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만에 통도사성보박물관 ‘전시’

한국 불교회화 백미로 손꼽히는 일본 가가미신사(鏡神社) 소장 고려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사진)를 친견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강우방 전 이화여대 교수가 “크기와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바라봤다”던 그 작품이다. 통도사성보박물관(관장 범하 스님)은 4월 30일부터 6월 7일까지 괘불전시실에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작품은 세로 4m30㎝ 가로 2m54㎝ 거폭으로, 비단바탕 한 장에 그려졌다. 기록에 따르면 충선왕 왕비였던 숙비(淑妃)가 8명의 궁정화가를 동원해 1310년 5월 완성했다. 개경 인근 흥천사에 소장됐다가 14세기 말 흥천사를 침입한 왜구에게 도둑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600백년 만에 고국으로 ‘방문’한 셈이다.


수월관음도는 《화엄경》 〈입법계품〉에 실려 있는 설화에 근거한다.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28번째 보타락가산 방문 때 관음보살과 대면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배경의 죽림과 암굴, 청정한 계곡, 산호가 피어오르는 물가 등은 모두 성스러운 장소인 보타락가산을 나타낸다. 관음보살은 다른 수월관음도와 반대로 화면의 왼쪽에 배치돼 있다.


범하 스님은 “우리문화재의 우수성과 귀중함을 확인시키고, 국외에 반출된 문화재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마련하기 위해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전시 기간 동안 무료관람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통도사는 전시기념으로 ‘관음보살 학술대회’를 5월 8일부터 9일까지 성보박물관 문화센터에서 개최한다. 수월관음도를 중심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관음보살 도상 변화와 수용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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