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사라진다. 앞으로 일자리는 점점 사라진다. 미래 사회에서는 지금처럼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니라 일자리가 있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으로 대접받게 된다.  일자리만 있어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게 되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어떻습니까? 이 글은 《당신의 성공을 위한 미래뉴스》라는 책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여기에서는 미래 사회를 조명한 것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유사합니다. 유래 없는 환율의 변동과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사람들의 마음에 그늘과 공포를 심어 주었고 현실에서의 경제위기는 단순히 주부들의 지갑을 닫는 수준을 넘어, 임금동결 · 감원 · 파산 · 자살 등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상황들을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웃을 일 없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웃을 일 없는 그래서 웃을 수 없는 이것이 문제입니다. 사실,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당당하고 떳떳한 모습 즉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그러니 남들과 비교해 자신이 없을 때는 자연히 웃음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웃음도 이러한데 한바탕 시원하게 웃거나 자꾸 웃을 수 있는 웃음보는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연말이 다가오니 여기저기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을 불교식으로 표현하자면 보시를 해야 하는데, 불안한 경재상황에 누구하나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나 이 외에 다른 이들을 돌아본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 된 것입니다. 허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보시의 방법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속 보시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잡보장경》에 기록된 물질이 없이도 행할 수 있는 보시인 무재칠시(無財七施) 중 화안시(和顔施)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화안시란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정답게 상대방을 대하는 모습을 말합니다. 웃는 얼굴이 상대방에게 기쁨을 주고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웃음이 가진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인정한 것입니다. 웃는 얼굴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저 또한 시원하게 웃음보를 터트린 일이 까마득한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웃어야 합니다. 그것도 마음속 깊이 진심으로 웃어야 합니다. 남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거짓이 아닌 내가 진실로 내 삶에 만족하고 행복에서 우러나는 그런 미소를 지어야 합니다. 그런 미소만이 상대를 감동시킬 수 있고,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사스님과 2대 종정스님께서 항상 강조하신 것이 ‘자리이타(自利利他)’입니다. 나의 이로움이 상대방을 살릴 수 있다는 인류 발전에 필요한 상생의 관계를 응축해 놓으신 것입니다. 

기도와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깨달음이 내가 즐겁고, 내가 진실할 때 상대방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고, 내가 잘 되어야 남에게 도움도 줄 수 있다는 인간사의 기본을 말씀해 놓으신 것입니다. 이는 누군가가 행복해지면 다른 누군가가 불행해지는 제로섬 방법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더불어 같이 갈수 있는 그래서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윈-윈의 방법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상 불교의 기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해피어》라는 책에서 ‘하나의 양초로 수천 개의 양초를 밝힐 수 있다. 그래도 그 양초의 수명은 짧아지지 않는다’라는 부처의 말씀 적고 있는데 이 또한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의 예를 들어보면, 그는 아주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열여섯에 학교까지 중퇴하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총리가 된 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방법을 물어보자 “그 어떤 상황에서도 비관적인 생각을 갖지 않는다. 항상 희망을 갖고 일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진다. 하늘은 표정이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 복을 내려준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동양과 서양을 넘어 종교를 초월하여 진리는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실 화안시의 첫 시작은, 상대가 아닌 내가 나에게 진심으로 웃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나를 위해 평생을 함께 하는 내 자신에게 감사의 미소를 깊이 지어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내안의 만족으로 이어지고 내가 행복하기에 남들에게도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2008년 12월 20일 이후로 ‘하루에 세 번 무조건 웃는다’는 것을 정하였습니다. 조금은 어색하지만 실천해 볼 생각입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 불자들이 할 일은 기도와 수행을 통한 내안의 진실한 깨달음과 즐거움을 상대방에게 웃음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웃음은 바이러스와 같이 전염성이 있어 상대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고 편안하게 해 줄 것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를 좀 더 행복하게 바꾸어 줄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님 제자로서 불자들이 해야 할 기본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웃으십시오. 여러분.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