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경찰서장, 안동경찰서장, 서울 북부경찰서장 등을 지낸 홍두선 씨(80세. 사진)가 1960년대 초부터 40여 년 간 모아온 유물 470건 967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해 화제다.

홍 씨는 “처음엔 그림이나 도자기 등 골동품을 수집했으나, 속아 사기도 해 가짜가 거의 없다고 판단되는 활자본을 위주로 수집했다”면서 “평생 수집한 귀중한 문화재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공박물관에 기증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의 기증품에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간행된 보물급 귀중본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이 가운데 《영가진각대사증도가(永嘉眞覺大師證道歌)》와 《진실주집(眞實珠集)》이 주목을 받고 있다.



 

▲ 영가진각대사증도가, 15세기(세조), 을해자

▲ 진실주집, 1472년, 목판본·갑인자

 

 

 

 

 

 

 

 

《영가진각대사증도가》는 당나라 현각(玄覺)이 지은 수행지침서로 세조 때 금속활자인 을해자로 찍어 상태가 매우 우수하고 희귀해 보물 지정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됐다.


《진실주집》은 1472년 송나라 예묘행이 선(禪)을 닦는 여러 스님들의 명언과 시문 등을 모은 책으로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맨 뒷부분에 갑인자본(소자체)으로 인출경위가 명확히 드러나 있다.

▲ 진실주집, 1472년, 목판본·갑인자
기증품 중 가장 오래된 유물인 《인천안목》은 고려말 목판본 불경서로서 서울시 유형문화재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홍 씨는 이외에 19C까지 금속활자, 목판본, 목활자본 등 전적류와 추사 김정희, 표암 강세황 등 조선후기 명필가들의 친필 유묵 30여 점을 내놓았다.

이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우림)은 유물의 평가와 정리를 마치고 2010년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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