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불교문화硏 세미나서

오영교 동국대 총장이 ‘학생은 고객, 강의는 상품’이라며 ‘고객만족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홍기삼 동국대 전 총장이 대학의 기업 경영 마인드를 비판해 눈길을 끈다.

‘신정아 사태’ 이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은 홍 전 총장이 공식석상에 나와 대학경영자의 고객론을 비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은 5월 30일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원장 혜원 스님)이 주최한 ‘불기 255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세미나’에서 발표한 기조발제문 ‘불교와 인문학의 소통’을 통해 “학생은 고객이 아니라 엄히 꾸짖고 가르쳐야 할 대상”이라며 “상품을 팔기 위해 고객(학생)에게 비위를 맞추고 상품을 매개로 온갖 이득을 취하려는 기업적 경영 마인드는 반교육적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자는 상거래 후 관계가 청산되는 상인이 아니라 자식의 미래를 염려하는 부모와 같이 제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대학은 무한 이윤의 추구를 지상의 과제로 여기는 기업과 달리 깊은 사랑으로 학생들의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총장은 “그동안 인문분야나 인기가 저조한 기초학문분야를 통폐합하거나 축소ㆍ퇴출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교육과 대학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못 갖춘 인사들이 교육부나 대학에 참여하고 인문학자들이 이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전 총장은 이밖에도 인문학의 위기의 원인으로 △전문화로 인한 소통의 불가능함 △언어의 암호 △대중문화에서의 괴리 △인간에 대한 존엄을 부정하는 정신 등을 꼽았다. 그는 이러한 인문학의 위기 해결법으로 세계를 전체로서 온전하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통섭’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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