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 ‘희망’

불자 여러분! 기축년, 소띠 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변함없이 건강하시고 황소처럼 늠름하고 여유 있게 한 해를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불자 여러분은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계십니까? 굳이 상중하층을 나누면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세속에서 흔히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을수록 그 나라는 안정되었고 살기 좋은 나라이다”라는 판단을 한다고 합니다. 중산층으로 자처하는 국민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요즈음 쓰는 말로 국민의 ‘행복지수’가 그만큼 높다는 뜻일 것이니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이 명실상부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국민들의 자신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지난 해 12월 10일 모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인 54.8%가 자신의 생활수준이 ‘중하층 또는 하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같은 비율은 갤럽조사에서 1990년대 이후 가장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런 설문 조사 결과가 나온 이유와 배경이야 다양하겠지만, 우리나라의 양극화 현상이 그만큼 심화되었고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바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제 구조가 바뀌기만 하면 될까요? 정부 정책이 제대로 수립·집행되면 다른 결과가 나오고,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까요?

경제구조가 민주화되고, 정부가 정책을 올바른 방향으로 수립하고 집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국민들 각자가 자신의 현실 조건에 대해 ‘희망’을 갖지 않는 한 다른 조건과 상황이 아무리 바뀌어도 “내 형편이 다른 사람들만 못해. 나는 중하층일 뿐이야!”이라는 의식은 바뀌기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날도 멀기만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해 11월 25일, 모 신문에 〈타자 치던 검찰 말단 여직원, 사시 관문 뚫었다〉는 기사가 실려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했지만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던 검찰 말단 여직원이 15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하였는데, 화제의 주인공은 신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힘든 시련이 있어도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인 것은, 그가 사법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어려운 가정환경을 탓하며 포기하고 좌절하는 이들이 많은 세상에서,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그야말로 주경야독하며 자신의 꿈을 가꾸어 온 그 예쁜 마음과 굳센 의지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감동을 전해주는 또 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같은 신문에서 11월 26일 전해온 것으로,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날 때부터 두 팔과 다리가 없는 장애인으로 태어난 25살의 닉 부이치츠 씨가 홍콩에서 한 강연내용 소식입니다.

부이치츠 씨는 “여덟 살이 되었을 때 일도, 결혼도 못 할 뿐만 아니라 결혼한다 해도 아내 손도 잡아보지 못한다고 생각하고는 ‘내가 왜 이 지경이 됐는지, 부모님과 의사선생님 중 누가 잘못한 것인지?’ 수없이 물었다”고 합니다.

강연을 이어가던 그가 “나의 미래는 어찌 되는 거냐?”며 낙담하던 대목에서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졌는데, 강연장을 가득 채웠던 청중들이 숨을 죽이고 있을 때 그가 머리로 몸을 지탱하며 마치 오뚝이처럼 혼자 다시 몸을 곧추세우자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는 “가장 큰 장애는 두려움인 것을 알았다”면서, “그 후 웃는 것을 배우고, 남을 웃기는 것도 배우고, 수영도 배우고, 내 몸을 즐기는 것을 배웠다”고 하며 “금융위기로 낙담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를 보십시오”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입니다.

팔다리 하나 없이 태어나는 불운을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우뚝 일어서서, 이제는 실직·병마 등으로 절망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러 세계 각국으로 강연을 다니는 부이치츠 씨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말로 하는 그 어느 법문이나 설교보다 훌륭한 가르침이라 할 것입니다.

《법구경》 첫머리에서 말합니다.
“마음이 모든 악한 일의 전조네/ 마음이 주인 되어 모든 일을 시키니/ 나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뒤따르리/ 수레바퀴가 황소 발굽을 뒤따르듯이
마음이 모든 선한 일의 전조네/ 마음이 주인 되어 모든 일을 시키니/ 깨끗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행복이 그를 뒤따르리/ 영원히 떠나지 않는 그림자처럼”

불자 여러분!
올 한 해 마음 가득 ‘희망’을 채워보세요. 가족과 이웃에게도 그 ‘희망’을 선물해보세요.
‘희망’, 우리에게 행복으로 가는 길을 전해주는 가장 좋은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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