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촛불문화제, 불교계 26개 단체 동참

▲ 6·10항쟁 20주기를 맞아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광우병 쇠고기·운하반대 촛불집회에 불교계 26개 단체가 참가했다.

‘광우병 쇠고기’와 ‘한반도 대운하’ 반대 목소리가 불교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 단체들이 ‘공기업 민영화 반대’, ‘언론장악 중단’ 등 국민 공감대를 얻지못한 반정부 이슈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6·10 항쟁 21주기를 맞아 사상 최대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불교종단협의회 산하 불교인권위원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불교환경연대, 대한불교청년회,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불교계 26개 단체 관계자 700여 명이 조계사 법회를 마친 후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 스님들의 등장에 시민들은 큰 관심과 호응을 나타냈다. 이어 ‘한반도 대운하 반대’와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기치로 내건 17일 촛불집회에는 불교환경연대 등 운하백지화불교행동 소속 회원들이 참가해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6일 강원불교연합회(회장 정념 스님)도 미국산 쇠고기 개방과 한반도 대운하 등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국가 정책은 과감히 수정할 것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남양주 봉선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현수막을 일주문 앞에 내걸었다. 광주지역 불교단체도 지역 촛불문화제에 꾸준히 동참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범국민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서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10일 불교방송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머슴을 자청하며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제 보니 미국을 섬기는 미국 축산업자들의 머슴”이라고 비난하고 “지금이라도 재협상을 통해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계종 중진 스님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비난한 이날 발언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불교계 일각에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운하 반대 등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스님들은 9일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 ‘재협상 주장 목적이 다른 데 있는 것 같다’는 등 민심과 동떨어진 정부 옹호성 발언을 해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다. 이와 관련 조계종자성청정실천운동본부는 17일 시국선언 도중 “국민과 불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조계종이 정부로부터 무엇을 받았기에 아무 말도 안하고 있냐”고 비난한 바 있다.

반면 불교계 단체들은 촛불집회가 순수성을 잃고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자 집회 참여에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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