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입장문 통해 불자·국민에 사과 요구
​​​​​​​국회의원 “불자들께 죄송, 하지만 국익 고려해야”

지난 6월 17일 중국을 방문한 국회의원단이 중국의 티베트 인권 탄압 질문에 대해 ‘모른다.’, ‘과거형이다.’ 등의 답변을 한 것에 대해 조계종중앙종회가 유감을 표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계종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는 6월 21일 의장단 및 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 명의의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티베트 방문 국회의원들의 공인으로서의 답변발언에 유감을 표합니다.‘ 제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의장단은 입장문을 통해 “6월 17일 국회의원들이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참석했다.”며 “티베트 현실에 대한 문제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국회의원들이 ‘인권문제의 현장에 참석한 이유’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국내 부정적 여론을 모른다.’, ‘인권문제는 1951년, 59년에 있었던 일’이라는 말은 전후 맥락을 모르고 들었을 때, 지금은 마치 티베트에 인권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계속 인권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들려오며, 보안을 위한 입국제한도 심한 상황이다. 불교는 인간의 자유와 평화, 인권을 가장 중시하는 종교”라며 “이번 의원들의 ‘모른다.’,‘과거형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들릴 수 있는 답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의장단은 “공인의 한마디 발언은 큰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면서 “도종환·민병덕 의원은 탄압에 저항해 분신한 모든 영령들과 지금도 탄압에 신음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들에게도 해명과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회의원단은 6월 22일 사과문을 통해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불자들과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지적하신 대로 지금 마치 티베트에 인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게 발언한 것에 대해 공인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고,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방문을 통해 두 나라 사이에 반한·반중 정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우려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문화·관광·청소년 교류를 확대하자는데도 뜻을 같이 했다.”며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논의를 하면서 티베트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는 점을 양해해 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의원단은 또 “불교계가 티베트 문제에 대해 가슴 아파하시는 것과 관련해 불교계의 입장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국회의원은 국익을 먼저 고려하며 일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강조했다.

〈이하 조계종중앙종회 입장문 전문〉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티베트 방문 국회의원들의
공인으로서의 답변발언에 유감을 표합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단체나 개인이 어떤 외교적인 목적으로 다른 국가에 방문하여 회담을 하고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그 결과와 상관없이 화합과 협력, 공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인들의 티베트의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는 보편적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모른다거나 옛날 일로 치부하는 발언에 놀라움과 유감을 표합니다.

중국은 1951년 5월 23일 티베트를 병합했으며 이후 1959년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를 진압하며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티베트의 인권 탄압 문제는 1959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불과 2달 전인 4월에 G7 외교장관 회담 공동성명문에서 티베트 자치구 인권 유린 행위 중단을 촉구하였고, 2009년 이후 티베트 독립을 호소하며 분신해 숨진 이들이 159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티베트의 인권 상황이 문제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지난 6월 17일 국회의원들이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참석했습니다. 티베트 현실에 대한 문제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국회의원들이 “인권문제의 현장에 참석한 이유”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국내 부정적 여론을 모른다”, “인권문제는 1951년, 59년에 있었던 일”이라는 말은 전후 맥락을 모르고 들었을 때, 지금은 마치 티베트에 인권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도 계속 인권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들려오며, 보안을 위한 입국제한도 심한 상황입니다. 불교는 인간의 자유와 평화, 인권을 가장 중시하는 종교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의원들의 “모른다”,“과거형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들릴 수 있는 답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인의 한마디 발언은 큰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도종환의원과 민병덕의원은 탄압에 저항하여 분신한 모든 영령들과 지금도 탄압에 신음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아울러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들에게도 해명과 양해를 구구해야 합니다.

불기2567(2023)년 6월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

 

〈이하 국회의원단 사과문 전문〉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불자들께 죄송합니다

대한 불교 조계종 중앙종회 입장문을 잘 보았습니다. “공인의 한 마디 발언은 큰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불교는 인간의 자유와 평화, 인권을 가장 중시하는 종교입니다.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불자들과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지적하신 대로 지금 마치 티베트에 인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게 발언한 것에 대해 공인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저희는 중국을 방문하며 ‘싸우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스럽게 중국 쪽에서도 외교 문제를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이성적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먼저 말했고, 구동존이(求同存異) 하자고 해서, 저희도 화이부동(和而不同) 하자고 했습니다.

저희는 이번 방문을 통해 두 나라 사이에 반한, 반중 정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우려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며, 문화 교류, 관광 교류,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자는데도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논의를 하면서 티베트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는 점을 양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불교계가 티베트 문제에 대해 가슴 아파하시는 것과 관련하여 불교계의 입장을 존중합니다. 다만 국회의원은 국익을 먼저 고려하며 일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3.6.22.
중국방문 국회의원단 도종환 박정 김철민 유동수 김병주 민병덕 신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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