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오늘 이 세상에 오신다면 가장 먼저 어디로 가서 연민의 자비이생(慈悲利生)을 행할까? 가야할 곳이 많다.

그러나 불가피한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미얀마 사이클론 피해 지역과 중국 쓰촨(四川)성 지진 재해 현장일 것이다. ‘킬러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덮친 미얀마에서는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중국 쓰촨성의 지진 직접 피해자는 1천300만명이 넘는다. 굶어 죽는 사람이 나오는 북한과 아프리카 일부 지역도 시급하지만 이 두 곳이야말로 정말 절박한 상황이다.

온 인류가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미얀마와 중국의 재해는 전염병 등 갈수록 또 다른 고통과 아픔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 두 곳의 처참하고 난폭했던 지진과 폭풍은 오늘의 불교에 커다란 자비행의 과제를 안겨주었다.

불교 4섭법(四攝法)의 하나인 동사섭은 불·보살이 고락과 화복을 같이 함으로써 중생을 진리의 길로 이끌어 들인다. 동체대비(同體大悲)라는 보살행도 같은 개념이다. 불교의 기본적인 신앙 실천 구조이며 포교 방식이기도 하다.

한국은 대승 불교권에서는 역사와 전통, 인구 대비 교세면 등에서 단연 ‘불교 강국’이다.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지키려면 역량에 걸맞는 신앙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서 〈금강신문〉은 7월 말까지 부처님을 따르는 한 무리(衆)로써 미얀마와 중국의 수천만 이재민을 돕는 동체대비의 행렬을 이끌고자 감히 앞에 나선다.
미얀마와 중국의 천재지변 피해자들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우리 불자들의 법우(法友)다. 이 법우들의 재난을 우리도 몸과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한다. 가장 구체적인 신앙 실천은 십시일반의 성금을 모아 우선 육체적인 고통을 덜어주고 이심전심의 자비로운 위안을 보내는 것이다.

부처님이 행한 바를 따라 하는 것이야말로 불교 신앙의 출발점이며 귀결점이다. 오늘에 오시는 부처님이 가장 먼저 달려갈 곳이 미얀마와 중국의 재난 지역이라면 우리 불자들 또한 불심을 그 곳으로 돌려야 한다. 〈금강신문〉에 전달하는 성금은 바로 그 같은 불심의 가시적 표현이며 생동하는 신앙 실천이다.

21세기는 국경과 인종의 개념이 사라진 지구가 한 동네인 시대다. 미얀마나 중국은 남의 나라가 아니라 바로 내 옆집의 이웃이다. 특히 성금 모금에 천태종단 종도들의 솔선수범을 고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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