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평위 “무지한 종교편향적 발언” 사퇴 촉구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 관련한 국민들의 반정부 촛불집회가 연일 열기를 더해가는 상황에서 청와대 인사가 촛불집회 폄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6월 5일 한국미래포럼(총재 김홍도)이 주최한 ‘제50회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에서 “이명박 정부는 과장과 거짓으로 무장된 세력으로부터 불안하게 됐다”면서 “사탄의 무리들이 이 땅에 판을 치지 못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행사를 주최한 김홍도 목사는 “대공 분야를 강화시켜 빨갱이들을 잡아 들여야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줄어들고 국민들 지지율이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개신교계 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손안식. 이하 종평위)는 9일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국민들을 ‘사탄의 무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을 벗어난 언행”이라며 추부길 비서관의 사퇴와 청와대 인사의 종교편향적 발언에 대한 사죄 및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종평위는 “개신교 인사들이 청와대와 정부부처 기관장으로 대거 임용되는 것을 넘어 종교적 재판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추 비서관이 특정 종교행사에 참석해 촛불집회를 폄하하고 참가자와 시민들을 ‘사탄의 무리’로 표현한 것이 과연 청와대 홍보 비서관과 성직자의 관행으로 할 수 있는 발언인가”라고 비난했다.

한편, 추 비서관은 파문이 확산되자 “사탄의 무리는 기도를 마무리할 때 쓰는 통상적 용어”라고 해명하고 “의도적으로 확대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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