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행된 계간 불교학술지 〈불교평론〉 가을호(통권 36호. 사진)가 ‘육식인가 채식인가’를 특집으로 다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육식의 정치학 그리고 사회학’이란 기고문에서 “육식에 담긴 야만과 범죄, 질병을 철저히 인식하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자”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는 축산기업에서 사육한 고기를 거부하고, 에코 시스템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생산한 고기와 유기농 채소와 곡물을 먹자는 것.

그렇다면 불교에서는 육식과 채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류제동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이를 위해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등 타종교를 먼저 살폈다. 류 연구원은 ‘종교문화로 본 육식과 채식’이란 글에서 “불교는 무조건적인 채식을 규정하는 종교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능한 채식을 권하는 종교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기를 먹는 것은 몸소 죽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육식에 부과되는 죄를 피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고, 분노와 욕망을 자극해 수행에 방해된다는 입장도 있다는 게 류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상황이나 여건이 허락되는 한 불살생(不殺生)의 계율을 지키는 게 불자의 도리”라면서 “공장식 사육이 보편화돼 있는 오늘날 그 음식의 유통과정을 더욱 의식하면서 탁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은 ‘육식과 채식의 식품영양학적 비교’란 글에서 “육식만 하면 면역력과 성장이 저하되고 대장암·유방암이 증가되며, 채식만 하면 비타민B와 같은 영양소는 부족해지는 반면 오히려 단백질이나 콜레스테롤을 과섭취할 수 있다”면서 편향된 식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이번호에는 최근 학계에 논란이 된 윤창화 민족사 대표의 논문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론 비판’과 김태식 연합뉴스 기자의 ‘불교문화재 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의 기고문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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