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형식 입학식… 개신교 교육 순응 선서 등
종평위 서울시 교육청에 시정 요청

▲ 유투브에 공개된 대광중 입학식 영상자료 캡쳐.

2005년 강의석 씨가 종교자유 침해로 소송했던 대광학원이 여전히 개신교 교육을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4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대광중학교는 226명의 입학생이 모인 입학식 행사장에서 목사가 설교를 하고 찬송가와 기도를 하는 등 사실상 개신교 예배형식으로 식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투브에 공개된 대광중 입학식 영상자료에 의하면 학교 측은 이날 찬송가 ‘빛의 사자들’을 부르고, 성경책 구절을 읽기도 했다. 또 학생들에게 개신교 교육방침에 순응한다는 선서를 하게했다.

이 영상자료는 대광고등학교를 졸업한 강의석 씨가 직접 촬영해 유투브 상에 올린 것. 강 씨는 2004년 대광고 학생시절 학교가 개신교 예배를 강요한다며 반발 시위를 벌이다 제적당했다. 이에 “학교가 학생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대광고등학교를 상대로 낸 퇴학 무효 소송과 종교자유 침해 소송을 벌였고, 2010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찬송가로 시작한 이 동영상에서 교목인 용석범 목사는 설교를 통해 “우리학교는 아시는대로 하나님이 세운 기독교 학교”라며 학생들에게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하나님께 기도하겠다”고 기도를 주재했다. 또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놀라운 은혜와 축복을 중학교 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대광을 말씀으로 세우시고 오늘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어 “대광학교에 들어온 것은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것.(중략) 복음의 씨가 뿌려져서 대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예수님을 믿고 일생 예수님을 따라서~” 등의 교장 강연이 있었으며, 남녀학생에게 “기독교 교육 방침에 순응한다”는 내용의 선서도 하게했다.

문제는 대광중은 개신교 신자들이 선택해서 가는 학교가 아니라, 주거지 등을 바탕으로 자동으로 배정받아 가는 학교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광중이 학생들의 종교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강 씨는 ‘학교는 교회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을 게시하며 “무작위로 배정된 중학교에서 매일 아침 기도하고, 매주 1시간씩 수업 대신 예배하고, 성경을 외워야 하는 현실”이라며 “아직도 학교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 학생들에게 선서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는 예배형식 입학식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시 교육청에 공문을 통해 시정을 요청했다.

종평위는 “대광중학교는 학생의 종교자유 침해 논란이 지속된 대광고등학교와 같은 사학재단 산하라 심각하게 우려를 표한다”며 해당학교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조치, 학교 내 종교편향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공교육기관장 대상의 종교차별 예방교육 계획을 요구했다. 종평위는 3월 22일까지 이런 조치사항과 결과를 회신 요청한 상태다.

해당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knwpg0Xrmqk&feature=player_embedded

▲ 개신교 교육방침에 순응한다는 선서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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