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환수 공개식, 미국 마티엘리 부부 기증
2017년 상반기 송광사서 봉안ㆍ전시 예정 

‘송광사 오불도 환수 공개식’에서 의식을 올리고 있는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종단 소임자 스님들.

미국의 한 부부가 소장하고 있던 송광사 ‘오불도’가 40여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2월 14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송광사 오불도 환수 공개식’을 진행했다.

송광사 ‘오불도’는 ‘오십삼불도’ 중의 하나다. ‘오십삼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근본경전으로 삼아 조성한 불화로, 송광사를 비롯한 일부 사찰에만 전하는 귀중한 불화다.

‘오불도’ 기탁자인 마티엘리 씨는 1970년 초 서울 안국동에 있는 골동품점에서 ‘오불도’를 처음 발견했으며, 이를 구입, 보존처리 전문가를 통해 수리했다. 이후 1985년 ‘오불도’를 들고 미국으로 돌아가 보관하다가 2014년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했다.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4년 7월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현황을 조사했고, 2015년 5월에 조사 자료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된 ‘오불도’가 도난 불화라는 것을 확인했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2015년 7월에 우호적인 해결을 합의하고 협상 권한을 문화재청에 위탁,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오불도’가 도난 문화재임을 알렸다. 문화재청은 또 ‘오불도’가 한국의 송광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포틀랜드박물관이 마티엘리 씨 부부를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화재청의 요청을 받은 포틀랜드박물관은 마티엘리 씨 부부를 찾아가 문화재청의 입장을 전했고, 마티엘리 씨 부부는 ‘오불도’가 도난 불화라는 것을 알고 송광사로 돌아가는 것에 적극 동의했다. 이어 올해 12월 2일 마티엘리 씨는 송광사와 기증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날 환수 공개식에서 자승 스님은 “국내외에 있는 불교문화재를 관리해준 기증자와 관계기관의 노력을 높게 생각하며, 환수에만 머물지 않고 기증자 및 기관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교류해 나갈 계획”이라며 “‘오불도’ 환수에 힘쓴 모든 분들의 고생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은 “마티엘리 씨 덕분에 성보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도난 문화재 환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계종과 송광사는 2017년 상반기에 송광사 성보박물관 개관에 맞추어 불조전에 ‘오불도’를 봉안ㆍ전시할 계획이며, 마티엘리 씨 부부와 포틀랜드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할 예정이다.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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