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정산 총무원장

불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불기 2553년 ‘부처님오신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올 봉축표어를 ‘나누는 기쁨 함께하는 세상’으로 정하고 이에 걸맞는 여러 가지 다양한 행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요즈음 경제위기 상황을 반영하듯 어려운 이들을 보듬으려는 행사입니다. 우리 종단의 춘천 삼운사에서도 지난 7~8일 새터민 템플스테이를 가졌습니다. 가족과 고향을 떠나온 새터민이 불안과 초조함을 빨리 극복하고 새터 정착에 성공하여 평화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열리고 있는 템플스테이는 이번이 열네 번째로 갈수록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행복 두배, 기쁨도 두배로 늘려준다는 조계사의 뻥튀기 기계 앞에는 일반 사람들까지 몰려 성시를 이루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수익금을 쓴다는 ‘뻥튀기’ 기획에 사랑을 나누려는 불심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계층과 세대 간의 특정 소외분야의 가정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자비의 손길 나누기는 불제자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봉축행사 내내 이러한 류의 행사는 전국 사찰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불자 여러분에게 지면을 빌어 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봉축의 의미는 단순히 부처님오신날을 기리고자 하는데 있지 않습니다. 봉축이란 부처님 오신 뜻을 널리 알리고 실천하는데 그 진정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봉축은 불자 여러분들이 공덕을 쌓는 행위를 펼쳐야 진정한 의미를 담보해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공덕쌓기란 다름 아닙니다.

저마다 사찰에서 개최하는 각종 봉축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입니다. 시간과 몸을 투자해 자원봉사를 하는 참여도 있을 것이며, 액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재시(財施)를 통한 참여도 있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참여가 그만큼 다른 어려운 이에겐 행복과 기쁨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불자여러분은 초파일 등 하나 밝히는 것으로 만족해하지 마시고 다른 이의 잃어버린 웃음을 찾는데 힘을 보태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혹 인기연예인을 부러워하지는 않습니까? 저도 때로는 연예인의 삶이 부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들이 대중에게 웃음이 되어주고 어느 때엔 희망과 용기로 다가설 때 부러움을 느낍니다. 기실 인기연예인의 비결이 뭔가 하면 부처님께서 다 밝혀 주셨습니다. 부처님은 ‘삼세인과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금생에 목소리가 아름다워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사람은, 전생에 절에서 종을 만들 때 구리와 쇠를 시주한 까닭이니라.(중략)
금생에 눈빛이 맑고 얼굴이 밝은 사람은, 전생에 부처님 앞에 등불을 밝히고 고운 마음씨를 가졌기 때문이니라.
금생에 아름다운 용모에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우아하고 단정하게 보이는 사람은, 전생에 아름다운 꽃과 아름다운 향을 부처님께 공양한 공덕이니라.
금생에 즐거움을 잊지 않고 항상 웃음짓는 사람은, 전생에 자연을 사랑하여 아름다운 꽃을 가꾸어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한 때문이니라.(중략)
금생에 의식이 풍족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은, 전생에 남의 재물을 탐내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가진 것을 나눠 쓰고 보시한 사람이니라.”

경전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사람을 즐겁게’ 하는 공덕은 곧 나의 기쁨과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더욱이 소외된 이의 그늘을 보살펴 웃음을 찾아주는 행위는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는 공덕이라고 ‘삼세인과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올 부처님오신날은 돌봐야 할 이웃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난 해 미국에서 발화된 세계경제의 한파가 우리나라에도 몰아쳐 그 악영향이 매우 크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경제적 위기가 오래되면 불안감이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나아가 범죄율이 급증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방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민 간 갈등의 골이 심화됩니다. 봉축의 의미가 여느 해에 비해 남다른 의미를 가져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불자들이 얼마나 봉축행사에 적극성을 갖느냐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풍향을 이루는 동력과도 같습니다.

봉축기간이 이제 보름정도 남았습니다. 다채로운 행사들이 각 지방의 사찰마다 전개되고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이 자긍심을 갖고 기꺼이 참여한다면 봉축은 그야말로 국민축제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공덕의 힘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될 때 부처님께서 환한 웃음으로 우리 곁에 오실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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