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구호단체인 좋은벗들(이사장 법륜 스님)이 5월 26일 개최한 ‘2008 북한사회동향 보고회’는 북측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줬다. 좋은벗들은 자칫 300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1990년 대 중반 북측의 ‘고난의 행군’이 6, 7월경 재현될 수 있다며 대량아사 초기단계라고 밝혔다.

정부와 민간단체의 발 빠른 대북 식량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대북 식량지원에 소극적이다. 표면적 이유로 ‘북측이 선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고, 북측의 식량사정이 그렇게 다급하지 않기 때문’이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내심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난해 온 북측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정부 입장이 이렇다보니 민간의 지원 역시 지지부진하다.

이런 와중에 국제기아·질병·문명퇴치 민간기구인 한국JTS(이사장 법륜 스님)가 5월말부터 일주일간 대도시를 중심으로 북한 대량아사 막기 긴급구호 캠페인 ‘미안하다, 동포야’를 진행한데 이어 5월 27일 부산항을 통해 함경북도와 양강도 어린이에게 밀가루 200톤을 보냈다. 충분한 양은 아니겠지만 불교계의 한 단체가 흘린 구슬땀에 가슴 뿌듯하다. 한국JTS 이외의 불교계 단체들도 적극 참여하길 촉구한다.

정부가 식량지원을 망설이는 동안 오히려 미국이 대북 식량지원을 천명하고 나섰다. 미국은 최근 세계식량계획(WFP)과 미국 비정부기구를 통해 1년 간 50만 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에 북측의 주민들이 굶어죽고 있는 마당에 언제 미국의 식량이 북한 주민들의 손에 전달된단 말인가.

6월 2일 종교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는 북한에 20만 톤의 식량을 긴급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더 이상 망설여서는 안 된다. 종교계 역시 입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원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의 동포가 죽어가고 있다. 자비와 사랑, 단일민족이라 말하기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동포애를 실천할 때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