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눈높이 맞춘 불교안내서
나카무라 하지메 저/오진 스님 역/운주사/1만4000원

불교와 기독교는 다른 시대,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수천 년간 명맥을 이어오며 세계적 종교로 자리매김했다. 두 종교는 교리와 실천적 측면에서 많은 차이를 지니고 있지만 창시자인 붓다와 예수는 곧잘 비교의 대상이 되곤 한다. 특히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다종교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붓다 안의 예수, 예수 안의 붓다》는 불교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는 기독교인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불교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세계적인 석학 나카무라 하지메(1999년 작고)가 쓴 이 책은 기독교의 역사와 교리에 익숙한 서양인에게 불교를 소개하고자 썼다.

이 책의 초고는 저자가 1963년 하버드대학 객원교수 재임 중에 공개강좌를 한 내용이다. 이후 인도 델리에 있는 이슬람연구소에서 세계종교시리즈를 기획, 저자에게 의뢰해 ‘평화 종교 사상의 비교’를 출간했고, 10년 후인 1986년 나온 개정판이 이 책의 원저인 셈이다.

저자는 일방적인 불교의 역사와 교리의 설명을 지양하고 있다. 독자가 기독교문화에 친숙한 점을 감안해 기독교와 비교 서술해 이해를 돕고 있다. △보편종교로서의 불교와 기독교 △두 교조의 생애 △인간에 대한 진단 △교단의 성립과 발전 등을 통해 두 종교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서양의 제철학과 동양의 공맹사상까지도 끌어들여 동서철학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래서 ‘비교사상의 측면에서 본 불교’란 부제를 붙인 듯 하다.

나카무라 하지메는 인도학과 불교학의 지평을 넓힌 세계적 석학이다. 동경대학에서 인도철학을 전공해 동 대학의 문리대학장과 명예교수를 지냈다. 원시불교와 대승불교연구 등에도 큰 업적을 남겼으며, 비교연구서 《동양인의 사유방법》이 유명하다. 역자는 일본 고마자와대학 대학원에서 인도불교학을 전공한 오진 스님. 일본 동방연구회 연구원, 동국대학교 불문연 객원연구원을 맡고 있다. 현재 일본 국비를 지원받아 인도사상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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