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파산(worldwide wreckage)’으로 번지고 있다. 우리 나라 경제도 환율이 요동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심리적 공황 상태의 불안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금융시장의 동요와 위기의 끝이 어디인지 누구도 자신있는 대답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 많은 경제학자와 연구원·시장분석가들도 모두 ‘꿀 먹은 벙어리’다. 세계적으로도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실패’, ‘신자유주의의 종언’ 같은 월스트리트를 향한 조사(弔辭)만 줄을 잇고 있을 뿐이다.

불교의 심안(心眼)으로 보는 월가의 침몰 원인은 아주 간단 명료하다. ‘탐욕’때문이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미국 월가의 파산은 인간의 무절제한 탐욕이 빚은 업보다.

블랙홀처럼 세계 자본과 금융을 빨아들여 주무르던 금융자본주의의 상징인 월스트리트는 이제 탐욕과 무책임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월가를 뒷받침해온 ‘큰 시장, 작은 정부’라는 지고지선(至高至善)의 시장경제도 하루아침에 대역 죄인(?)이 돼버렸다.

불교는 탐욕(貪)·분노(瞋)·어리석음(痴)을 이른바 3독(毒)이라 하여 철저히 금기시 한다. 이 3독이 바로 천부적으로 타고난 인간의 밝고 고요한 순수의식(불성)을 때묻게 해 가리우는 무명(無明)의 중요 원인이다.

월가의 투자회사들은 절제의 고삐를 놓아버린 채 ‘금융파생상품’으로 대표되는 탐욕스러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었다. 회장·사장의 연봉이 몇 천만불씩이고 소톡옵션이니 인센티브니 해서 연봉 보다 더 많은 보너스를 가져갔다. 실적을 올리려고 실제 집값보다 더 많은 대출을 마구 해주었다. 월가 파산의 주범이 된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다.

어쨌든 월가의 파산으로 세계가 멸망하지는 않는다. 위기는 시간을 먹고 굴러가다 탈출구가 나오면 빠져나갈 것이다. 다만 참아줄 수 있는 인내심이 문제다.

불교는 말한다. 월가의 금융인들이 탐·진·치 3독을 버리는 수행 공부를 했어야 했다. 무절제한 탐욕은 금융을 망칠뿐만 아니라 인간을 망친다. 불교는 모든 인문학의 기초요 원조다. 월가의 몰락은 법률·경제·수학의 천재들이 모여 저지른 불교의 ‘화택고사(火宅故事)’같은 불장난이다.

우주 섭리는 성(盛)이 있으면 반드시 쇠(衰)가 있는 법. 지금은 ‘쇠’의 시절이다. 월가여, 윤회환생하거든 불가의 탐욕절제 수행부터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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