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아름다운 밥상》 펴낸 이경애 씨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은 사찰음식 요리법이 비교적 잘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간혹 젊은 스님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더해져 새로운 사찰음식을 시도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음식 맛을 기억하던 노스님들이 입적하고, 주지와 공양주마저 자주 바뀌면서 사찰 고유의 음식비법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산사의 아름다운 밥상》(아름다운 인연, 9800원)의 저자 이경애(55) 씨는 스님들의 입맛을 통해, 공양주의 손맛을 통해 전해 내려오던 사찰음식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책이 사라져가는 사찰음식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저자 이경애씨.
2005년부터 틈날 때마다 사찰 공양간을 찾아다니며 취재를 했다는 저자는 “공양주가 모르던 그 사찰의 전통음식을 신도를 함께 만들어 그 맛을 찾아내기도 했고, 사찰에서 단절된 음식을 신도가 이어받아 상품화한 사례를 접하기도 했다”면서 “제철음식을 담백하고, 소박하고, 정갈하게 먹는 사찰음식은 불교가 간직한 또 하나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책에서는 장아찌, 조림, 나무무침은 물론 전골요리법, 막장 담그는 법도 소개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리산 대원사 스님들이 한 달에 한두 번 준비한다는 발우 즉석김밥. 좋아하는 음식이 나와 스님들을 웃게 만들 경우 이 음식을 ‘승소(僧笑)’라 불렀는데 즉석김밥은 퓨전 승소인 셈이다. 음식을 남겨서는 안 되는 절 집안 상차림과 김밥만큼 잘 어울리는 메뉴도 드물듯 하다.

불교계 한 월간지의 제안으로 사찰음식 관련 기사를 연재한 게 출간동기가 됐다는 저자는 “사찰 공양간 앞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고, 한겨울엘 십여 킬로미터를 걸어서 취재를 해야 하는 어려움도 겪었다”면서 “불교와의 30년 인연으로 선보이게 된 이 책이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 난무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도 털어놨다.

▲ 지리산 대원사 스님들이 즐겨먹는 즉석김밥.
책은 에세이와 요리책이 결합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각 사찰을 취재하면서 느낀 감회나 사찰에 얽힌 설화를 들려주면서 사찰의 음식의 요리법을 덧붙여 놓고 있다. 매 장마다 사찰음식 요리법을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 때 출가를 결심하기도 했던 저자는 불교방송 드라마작가로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 북촌생활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귀한 보물》, 《즐거운 소풍》 등의 책을 펴낸 바 있다. 사진은 하지권 작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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