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희 교수 《평양 조선중앙력사박물관》서

▲ 구석기시대 뗀석기

북한의 국보 1호는 무엇일까. 국보급에 해당하는 불교 문화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지난 2월 방화로 소실되면서 북한의 국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경희 한서대 교수가 최근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 격에 해당하는 조선중앙력사박물관의 소장 유물을 모아 펴낸 《평양 조선중앙력사박물관》(예맥)에 따르면 북한의 국보 1호(국보급 유물)는 평양시 상원군 검은모루에서 출토된 구석기 시대의 뗀석기이다. 석회암으로 만든 이 도구는 약 20㎝의 크기로 사냥을 하거나 구멍을 뚫는 찍개로 쓰였다.

기존에 북한의 국보 1호로 알고 있는 평양성은 국보급 유적 1호이며, 뗀석기는 국보급 유적 1호다. 장경희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와 달리 국보를 움직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각각 유물과 유적으로 나누고 있다. 예를 들어 고구려 고분벽화는 국보급 유적이고, 뗀석기는 국보급 유물이다. 그에 따르면 북한의 주요 국보 유물의 번호는 1997년부터 연대순으로 결정되고 있다. 

국보 2호는 황해도 봉상군 지탑리에서 발굴된 신석기 시대의 점선띄무늬 토기다. 14.1㎝ 높이로 황해도 지탑리 유적에서 발굴된 토기들은 대부분 바닥이 뾰족한 데 비해 이 토기는 드물게 바닥이 평평한 모습을 하고 중간 위쪽에 규칙적으로 점을 찍어 놓았다.

▲ 국보 7호 원오리 흙보살

▲ 금동연가7년명일광삼존불
 그렇다면 국보급 불교 문화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평원군 원오리 절터에서 발견된 흙보살상인 ‘원오리 흙보살’은 국보 7호다. 18.5㎝의 높이의 이 보살상은 머리 윗부분[肉?]가 봉긋이 솟아 있으며, 원만한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다. 다섯 손가락을 펴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는[施無畏印] 한 큰 손과 두툼한 대좌 등에서 고구려 초기 보살상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북한 국보 13호인 금동연가7년명일광삼존불은 남한의 국보 제119호인 금동연가7년명일광삼존불(국립중앙박물관 소장)과 같은 시기 같은 곳에서 같은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다. 북한 삼존불은 광배ㆍ몸체ㆍ대좌를 각각 주조한 다음 결합시킨 것으로 배 모양의 광배는 남한 것과 마찬가지로 불꽃무늬로 채워져 있으나 선조가 투박하고 거친 점이 다르다.

이 책에는 중앙역사박물관 3층 19개의 전시실에 소장된 15만 점 가운데 구석기부터 근대까지의 520여 점의 문화재의 출토지, 북한의 문화재 지정번호, 제작 연대 등과 해설이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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