.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치아바타 샌드위치와 직접 키운 농작물로 만든 건강한 샐러드도 허기를 달래기에 충분하다. 
터득골북샵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북스테이’가 가능하다. 원주 인근에서 조용히 머물고 싶다면 안성맞춤이다. 책방 안에 게스트룸이 두 개 있지만, 투숙객은 하루 한 팀만 받는다. 투숙객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해 충분히 재충전을 하고 가길 바라는 주인장의 배려다. 
원주의 숲속 책방여행은 소설 〈토지〉 저자인 박경리 선생의 옛집이 있는 박경리문학공원과 함께 하면 더욱 운치가 있다. 이밖에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을 볼 수 있는 ‘뮤지엄 산’과 ‘미로예술시장’, ‘소금산 출렁다리’ 등의 예술공간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 운영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

• 원주시 흥업면 대안로 511-42

건물을 채운 노란색 벽이 돋보이는 따뜻한 건물이다. 서점은 영화 ‘기생충’ 속 가구 소품을 제작한 박종선 작가가 설계하고 지었다.
(시계방향으로) 책장 곳곳에는 나무토막을 활용해 생각을 담았다. 30년 이상 책과 연을 맺고 있는 부부의 안목으로 엄선한 책들은 믿음직하다. 남편나무선 씨는 〈야생초 편지〉를 기획한 편집자이며, 아내 이효담 씨는 동화책 〈오냐나무〉를 펴낸 작가 출신이다. 책과 함께 하룻밤을 묵을수 있는 북 스테이도 매력적이다. 오후 7시 이후로는 오로지 한 팀만이 서점에 머물며 북 스테이를 할 수 있다. 브런치와 커피 등 다양한 메뉴가 있어 허기를 달래며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다.
2016년 문을 연 책방.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방문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서점 뒤편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사진=터득골북샵〉

글·사진 정현선 기자  ggbn@ggbn.co.kr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사진 정현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