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등불로 삼아라》
원황 지음/소운 스님 풀어 옮김/미래인/172면/1만원

각종 자기계발서가 넘쳐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자기를 ‘계발’해 ‘가치’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토익 성적 높이기부터 주식과 부동산 투자 고수가 되는 비법까지. 이 때 책은 ‘환금(換金)’의 의미다.

소운 스님이 풀어 옮긴 이 책도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다른 점은 껍데기가 아닌 ‘마음’을 계발한다는 것이다. 소운 스님은 한국스님 최초로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이 원황(1533-1606)은 모친의 권유로 학업을 중단하고 의사가 되려 했다. 우연히 공씨를 만나 예언을 듣게 되고, 사람의 운명이란 태어날 때 이미 결정돼 있다는 운명론과 숙명론을 확신하게 된다. 그의 잘못된 생각은 운곡선사(雲谷禪師)를 만나며 깨진다. 인생은 오직 마음에 따라 창조된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가르침 때문이다. 그 후 호도 ‘평범한 사람을 끝마치다’란 뜻의 ‘요범(了凡)’으로 바꾸며 새롭게 태어난다.

《요범사훈》은 입명지학(立命之學), 개과지법(改過之法), 적선지방(積善之方), 겸덕지효(謙德之效)라는 네 가지 가르침(四訓)으로 나뉜다.

이 책의 핵심은 ‘어떻게 스스로 운명을 창조하는가’에 있다. ‘개과지법’과 ‘적선지방’이 그 해답을 제시한다. 안으로 자신의 마음을 돌이키는 수행을 해 나쁜 습관을 제거하고, 밖으로 이웃을 위해 선행을 하라는 얘기다.

책에서 요범은 겸허가 인생의 근본 덕성임을 강조한다. 겸허가 바로 ‘하심(下心)’이다. 마음을 내려놓아야 만물이 편안해진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돼야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하심이야말로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덕성이라고 요범은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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