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문화재委 매장분과회의서 
 

▲ 발굴 조사지역 전경.


문화재청이 서울 은평뉴타운 예정지에 옛 청담사 터로 보이는 건물지가 발견되자 이 일대 유적 현장을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은평뉴타운 도로개설사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5월 23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회의에서 ‘청담사(靑潭寺)’란 글자가 적힌 기와 5점이 출토된 진관내동 429번지 일대 3지구 A공구 절터 유적과 자씨각 내 석보불상을 보존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곳은 서울시가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이었던 은평뉴타운 건설지이다.

청담사는 신라 말 대표학자 최치원이 신라 효공왕 8년(904)에 저술한 ‘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에서 “해동의 화엄의 큰 학문 장소로는 10군데가 있는데 한주(漢州)의 부아악(負兒山) 청담사도 그 중 하나[海東華嚴大學之所有十山…漢州負兒山靑潭寺也]”라고 적은 바 있는 통일신라시대 전국 10대 화엄사찰 중 한 곳이다.

청담사는 그동안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강문화재연구원(원장 신숙정)이 SH공사의 의뢰로 은평뉴타운 예정지를 발굴조사하던 중 지난 4월 ‘청담사’란 글자가 새겨진 명문기와 5점을 발견하면서 이 일대가 바로 청담사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 출토 명문 기와.

▲ '삼각산청담(三角山靑潭)'라고 적혀 있는 기와.


 

 

 

 

 

 

 

 

조사단은 “명문 기와의 발견은 청담사의 위치나 존치 시기 등을 추정하는 데 주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면서도 “명문 기와가 인접 지역의 청담사로부터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후 연구로 이 건물지가 청담사인지 여부를 정확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굴지는 은평뉴타운 예정지 개발 후 지금의 통일로를 대신할 도로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SH공사 측이 도시계획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을 들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재심의를 요청하진 않았다”면서 “만일 재심의를 요청한다면 차기 위원회 때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굴기관인 한강문화재연구원의 박준범 학예연구실장은 “본 연구원은 문화재청과 시공사인 SH의 협의가 먼저 이뤄진 후 보존 방법을 자문할 계획”이라며 “5월 31일자로 3지구 A공구 발굴조사가 마감되는 등 뉴타운 전체지역의 발굴조사가 오는 10월 최종 마무리되면 추후 2년 내에 문헌 고증 등을 거쳐 청담사와 이 지역과의 상관관계를 밝힐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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