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선전기원 체육인불자수련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발원합니다”

전날까지 내린 비로 쌀쌀한 날씨 속에도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 바닥으로 떨어지고 온몸에서 나는 열기는 겉옷마저 적셔간다. 이렇게 땀 흘리는 이들은 체육관에서 자신의 기량을 높이기 위해 훈련하는 선수들이지만, 이곳은 체육관이 아닌 부처님의 가르침이 머무는 산사.

중국에서 개최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을 70여 일 앞두고 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 스님)과 체육인불자연합회(회장 이기홍)가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양산 통도사에서 선수들의 선전을 발원하며 개최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선전기원 전국체육인불자 수련대회’에 동참한 체육인불자들이 행사 마지막날 삼보일배 하는 모습이다.

전국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800여 명의 체육인불자들은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 을 선두로 통도사 부도전부터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돼 있는 금강계단까지 삼보일배를 하며 일 배, 일 배에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행사 첫날부터 둘째 날까지 내린 비로 시원하게 흘러가는 계곡물소리는 처음해보는 삼보일배에 지쳐가는 동참자들의 심신(心身)에 청량제가 돼 주고 있으며, 산사에 부는 맑은 바람은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닦아주고 있다.

동참자들은 전날 오후 7시 설법전에 봉행된 선전기원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철을 용광로와 두드림으로 제련하고 선수들이 육체를 단련하듯 스스로를 경책하고 기도와 참선 등을 통해 정신도 단련시켜야 한다”는 당부를 마음에 새기며 삼보일배를 마쳤다.

삼보일배를 하며 발원을 세운 체육인불자들은 설법전으로 자리를 옮겨 참회로서 스스로를 청정하게 하고 연비로서 업장을 녹인 후 계를 수지하는 수계식에 동참했다.

전계사로 나선 혜총 스님은 “오늘 수계자들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는 것”이라며 “금강석 같은 강건한 심신으로 열심히 운동해 국위를 선양하는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하루전날인 24일 오후 7시에 진행된 ‘올림픽 선전기원 체육인불자 문화한마당’ 1부 법회에서 지관 스님은 행사에 참가한 국가대표 21명에게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하며 금강저를 선물했다.

여자하키국가대표 김성희 선수는 “통도사에 한번쯤 와보고 싶었다”며 “얼마 안 남은 올림픽 등으로 급해진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날 오후부터 내린 비는 행사 둘째 날 늦게 멈췄다. 둘째 날 오전에 진행된 걷기명상 ‘걸으며 생각하며’시간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포행에 올랐다. 참가자들은 질척이는 비포장 길을 걸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운동이라는 꽉 짜여 진 틀 속에 있던 이들은 오랜만에 한가롭게 산길을 걸어 본다는 듯 느긋한 걸음으로 포행을 마쳤다.

이번 수련대회에 참가한 불자체육인들은 첫날 불교예절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해 △새벽예불 △108배 △걸으며 생각하며(걷기명상) △포교원장 혜총 스님 법문 △발우공양 △통도사 참배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 법문 등에 참여했다.

한편 이번 수련대회에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리스트 황영조 씨를 비롯 양궁 이은경, 사격 이은철 씨 등 역대메달리스트 7명도 동참해 후배불자선수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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