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스님 “한국 수행 이것이 불편해요”

#사례 1. 방글라데시 출신 A 스님은 최근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의료보험의 혜택을 못 받아 비싼 병원비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 나중에 다른 외국인 스님은 감기 치료에 병원비 50만원을, 일주일 입원에 80만원을 냈다는 얘기를 들었다. 감기에 걸린 내국인의 약을 받아다 먹은 스님도 있었다. 이 스님은 “외국인 스님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례 2. 미국 출신의 B 스님은 참고할 영문판 한국불교 서적이 많지 않아 공부가 너무 힘들다. 한문과 한글로 치러지는 승가 시험도 넘어야 할 산. B 스님은 “미국인 스님들은 한국불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번역서가 많이 나오고, 시험 정보를 미리 알려 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한국에서 수행하는 외국인 스님들은 “어학 공부 시 임시 거처를 마련해 달라”, “외국인 스님들은 대승불교를 대충 알거나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외국 현지에서 대승불교의 장점과 중요한 점을 명확히 알려 달라”, “한국에서 자국 문화와 불교적 의식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달라”고 호소했다.

4월 7일부터 9일까지 공주 한국불교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 조계종(총무원장 지관 스님) 주최 ‘제1회 외국인 스님 한국불교 연수’ 토론회에서는 12개 국가 출신 외국인 스님 30여 명이 한국 사회 정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의료보험 문제와 접근이 어려운 (승가)시험 제도 등이 주요 고민거리다.

이에 대해 조계종 사회국장 재경 스님은 “요구 사항을 신중히 받아들이고 여러 종단과 함께 논의해 해결책이 제도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 스님은 “종단 차원에서 외국인 스님에게도 종단 스님처럼 동국대병원 등의 종립 의료기관 감면 혜택을 주거나, 시험 문제를 영어로 출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동ㆍ서양의 인재가 한국불교를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자”고 제안했다.

6개국 스님들과 토의한 말레이시아 출신의 명안 스님은 “한국에서 비구나 비구계를 받는 절차를 보다 쉽게 해 다른 나라에서 비구나 비구계를 받은 스님들이 한국에 왔을 때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따라 조계종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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