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이나 궁궐 등의 건축물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전하는 이유는 이 건축물에 시대의 정신과 장인의 예술혼이 오롯하게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국보, 보물, 사적 등으로 지정된 건축문화재 중에는 불교문화재가 특히 많은데, 이 땅에 살았던 선조들의 삶과 애환이 1600년 한국불교의 역사 속에 녹아 있다는 반증이다.

반면 19세기 이후 한국불교를 대표할 만한 건축물은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6일 들려온 천태종 분당 대광사 미륵보전 상량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다.

대광사 미륵보전은 높이 33미터, 연건평 200평 규모로 세계 최대 규모 다포양식 목조건물이라 불릴만하다. 사용된 목재만도 11톤 트럭 200대 분량이다. 또한 당대 최고의 장인으로 손꼽히는 신응수(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기능보유자) 대목장이 불사를 맡고 있어 후대에 또 하나의 불교문화재로 불리어지기에 손색이 없다.

다포양식은 조선조 유행한 공포양식으로 목조건축양식 중 가장 복잡하고 장중하다. 현존하는 다포양식 불교건축물로는 금산사 미륵전, 화엄사 각황전, 통도사 대웅전, 봉정사 대웅전 등이 있다. 이외에는 동대문과 최근 방화로 소실된 남대문, 경복궁 근정전 등 일부 궁궐 건축물 정도다. 미륵보전 상량 소식이 불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유는 미륵보전이 후대에 이런 건축물과 어깨를 나란히 할 우리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2003년 6월 기공해 5년여 기간 동안 불사가 진행되고 있는 분당 대광사 미륵보전의 공정은 상량식을 마친 현재 85% 정도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불사를 위해 정성을 아끼지 않았을 대광사 신도들을 비롯한 천태종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부디 이 불사가 원만하게 회향돼 또 하나의 문화재급 불교건축물을 모든 국민이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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