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사·낙산사, 강원도문화재보호시민연대 등
 
국보 1호 숭례문의 전소를 안타까워하며 복원을 기원하는 49재와 추모재 등이 잇따라 마련됐다. 49재는 죽은 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불교의식으로, 이같이 무생물에 치러진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 안암동 개운사(주지 공운 스님)는 3월 30일 오후 2시 서울 숭례문 화재 현장 앞에서 숭례문 화재 49일째를 맞아 ‘국보 1호 숭례문 49재(齋)’를 봉행했다. <사진> 이날 행사는 헌화, 어산작법 등 전통 불교의식에 이어 법문, 추모연주, 성명낭독 등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번 49재는 숭례문 화재로 인한 국민의 정신적 아픔을 위로하고 숭례문의 원형대로 복원을 기원하기 위해 개운사가 마련한 것으로, 개운사가 치른 여섯 번째 재이다.


어산학교 학장 인묵 스님은 법문을 통해 “모든 물질은 만들어지고 언젠가 무너져 없어지고 공(空)으로 돌아가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의 이치를 갖는다”며 “비록 숭례문의 형상은 사라졌지만 숭례문은 우리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공적인 숭례문 복원을 기원하며, 이번 화재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관리 체계 점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날 숭례문 49재 봉행위원회는 ‘민족 문화유산 국보 1호 숭례문 49재 추도’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그동안 문화재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잘못을 반성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번 49재가 끝이 아니라 국민의 염원을 담은 기다림으로, 우리는 문화재를 잘 가꾸고 보존하는 의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개운사 공운 스님을 비롯해 어산학교 학장 인묵 스님, 어산학교 교수 법안 스님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양양 낙산사(주지 정념 스님)는 하루 전인 3월 29일 오전 10시 낙산사 주법당인 원통 보전에서 숭례문 추모재를 봉행했다. 낙산사 측은 이번 추모재를 통해 숭례문 소실로 인해 무너진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치유하고 국보의 얼을 기리며 화재의 경각심을 통해 귀중한 문화재 보존과 철저한 관리의 교훈을 일깨웠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문화재보호시민연대(대표 원건상)와 원주불교대학 동문 등도 3월 29일 오후 3시 치악산 구룡사 심검당에서 국보1호 숭례문 화재가 발생한 지 49일을 맞아 결의문을 채택, 발표했다. 시민연대는 ‘국보1호 숭례문 화재이후 강원도 문화재 보호 시민연대’란 결의문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항구적·상설적인 국가문화재 보호 기관을 설립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친화적 방화선 구축 △소방로 개설 △문화재보호 교육 △문화재 방제에 지방자치단체 예산 수립 등을 주장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