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조 교수, 한국 불교 위기극복안 제시

“한국 불교는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강병조 경북의대 교수(정신과)가 8월 19일 강원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린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김용표) 주최 ‘2008 한국교수불자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강 교수는 이날 ‘한국 불교, 종교개혁이 필요한가’란 주제발표를 통해 “스님들이 알아듣지도 못는 비과학적인 설법을 해 지식인들이 불교를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님들은 설법하면서조차 반말을 하는 등 신도 위에 군림하려 하거나, 점치고 부적을 판다”면서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불교가 개혁할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그가 제시한 위기 극복의 첫 번째 방안은 “영혼을 인정하고 내세와 윤회를 믿으려면 불교 깃발을 내리고 힌두교와 통폐합하라”는 것. 그는 “2600년 전 석가모니는 힌두교에서 말하는 자아(atman)를 인정하지 않고 무아(無我)를 말했고, 내세에는 침묵하셨다[無記]”고 설명했다. 자아와 윤회는 힌두교의 영향으로, 윤회를 현대과학에 맞게 재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무아와 윤회는 모순”이라며 “자아(영혼)의 윤회가 아니라 에너지 또는 심리적 윤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석가모니를 신격화하고, 영험을 중시하지 말라”는 것. 그는 “불교는 석가모니같이 깨닫고자 하는 자력신앙인데, 한국 불교에서는 석가모니를 부처 내지 신으로 모시고 그의 행적 일부를 기적으로 만든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네 번째는 “석가모니 부처님와 그의 가르침[法], 그 가르침에 따르는 교단인 삼귀의(三歸依) 대신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귀의하는 것은 빼고 불법에 귀의하는 일귀의(一歸依)로 단순화돼야 한다”는 것.

강 교수는 “부처님에게 귀의하는 것은 부처님을 신으로 보는 것이고 스님들에게 귀의하는 것도 이들을 너무 권위적으로 만들게 된다”면서 “석가모니도 자기 사후에 법에 귀의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불교 신자는 석가모니의 깨달음을 믿고 부처님의 법에 귀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부대중이 종회·종무·호법·포교 등 모든 분야에 동참·공동 운영할 것을 주장했다.

여섯 번째는 “과학과 어학교육의 활성화 등 승가교육제도의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 그는 “스님들이 모르고 설법하기 때문에 설법이 너무 막연하며, 이 때문에 설법 수준에 맞는 신도들은 교육 수준이 낮은 할머니와 아주머니들뿐이며 지식인들은 외면한다”고 말했다.

이 발표를 들은 한 교수는 “교계에 몸담고 있는 교수들이 언급할 수 없는 부분까지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위한 학술적 근거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국교수불자대회에서는 ‘불교와 세계종교와의 대화’ 국제학술대회(좌장 이준), 정치와 경제(좌장 최용춘)·문화예술(좌장 이인자)·사회윤리, 환경(좌장 신성현), 불교경전과 교학(좌장 이희재) 등과 불교를 논하는 학술의 장이 열렸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