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병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민이 주인인 병원이다. 그런 만큼 운영과 관리에 국민의 입장이 반영돼야 하고,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일부 국·공립병원이 병원 내에 특정 종교시설 만을 운영, 이들 종교의 종교행사만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제보 등을 통해 최근 확인된 사례는 두 곳이다. 이중 충북대병원은 지역 사암연합회에서 수년 전부터 병원 내 법당 개원을 요청했음에도 ‘공간 부족’이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전국에 국·공립병원이 150여 개를 넘는 점을 감안할 때 병원 내 종교시설 배정과 관련해 불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지역 사암연합회와 불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자주 찾는 병원에 어떤 종교시설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법당만 없다면 병원 측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종단과 교계 언론에도 제보해 불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 보라매병원의 경우 전신인 영등포시립병원 시절부터 십수 년 간 이미 교회와 성당만 운영해왔지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한 바 없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적극 대처하지 못했던 불교계 스스로의 반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덧붙여 병원 내에 법당이 들어서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이후 법회 진행 등 스님들과 지역 불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뒷받침되지 않는 법당 건립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병원은 몸이 아픈 사람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다. 환자들은 당연히 심신이 허약해져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진다. 병원 내 법당 건립이 중요한 이유다. 다른 종교에 비해 불교계의 포(선)교 활동이 각 분야에 걸쳐 뒤쳐져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호스피스 활동 등 환자들에 대한 포교 활동 격차는 더욱 벌어져 있다. 불교계는 이번 일을 반성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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