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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색 쉼터_충주 ‘오대호 아트팩토리’코로나19로 지친 가족들과 心身 재충전 위해 떠나요!
  • 글·사진 문지연 기자
  • 승인 2020.05.1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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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한 편에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를 연상시키는 거대 로봇들이 관람객을 반긴다.

아이들 떠난 학교에  
생명 불어넣은 폐품 놀이동산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다보니, 소도시와 농어촌에는 학생이 부족해 문을 닫는 학교가 급증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학생이 떠나 방치되고 폐허가된 교사(校舍)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충북 충주 ‘오대호 아트팩토리(Ohdaeho Art-Factory)’는 폐교를 되살린 ‘정크아트 갤러리(Junk-Art Gallery)’다. 

‘폐교 활성화’ 프로젝트로 탄생

‘오대호 아트팩토리’는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차량으로 앙성 탄산온천 방향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나온다. 입구 뒤쪽으로 2m가 훌쩍 넘어 보이는 거대한 로봇 두 대가 장승을 대신해 서있다. 로봇을 지나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울타리 너머에서는 거대한 로봇과 설치 조형물 사이로 아이들이 독특한 자전거를 타고 운동장을 내달린다. 

오대호 아트팩토리는 2007년 앙성초등학교로 편입된 옛 능암초등학교를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능암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사람의 발길이 끊기자, 학교와 그 주위는 흉물스럽게 변해갔다. 이에 충주시는 2017년 폐교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담도담 관광 사업자 공모전’을 개최했고, 오대호 작가가 당선됐다. 

오 작가는 산업폐기물을 소재로 조형예술품을 제작하는 ‘정크아티스트(Junk-Artist)’다. 그는 아이들이 떠난 학교를 새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과 폐품을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작업이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했다. 폐교를 맡게 된 오 작가는 학교를 정크아트 작품 관람과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고, 2019년 5월 3일 정식 개관했다. 

아트팩토리를 관람하려면 첫 번째 교실인 ‘미야우 카페’에서 관람권을 구매해야 한다. 통합권은 성인 9,000원, 청소년·어린이 5,000원이다. 카페에는 고양이를 주제로 제작한 작품이 곳곳에 놓여 있어 이채롭다. 독특한 작품에 빙긋 미소짓다가도, 이내 밀려오는 호기심에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미야우 카페를 나오면 파랗게 칠해진 복도를 따라 여러 조형물이 아기자기하게 놓여있다. 자동차 휠과 소화기 등 폐품으로 만든 작품들이 색다른 형태로 관람객을 반긴다. 

충주 오대호 아트팩토리는 옛 능암초등학교를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정크아티스트인 오대호 작가가 이곳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폐품으로 작품 체험하는 ‘테마파크’

아트팩토리는 △모션 갤러리 △키즈 갤러리 △중앙 현관 △운동장 등으로 이뤄져있다. 교내 전시실에서는 개성 넘치는 정크아트 작품과 키네틱(Kinetic, 움직이거나, 움직임을 나타내는 예술) 아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만화나 영화 속 캐릭터를 비롯해 오토바이 연료통으로 만든 사람 얼굴, 라디에이터를 활용한 인체모형, 톱니바퀴와 거울로 만든 물고기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특색 있는 작품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어떤 소재로 만들었고,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도심 전시실에 붙어있는 ‘만지지 말고 눈으로만 보세요!’ 같은 주의사항은 찾아볼 수 없다. 관람객은 로봇에 올라타거나 손잡이를 돌리는 등 작품을 마음껏 만지고, 조작해 볼 수 있다. 오 작가는 사람들이 여유 있게 관람하길 바라는 마음에 전시실마다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뒀다. 테이블에는 그간 아트팩토리를 방문했던 이들이 남긴 낙서가 가득하다. 

운동장은 오대호 아트팩토리의 진수라 할 수 있다. 운동장 가운데 설치된 기린 미끄럼틀을 중심으로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범블비(Bumblebee)’를 연상케 하는 거대 로봇과 동물 조형, 영화 속 캐릭터 등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운동장은 오 작가가 만든 폐품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운동장 곳곳을 누비며 작품을 체험하는 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운동장에는 조형물과 함께 ‘디오라마(Diorama)’ 작품이 전시돼 있다. 디오라마는 특정한 한 장면을 묘사한 모형이다. 오대호 작가는 주로 동화·전통놀이 중 한 장면을 표현했다. 이곳에 표현된 디오라마 작품이 무엇을 소재로 했는지를 맞춰보는 재미도 상당한데,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에 감탄과 함께 미소를 짓게 된다.  

체험실에서는 ‘에코봇(Eco-Bot)’도 만들 수 있다. 에코봇은 재생 골판지로 만든 도안을 볼트와 너트로 조립해 자신만의 로봇을 만드는 활동이다. 체험을 원한다면 현장에서 문의하면 된다. 다만 ‘아트 컬러링(폐품작품 채색)’과 ‘원데이 클래스(폐품으로 작품 만들기)’ 등은 사전에 예약해야 체험할 수 있다.

오대호 아트팩토리는 한국관광공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관 1년 만에 3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등 이미 충주시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버려진 폐품과 아이들이 떠난 폐교가 만나 새롭게 탄생한 충주 오대호 아트팩토리. 이곳은 아이들이 뛰놀며 내면의 잠재력을 맘껏 키워나가는 멋진 놀이동산이다.

• 충주시 앙성면 가곡로 1434

관람객이 오대호 작가가 만든 폐품자전거를 타고 운동장을 내달리고 있다.각양각색의 작품 사이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좌) 거대 로봇 후면에 달린 오토바이 바퀴.(우상) 파랗게 칠해진 복도 벽 앞에 폐품으로 만든 작품이 익살스럽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우하) 독특한 자전거를 체험하고 있는 아이와 어머니.
흥부와 놀부 ‘디오라마’ 작품. 폐품을 활용해 흥부 부부가 톱질하는 장면을 모형으로 만들었다.

글·사진 문지연 기자  dosel74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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