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파 초고 달라이라마법왕 동아시아대표부 사무소 대표 조계종 방문
▲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락파 초고 달라이라마법왕 동아시아대표부 사무소 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중국의 티베트 시위대 무력 진압이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락파 초고 달라이라마법왕 동아시아대표부 사무소 대표가 티베트 사태에 대해 한국불교계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락파 대표는 3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조계종을 방문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만난 자리에서 “티베트 사태는 지난 60년간 이어져온 중국의 억압에 티베트인들이 폭발한 것”이라며 “달라이라마는 폭력에 의한 폭동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으며, 최선을 다해 중국 정부에 대화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락파 대표는 “달라이라마는 두 개의 손 중 하나는 중국 정부에 내밀어 대화와 협상을 이어나갈 것이고, 다른 한쪽의 손은 국제사회에 내밀어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중국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한다면 국제사회에 내민 다른 손은 언제든지 거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락파 대표는 “달라이라마는 6번이나 대표단을 중국에 보내 협상을 했지만, 결과는 긍적 답변은 없고
더욱더 티베트를 억압해 오늘날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티베트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내의 티베트로 남기를 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 달라이라마는 중도(中道)의 방법으로 이를 접근해 중국이 티베트의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티베트는 의미 있는 자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관 스님은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타협해서 원만히 잘 끝나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한국과 티베트 불교계가 앞으로 유대가 깊어지고 평화를 이루어 편안해지기를 부처님께 기원드린다”고 답했다.

락파 대표는 한국 불교계에서 이번 유혈사태의 희생자들을 위한 천도재를 봉행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락파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동안 진각종과 원불교 등을 방문하고 백담사, 해인사 등을 참배한다. 또 양산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과 만나 달라이라마 초청 문제 등의 논의할 계획이다.

다음은 락파 초고 대표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 락파 초고 달라이라마법왕 동아시아대표부 사무소 대표.

문: 이번 티베트 시위의 성격은?
답: 60년 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후 티베트는 그들의 말대로 정의와 정직이 살아 있는 국가는 아니었다. 그것이 실패해 화산이 폭발한 것이다. 안에서 끓어오르던 용암이 서서히 분출해서 폭발한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마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라마가 배후에서 조정한다고 발표한다. 단순하게 1~2개의 현상으로 된 건 아니다. 지난 60년 동안 티베트는 독재체제였다. 언론의 자유, 정보의 자유, 집회의 자유가 없었다. 이렇게 쌓인 것이 이제 폭발한 것이다. 비록 중국에서 모든 언론과 정보를 차단하고 있지만 티베트 내의 국민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모두 알고 있다.
티베트인들은 올림픽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올림픽 개최를 지지하며 세계적인 행사로 잘 치러내길 바란다. 다만 그것은 중국의 존재가치와 국제적인 존경을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중국이 국제적인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도덕적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국제사회 역시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단지 올림픽 출전선수만 보낼 것이 아니라 그들(국제사회)의 중국 내 자유에 대한 관심을 보내달라.

문: 향후 티베트는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답: 우리는 2003년부터 5~6차례에 걸쳐 중국 정부와 협상을 하고자 했다. 그 대화 속에서 중국 정부는 티베트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러나 협상에 진척이 없었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종의 ‘연극’밖에 안한 것처럼 보여진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는 언행일치를 하려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연약하다. 티베트 정부는 어느 국가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정치적 힘이 없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정직과 정의 두 가지다. 국제사회가 도덕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 정직과 정의에 대해 그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한국은 티베트와 마찬가지로 외세의 억압을 받았던 한국이라면 우리의 처지를 더 쉽게 이해할 것이다. 진정으로 원한다. 한국 국민들이 티베트에 대해 바른 이해를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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