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법보신문 기사 반박 기자회견서 주장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 시사

수불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지난 6월 ‘이번 (제35대 총무원장)선거에는 나오지 말고 단일후보를 추진하자’고 나에게 제안했다. 원장의 직책에 있는 분이 그렇게 이야기 하니 듣는 입장에서 불쾌했다.”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7월 13일 오후 3시 동국대 국제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수불 스님의 기자회견은 법보신문이 스님의 대중공양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 해명을 위해 마련됐다.

앞서 법보신문은 ‘조계종 총무원장 유력후보 A스님 금불살포 의혹’ 제하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A스님은 상당수 교구본사를 찾아 대중공양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불 스님은 “오늘 법보신문에서 언급한 A스님이 바로 나다. 그동안 승가의 전통인 대중공양과 산중공양을 문제 삼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몇몇 교구본사에서 공양금을 문제 삼아 기득권과 뜻을 같이 한다고 말하면 이는 불법 선거로 몰아가기 위한 작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스님은 “소납은 지난 20여 년 동안 안거철 마다 대중ㆍ산중공양을 해 왔다. 이는 승가의 아름다운 전통”이라면서 “총무원장 선거를 기회로 대중ㆍ산중공양에 문제를 삼는 것은 향후 총무원장 후보 자격을 원천 봉쇄하려는 기득권 세력의 뜻”이라고 지적했다.

수불 스님은 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현 자승 총무원장의 중립적인 태도를 요청했다. 스님은 “몇 일 전 포교원장 (지홍)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포교원장 스님이 ‘종단의 막강한 힘에 어떻게 대항하려고 용기를 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줬다.”며 “선거를 위해 노력하려고 해도 혼자서는 힘들다는 소릴 듣고,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선거 중립만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수불 스님은 현 자승 총무원장이 35대 총무원장에 출마 하지 않길 요청했다고도 말했다. 스님은 “지난 6월 자승 스님을 만났다. 그때 나에게 ‘이번 선거에는 스님이 나오지 말고, 단일후보를 추진하는 쪽으로 하자. 다음 선거에 나오면 그때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면서 “원장스님의 입장에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쾌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스님은 “앞으로도 종단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면 기꺼이 희생하겠다.”면서 “총무원장 선거에서 단 한 표가 나와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내 입장을 견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하 수불 스님 기자회견 질의응답>

Q :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공식출마 하나?
A : 그럴 예정이다.

Q : 법보신문에서 나온 기사에 논란이 된 부분이 대중공양 명목으로 공양비를 냈다는 것이다.
A : 그게 왜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어서 기자회견을 개최 한 것이다.

Q : 조계종 선거법에는 ‘각 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자는 해당 선거일 기준 1년 이내에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품을 제공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A : 그럼 내가 그간 군포교 기금을 내는 것을 내지 말라는 뜻인가? 군포교와 마찬가지로 동국대에도 올해 기금을 냈고, 작년에도 냈고, 앞으로도 낼 것이다. 군포교 기금도 마찬가지다.

Q : 그렇다면 최근 1년 이내 보시한 대중공양 내역을 공개할 수 있나?
A : 그 내역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많이 내는 사람, 적게 내는 사람 차별하고, 공양금을 내는 사람끼리 비교하면서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여유가 있으면 대중공양을 많이 하는 것이고, 여유가 없어도 뜻을 같이 하기 위해 적은 액수를 내려는 것이다.

Q : 총무원장 출마 예정이라는데 대중공양 명목으로 공양금을 전달하면서 총무원장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한적이 있나?
A : 그런 적 없다. 아직 입후보도 안했다. 그런 바보 같은 말을 왜하겠나?

Q : 스님 말씀대로라면 사실상 총무원장 선거에서 (자승)총무원장 스님이 선거법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
A : 그 말은 맞다. 나는 내 유리한 쪽으로 말 안한다. 종단의 역사가 바르게 세워지려면 정상적으로 가야지 뒤에서 비정상적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Q : 혹시 그동안 총무원장 선거 관련해서 (공양금 관련해)다른 스님의 입후보 자격 박탈 사례가 있나?
A : 그런 것에 대해 깊이 생각 안했지만, 종단이 언제부터 그런 문제(공양금)를 생각해서 선거법 위반이니 아닌지 입장을 정한지 알 수 없다. 나도 현재 여러 공직을 맡고 있는데, 공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앞뒤 구별 하지 않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한 적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

Q : 앞으로 대중공양을 계속 다닐 생각인가?
A : 이미 내일(14일) 불국사로 대중공양을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Q : 현 총무원장 스님이 후보자로 나오지 말라고 했다. 이 문제는 개입을 떠나 외압으로 느껴진다. 어떤 느낌이셨나?
A : 상당히 기분이 불쾌했다. 원장이라는 직책 입장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장은 선거에 절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물러나는 원장이 깨끗이 마음을 비우고, 자리를 내놓으면 대중들이 박수를 치고 환영한다. 그렇지 않을 종도가 어디 있겠나?

Q : 만약 이번 일로 인해 중앙선관위에서 총무원장 후보 자격을 박탈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A : 그때 가봐서 이야기 하겠다. 지금 미리 이야기 할 필요가 뭐가 있나? 그런 생각은 애당초 안 해봤다.

Q : 자격 박탈에 대해 생각 안 해봤나?
A : 내가 그렇게(자격박탈) 될 하등의 이유가 있나? 만약 그렇게 된다면 대중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Q : 만약 총무원장 선거에 입후보 한다면, 현 총무원장 스님의 지지를 거부하는 것 인가?
A : 그 질문에 대해서 내가 거부하고 안하고는 민감한 부분이다. 지금까지 생각을 안 해봐서 판단하기가 곤란하다. 원장 지지를 거부하면 그 입장으로 어떤 결과가 오고, 원장 지지를 받아들이면 그 입장에서 어떤 결과가 온다는 것은 묘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당분간은 흐름에 따라 지켜보겠다.

오늘 법보신문에서 나를 잘 지적했다. 내가 원장스님에게도 7월 초ㆍ중순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해야하는 데 어떤 입장을 해야할지 묘한 상황이었다. 때마침 법보신문에서 이런 보도가 나가서 잘됐다 싶어 오늘 이 자리에서 나도 몇마디 말하게 됐다. 법보신문에서 A스님이라고 보도하니 나라는 것을 빨리 밝혀야 입장정리가 될 거라 생각했다. 질질 끌면 추후 몽땅 뒤집어 쓰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

Q : 그렇다면 그동안 선거에 대해 돈 선거가 없어야 된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A : 당연히 돈 선거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그렇다면 어느 누구라도 대중공양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나?
A : 나는 그런 문제(총무원장 선거)로 살포했다는 생각은 없다. 아직까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또 출마해서도 돈 선거를 할 생각이 솔직히 없다.

Q : 그간 대중공양은 돈을 쓴 게 아니다는 말인가?
A : 돈을 쓴 것이지만, 이것은 전통이지 총무원장이 되려고 쓴 것은 아니다.

Q : 조계종 교구본사협의회에서 대중공양을 받은 것에 대해 받은 것을 되돌려주겠다고 한다면?
A : 되돌려 주면 받는다. 돌려주는데 왜 안 받겠나. 그런데 내가 생각할 적에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하기 때문에 공양금을 준 것처럼 오해하면 안 된다. 그런 어리석은 교구장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Q :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대중공양비는 대략 얼마 정도인가?
A : 마음대로 생각해라. 다 파악하면 얼마정도 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신도들이 나에게 대중공양을 다녀오라고 많이 보시해 줬다. 대중공양은 내가 충당한 것도 있지만 거의 신도들이 주는 것으로 마련한다. 내가 내 신도를 팔고, 걸고 넘어지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실제로 보시금을 줬는지 신도들 누구에게나 물어봐라. 신도들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면 내가 잘못한 것이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거짓말을 해야 할 필요성은 전혀 못 느낀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